인공 구조물이 멸종 위기 희귀 조류 보금자리
<대운하> 일리노이-미시시피 물길 대탐사1-③
시카고 한국일보 ‘일리노이-미시시피 물길 대탐사’팀은 탐사 사흘째 일정에서 전혀 예상치 못했던 광경을 목격하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일리노이 수로’(Illinois Waterway)의 주요 시설 가운데 하나인 ‘스타브드 락 갑문&댐’에서 희귀 보호 조류 펠리칸(American White Pelican)과 천연기념물이자 미국 국조인 흰머리독수리(Bald Eagle)가 평화롭게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한반도 대운하를 반대하는 개인 및 단체들은 대운하가 주변 환경과 동식물의 생태계를 파괴할 것이라고 열을 올리고 있지만 스타브드 락 갑문&댐에서는 희귀 보호 조류가 인공 구조물에 전혀 개의치 않고 건강하게 공존하고 있으며 어떤 의미로는 오히려 살아가는데 도움을 받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펠리칸은 해마다 봄이 되면 록키 마운틴 동쪽에서 날아와 일리노이 강에 건설돼 있는 스타브드 락 갑문&댐 부근에서 수개월 머문 후 겨울을 나기 위해 걸프만을 향해 떠난다. 펠리칸이 이 지역에 맨 처음 모습을 나타낸 것은 지난 1990년대부터. 일리노이 강을 거쳐 가는 이유는 번식을 위해서다. 겨울은 해안에서 보내지만 번식만큼은 내륙지방에서 이루는 독특한 특성 때문이다.
호수나 습지, 하구, 만 등에 주로 서식하는 펠리칸은 배수 시설이 개발되고 습지가 메말라가자 미 중서부 지역에는 잘 찾질 않고 있다.
그러나 스타브드락 갑문&댐 경우는 예외여서 매년 한 무리의 펠리칸들이 꾸준히 날아들고 있다. 강, 수목이 만나는 지리적 요건 그리고 환경보호가 제대로 이루어지면서 먹이인 물고기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흰머리독수리는 매년 10, 11월 주요 서식지인 미네소타, 위스콘신, 미시간, 캐나다 등지에서 날아왔다가 3월 중순 다시 돌아간다. 흰머리독수리가 스타브드락 갑문&댐을 찾아오는 것은 단연 먹잇감을 얻기 위해서다.
강물이 얼어붙는 겨울에 북쪽에서는 물고기를 잡지 못하자 물이 얼지 않도록 관리되고 있는 스타브드 락 갑문&댐을 찾게 되는 것이다. 해마다 갑문&댐 주변에는 30마리 정도가 이곳을 찾으며 이 새를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1월에는 ‘흰머리독수리’ 관찰 행사가 열리기도 한다.
펠리칸과 흰머리독수리는 현재 개체 수가 눈에 띄게 줄고 있거나 아예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어 국가적인 차원의 보호를 받고 있다. 특히 흰머리독수리는 과다한 농약, 공해, 매연 등에 오염된 물고기를 먹음으로써 번식률이 떨어져 지구상에서 완전히 멸종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사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기의 이 두 조류가 스타브드 락 갑문&댐 주위에 꾸준히 나타나는 이유는 환경과 생태계를 고려한 인공의 물길과 시설물이 오히려 그들에게 삶의 터전이 돼주고 있기 때문이다.
일리노이 천연자원국(Illinois Department of Natural Resources)의 지역분석가로 근무하다 은퇴, 인근 공원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고 있는 토비스 밀러씨는 갑문과 댐 시설이 건설돼있지만 주변 강은 오염되지 않아 농어, 송어, 월아이 등 물고기들이 많이 살고 있다. 이 모두가 지역의 생태계라든지 생물학적인 환경을 고려해 물길을 개발하기 때문이다. 특히 멸종위기에 있는 흰머리독수리와 펠리칸이 이곳에서 건강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생태계의 흐름을 주시하는 인간의 노력이 계속되는 한 이곳을 찾는 펠리칸과 흰머리독수리들의 발길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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