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김계환 특파원 = 과거에는 내가 하지도 않은 일로 인해 칭송을 받았으나 지금은 내가 하지도 않은 일로 인해 비난을 받고 있다.
재임시 경제대통령으로 불릴 정도로 절대적 존경을 받았던 앨런 그린스펀(82)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현재 경제위기에 대한 자신의 원죄론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8일 전했다.
저널은 그린스펀이 지난해 여름 이후 심화되고 있는 금융위기로 인해 퇴임 당시 받았던 절대적 존경이 비판으로 바뀌자 이에 대해 적극 해명하고 있다면서 그린스펀은 자신의 명성을 걱정하고 있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저널은 그린스펀이 자신에게 가해지고 있는 비판론에 대해 과거의 자료를 찾아 제시할 정도로 적극 해명하고 있다면서 그린스펀의 원죄론을 둘러싼 논란의 향배가 미국 금융당국의 향후 정책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나오고 있는 그린스펀에 대한 비판은 크게 두 가지로 대변된다.
첫째는 지난 2001년부터 2003년 사이에 그린스펀이 닷컴 거품 붕괴 충격 흡수를 위해 금리를 과도하게 인하했으며 저금리 상태를 지나치게 오래 유지함으로써 모기지 대출 증가와 과도한 주택가격 상승을 불러왔다는 것이다.
또한 그린스펀이 재임기간 규제보다는 자유방임을 선호하면서 금융기관에 대한 감독기능을 소홀히 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FRB가 감독기능을 소홀히 함으로써 상환능력이 없는 채무자들의 대출이 증가했으며 위험한 자산에 대한 금융기관의 노출도 적절히 차단하지 못했다는 것이 비판론자들의 주장이다.
이런 비판론에는 한때 그의 추종자였던 측근과 동료까지 가세하면서 한때 난공불락의 요새와도 같았던 그린스펀의 명성이 흔들거리고 있다.
그러나 비판론에 대한 그린스펀의 입장은 단호하다.
그린스펀은 많은 비판론자들이 자신에게 유리한 증거는 무시하고 있으며 결정이 내려진 과정에 대한 평가에 인색하다면서 재임기간 내린 그 어떤 결정에 대한 후회도 없다고 밝혔다.
그린스펀은 측근과 동료의 비판론 가세에 대해서도 동료가 내가 사실을 잘못 말했다고 생각한다면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일 것이지만 그들의 비판을 정당화할 수 있는 증거가 있느냐고 반문하면서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주장에 근거해 비판하고 있으며 이는 부적절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재임 당시 주택경기 부양이 거품을 야기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했던 것이 잘못됐다고 인정하지만 거품은 다이내믹한 경제에서는 피할 수 없는 현상이란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함으로써 현 경제위기의 근원이 된 주택경기 냉각이 자신의 책임이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재임시 의사결정에 대해서도 통화정책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이뤄지는 것이라면서 염두에 뒀던 가능성이 실현되지 않을 수 있지만 이는 통찰력 부족 때문이지 의사결정 과정의 결함 때문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k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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