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서 비롯된 금융위기가 세계 경제로 확산되는 가운데 이로부터 잘 버티는 나라가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나라들이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 21세기의 첫 금융위기 속에 원유와 철광석 등 원자재가 풍부하거나 소비재 보다는 자본재 수출을 많이 하면서 수출시장을 다변화한 구세대 경제권 국가들은 잘 버티고 있는 반면 미국에 대한 소비재 수출에 의존하거나 돈을 많이 빌려쓴 나라들이 타격을 받고 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호주와 브라질, 아랍에미리트, 러시아 같은 나라들은 풍부한 자원으로 국제 원자재가 상승의 혜택을 누리고 있고, 독일, 일본과 같이 자본재 수출을 많이 하면서 수출시장을 다변화한 나라들도 미국발 금융위기에 잘 견디고 있다.
반면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는 물론 중국과 같이 미국에 소비재를 수출하면서 그동안 성장해온 국가들은 미국 경기의 하강으로 고전하고 있고, 헝가리나 아이슬란드 같이 성장을 위해 돈을 많이 빌린 나라들은 국제 금융기관으로부터 주의 대상이 되고 있다.
현재 세계 경제는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잘 버텨내고 있다. 페터슨 국제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은 작년의 4.7%보다는 낮지만 3.8%는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중에서도 호주나 러시아 등은 원자재가 상승의 혜택으로 호조를 지속하고 있다. 호주의 경우 리오틴토 등 광산업체들이 사업 확장을 지속하고 있다.
브라질의 경우도 금리 하락으로 소비자들이 신용사정이 좋아져 집이나 자동차 구입 등에 나서는 등 소비가 호조를 보여 제너럴모터스(GM)는 지난해 브라질에서 49만9천대의 최대 판매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중동 산유국들은 유가 상승으로 들어오는 오일 머니로 도로나 공항 등 사회간접자본시설 투자에 나서면서 경기과열이 우려될 정도다. 카타르의 경우 물가상승률이 14%에 달하고도 있다.
이에 반해 불가리아, 헝가리 같은 동유럽 국가와 라트비아 등 발트해 국가, 터키, 아이슬란드 같은 국가들은 외채가 많아 금융위기에 취약점을 노출하고 있다.
아이슬란드는 작년 말 현재 외채가 국내총생산(GDP)의 430%에 달할 정도로 많아 금융위기에 따른 부담이 커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고, 라트비아의 경우도 GDP의 23%에 달하는 경상적자로 이를 감당할 수 있을지 여부가 우려의 대상이 되고 있다.
중국 등 미국의 소비재 수출에 의존해 온 아시아 국가들은 미국의 경기가 하강하는 상황에서 수출 경쟁은 더 치열해져 고전하고 있다.
유럽 국가들도 미국의 달러화 가치 하락으로 소비재 수출 분야에서 수출가격 상승의 악재를 만났다. 이탈리아의 의류나 프랑스의 와인, 독일의 자동차 등이 이런 경우다.
그러나 독일이나 스위스 같이 전통적으로 자본재 수출이 많은 유럽 국가들은 소비재를 수출하는 나라에 비해 신흥시장에 자본재 수출 등을 통해 잘 견디고 있다.
자본재가 전체 수출의 40%를 차지하는 독일은 올해 수출 증가율이 5%로 예상돼 작년의 8%보다는 낮아지겠지만 이 정도 증가율은 유럽 최대인 독일 경제를 지탱할 수준은 된다고 신문은 전했다.
ju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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