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토안보부의 ‘전국 작전 센터’ 전경<사진제공: DHS>
미 국토안보부(DHS)는 지난 2일 미국 50개주와 영토 및 관할구역(총 56개) 모두에게 12월31일까지 ‘2005년 리얼 아이디 법’(2005 Real ID Act) 시행 연장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내년부터 서류미비자들의 운전면허 취득이 미 전역과 미국 영토 및 관할구역에서 원천봉쇄됨을 의미하며 이 법의 규정에 따른 운전면허 또는 주정부 신분증을 취득하지 못한 사람의 국외는 물론 국내 여행 역시 상당한 자제를 받게됨을 뜻한다.
‘2005년 리얼 아이디 법’은 미국 체류자들에 대한 일종의 ‘전국 신분증’(National ID) 역할을 하게됨에 따라 주정부와 미국 영토 및 관할구역 정부가 이 법을 이행하게 되면 미국내 서류미비자들이 그 어떠한 반이민법 규정보다 일상생활에 실질적 피부로 느끼는 어려움과 불편함이
따르게 된다.‘2005년 리얼 아이디 법’은 최소한 연방정부에게 있어 미국내 합법 체류자와 불법 체류자의 신분을 분류, 확인하는 가장 확실한 도구가 되기 때문에 합법 체류자 대 불법 체류자 인구 비율이 7대1로 타민족에 비해 월등히 높은 미주 한인사회<본보 3월19일자 코리안 아메리칸 리포
트 A9면> 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심각하다.
따라서 한인사회는 ‘2005년 리얼 아이디 법’의 시행을 앞두고 이 법의 규정과 그 배경, 또 시행으로 인한 변화를 정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미국이 지난 2004년 ‘정보개혁 및 테러리즘 방지법’(IRTPA)을 통과시키기 이전에는 운전 면허증과 개인 신분증 발급은 전국적인 기준 없이 각 주 정부의 기준에 따라 발급돼 왔다.
실제로 2001년 9.11 사태가 발생하기 이전에는 연방의회에서 ‘전국적 기준’ 도입에 대한 민주, 공화당 의원들의 반대가 거세 오히려 주 정부가 운전면허증과 개인 신분증 발급과 관련, 사회보장번호(SSN) 기재 또는 확인 제도를 통해 연방 기준으로 운전면허증 발급을 가능케 하는
‘1996년 불법이민 개혁 및 책임 이민법’의 656 조항을 폐기하려는 움직임이 힘을 얻고 있었다.
연방 의원들의 656 조항에 대한 초당차원의 반대는 바로 이 같은 규정 시행이 미국인들에 대한 ‘전국 신분증’ 제도를 마련하게 되고 이는 연방 정부가 주 정부의 자치행정 권한은 물론 개인 인권 및 프라이버시 침해를 우려했기 때문이다.따라서 연방의회는 주 정부가 이 규정 시행을 위해 집행하는 모든 비용에 대한 연방정부의 재정지원을 금지하고 ‘2000년 교통부와 관련 행정국 예산법’을 통과해 결국 ‘1996년 불법이민 개혁 및 책임 이민법’의 656 조항을 폐기하기 까지 했다.
그러나 9.11 사태가 발생한 후 운전면허증과 신분증에 대한 미국의 시각은 크게 변화됐다.특히 소위 ‘9/11 위원회’로 명명된 ‘미국에 대한 테러 공격 전국 위원회’가 최종 보고서에서 “연방정부가 운전면허증과 출생증명서와 같은 신분증 발급에 있어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권고하면서 연방의회는 2004년에 IRTPA를 마련, 통과시킨 것이다.
IRTPA는 교통부 장관에게 국토안보부 장관과의 협의를 통해 연방정부가 인정할 수 있는 운전면허증과 개인 신분증의 최저 기준에 대한 규정을 마련할 권한을 부여했다.
IRTPA는 교통부 장관이 법안 발효 18개월 이내에 연방정부가 인정할 수 있도록 운전면허증과 개인 신분증이 소지자의 ▲이름, ▲생년월일, ▲성별, ▲운전면허증 또는 신분증, ▲디지털 사진, ▲주소, ▲사인 등이 반드시 포함되도록 할 것과 위조, 변조, 개조를 방지하는 보안 장치 및 전자인식 기술 도입 최저 기준을 마련, 발표하도록 했다.
IRTPA는 또 주 정부가 운전면허증과 신분증을 발급하는데 있어 신청자가 제출하는 서류 종류의 최저 기준과 그 같은 서류 내용의 진위여부를 확인하는 최저 기준도 마련, 발표토록 했다.IRTPA는 그러나 주 정부의 운전면허증 및 신분증 발급에 있어 주정부의 행정자치 권한을 보장하는 조항을 담아 사실상 주정부가 서류미비자, 또는 불법체류자들에게 운전면허증과 신분증을 발급하는 것을 금지하지는 못했고 최종 규정 마련을 위해 운전면허증과 신분증을 발급하는 주, 지방정부 관리들, 정치인, 국토안보부 대표 및 민간인 관계자들과 협의토록 해 사실상 IRTPA는 서류미비자와 불법체류자들이 주 정부의 운전면허증 또는 신분증을 발급받을 길을 열어놓은 셈이었다.
그러나 연방의회는 2005년에 다시 ‘전국 기준’ 운전면허증과 개인 신분증 문제를 방문, ‘리얼 아이디 법’을 통과시켰고 이 법은 IRTPA가 안고 있는 ‘모순적’ 규정 내용들을 폐지시켜 서류 미비자들과 불법체류자들의 주 정부와 미국 영토 및 관할구역 발급 운전면허증, 또는 신분증 취득을 원천봉쇄한 것이다.‘리얼 아이디 법’ 역시 연방정부가 주정부에게 운전면허증과 신분증 발급에 있어 연방정부의 기준 도입을 직접적으로 강요하지는 않고 있지만 주정부가 자체 발급하는 운전면허증과 신분증이 연방정부 차원에서 인정받기 위해서는 그 기준을 도입할 수 밖에 없도록 하고 있다.
‘리얼 아이디 법’은 특히 운전면허증과 신분증의 연방정부 차원에서의 인정에 있어 그 사용의 ‘공식적인 목적’을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소지자가 연방시설을 출입하기 위해, ▲비행기 탑승을 위해 등을 포함, 국토안보부장관이 지정하는 그 어떠한 목적을 위해”라는 내용이 담겨 있어 ‘리얼 아이디 법’에 규정을 준수, 발급된 주정부의 운전면허증과 신분증이 없는 사람들은 여행의 불편함은 물론, 연방정부의 각종 혜택 취득이 불가능해지고 자신의 불법체류신분을 더 이상 감출 수가 없게 만든다.
더욱이 ‘리얼 아이디 법’에 따른 운전면허증과 신분증 발급의 최저 기준 중 하나는 신청자가 반드시 주 정부에 사회보장번호를 제출하거나 사회보장번호가 없는 합법적 이유를 입증하는 서류는 물론, 합법 체류 여부를 입증하도록 하고 있어 편법적인 취득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이외에도 ‘리얼 아이디 법’은 주 정부가 미국내 외국인들에게 발급하는 운전면허증과 신분증에 있어 유효기간을 신청자의 합법체류 만기일와 일치하게 유학생과 같이 합법체류 만기일이 정해져 있지 않는 외국인들에게는 1년간 유효한 면허증, 또는 신분증을 발급해 정기적으로 갱신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이들 면허증과 신분증에는 ‘임시’(Temporary) 카드임을 표기토록
해 해당 면허증과 신분증을 확인하는 당국과 관계자들이 소지자의 체류신분을 쉽게 확인 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내년부터 주 정부가 발급하는 운전면허증 또는 신분증이 없거나 합법 체류신분 유지 당시 취득했다가 만기된 운전면허증 또는 신분증을 소지한 상태에서 그 어떠한 이유로든 연방당국이나 이민법 집행과 관련, 연방당국과 협력하는 주 정부 사법당국의 신분확인 절차에 부쳐진 사람은 합법체류신분 확인과 그에 따른 추방절차 대상으로 분류될 상황을 피할 수 없게 됨을 의미해 최소한 한인사회에 한해서는 현재 의회에서 추진되고 있는 그 어떠한 반이민법안 보다 더 큰 파장이 예상된다.
<신용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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