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은행 현주소 진단
벤자민 홍 새한은행장은 한인은행들이 경제와 부동산 시장 침체, 저금리 기조 등 현재의 어려운 경영환경을 체질 개선과 경쟁력 강화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부환경만 탓하면서 필요한 은행 개혁을 소흘히 활 경우 2006년까지 이어져온 지난 10년간의 고속 성장이 자칫 ‘잃어버린 10년’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효율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은행경쟁력을 키워야한다고 지적했다. 홍 행장으로부터 위기에 처한 한인은행의 현안과 과제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홍 행장과의 일문일답이다.
“효율적인 M&A로 경쟁력 키워야”
금융권 총체적 유동성 위기 안정적 성장 필요
새한은행 자산 8억달러 돌파·PB마케팅 강화
인터넷 뱅킹 주력 1.5세·타민족 고객 잡아야
-지난해부터 시작된 경기와 부동산 침체로 한인은행들이 경영실적 악화로 고전하고 있다. 최근 한인은행의 현 주소는.
▲지금은 한인은행의 위기뿐만 아니라 미 은행권 전체의 위기라 할 수있다. 대출 수익은 줄면서 반대로 예금유치 경비는 오르고 있다. 현재의 어려움을 한 단어로 요약한다면 유동성 위기(liquidity crisis)로 정의할 수 있다. 예금 증가는 침체되고 대출도 줄고 있다. 한인은행들이 성장 동력을 다소 상실했다고 할 수있다. 유동성 위기는 결국 자산의 건전성과 직결된다. 지금은 무리한 성장 자체가 위험이 될 수 있다. 안정적 성장이 중요한 시기다.
-새한 은행장에 취임한지 2년이 됐다. 새한은행의 현재와 미래는.
▲새한은행은 매년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왔다. 비상장 로컬 한인은행중 규모면에서 맏형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말 자산이 8억달러를 돌파했다. 앞으로 행장을 그만둘때까지 자산 10억달러를 돌파하거나 최소한 10억달러 돌파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겠다. 은행 내실면에서도 지난해 순익이 818만달러로 대부분의 한인은행들이 감소세를 보였지만 새한은 전년대비 14%나 증가했다.
-요즘 한인 은행권의 화두는 인수 합병(M&A)이다. 전망은.
▲한인은행간의 인수합병은 그 어느때 보다 시급하다고 본다. 서로 눈치만 보고 있는 형국인데 첫 인수합병이 성사되면 봇물이 터지듯이 제2, 제3의 인수합병도 이뤄질 것이다.
주가, 또 은행 규모를 업그레이드하는데는 인수 합병밖에 없다. 로컬 한인은행간 합병, 로컬 한인과 비한인은행간 합병, 로컬 한인과 한국계 은행간 합병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로컬 한인은행간 합병이 이뤄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제는 은행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둬야한다. 한미은행장 시절에 한인은행으로서는 처음으로 글로발 은행을 인수한 적이 있으며 나라은행장때도 뉴욕 제일은행 인수를 성사시켰다. 특히 제일은행 인수는 나라은행의 제2의 도약을 이끌어 냈으며 미 동부지역은 지금 나라은행에 순익의 3분이1 이상을 기여하는 ‘효자’다. 새한도 인수합병을 통해 제2의 도약을 할 수 있다면 적극적으로 이를 고려하겠다.
-한인은행들의 앞으로의 과제는.
▲은행도 차별화가 돼야한다. 모든 은행이 예금과 대출상품을 갖고 있지만 이들 상품을 어떻게 포장하고 마케팅을 하느냐에 따라 명암이 갈릴 수 있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개발해야한다.
새한은행은 한인은행중에서는 사실상 유일하게 프라이빗 뱅킹과 웰스매니지먼트 분야를 적극 육성하고 있다. 새한은 증권 라이센스를 보유한 4명의 투자전문가를 채용, 주요 고객에게 다양한 투자상품에 대한 조언과 마케팅을 하고 있다. 재산이 100만달러에서 1,000만달러 사이의 한인은 의외로 많지만 이들이 미국 투자은행에 가기에는 문턱이 높다. 이 부서는 행장이 직접 관리하고 챙긴다.
영어가 편한 1.5세와 타민족을 상대로 한 인터넷 뱅킹도 한인은행 들이 주력해야할 분야다.
-후계자 양성에 대한 의견은.
▲행장 인선은 이사회의 고유 권한이지만 행장으로서 나름대로 조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 이제는 한인은행도 40대, 50대, 또 영어가 능통한 1.5세로의 행장 세대교체가 이뤄져야 된다고 본다.
전문 뱅커를 양성하고 일반 직원들은 크로스 트레이닝을 통해 다양한 은행 경영 노하우를 전수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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