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통령 전용 별장인 메릴랜드 주 소재 ‘캠프 데이비드’ 전경
백악관은 지난 13일 다음과 같은 짤막한 보도자료를 냈다.
“부시 대통령 내외는 2008년 4월18일부터 19일까지 대한민국의 이명박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 여사를 캠프 데이비드에서 접대할 것이다.
대통령은 (한국의) 새 대통령과 동아시아와 그 외 지역의 자유, 안보와 번영에 대한 (한미) 공동의 가치를 발전시켜나가는데 있어 계속해서 함께 협력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중요한 기회를 환영한다. 두 정상은 또 한미 자유무역협정 비준, 6자회담을 통한 한반도 비핵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의 새로운 민주주의의 지원에 대한 (한미) 협력 지속과 한미동맹 강화 진전을 포함, 다양한 분야의 공동 목표에 대해 논의할 것이다. 이는 이 대통령이 취임한 후 그의 첫 해외 방문이 될 것이다.”청와대도 같은 날(서울시간 12일)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 내외의 미국 방문 계획에
대해 발표했다.
청와대는 “이명박 대통령과 김윤옥 여사는 4월15일부터 19일까지 4박 5일 동안 미국을 방문한다”며 “이번 방미 기간 중 이명박 대통령은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초청을 받아 4월 18일부터 1박2일간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라고 밝혔다.청와대는 “한국 대통령의 캠프 데이비드 방문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는 이번 방미에 대한 미
국 측의 환영과 함께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부시 대통령의 개인적인 신뢰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한 뒤 “이번 캠프 데이비드 회담을 통해 한미동맹이 한 단계 발전하는 계기를 맞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청와대는 또 “이 대통령의 미국 방문은 실무 방문이다. 형식에 구애를 받지 않고 실용주의 외교를 펼치겠다는 대통령의 의지의 또 다른 표현이다. 이 같은 차원에서 과거 정상회담과 달리 대표단과 수행 기업인의 규모도 가급적 최소화할 예정”이라며 “이 대통령은 이번 방문에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가치동맹을 재현하게 될 것”이라고 내세웠다. 청와대는 이어 “뿐만 아니라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증진하고, 더 나아가 전략적이며 미래지향적으로 한.미동맹을 발전시켜 나가는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라며 “또 현안인 북핵문제에 대해 양국 간의 긴밀한 공조를 지속하고, 한미 자유무역협정, 그리고 미국비자면제 프로그램 등에 대해서도 폭넓고 심도 있는 협의를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은 방미기간 중 이른바 ‘세일즈 외교’를 적극 전개할 예정”이라며 “미 행정부와 의회 주요 인사들과의 면담, 뉴욕 증권거래소 방문, 그리고 한국에 대한 투자설명회도 개최해 해외투자 유치에 나서는 한편, 양국 간의 경제협력 비전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이명박·부시 정상회담에 대한 양국의 대 언론 발표를 보면 그 핵심 내용에는 차이가 없다.부시 대통령 내외가 이 대통령 내외를 캠프 데이비드에 1박2일간 초청, 접대하고 그 곳에서 양국 정상이 한미동맹과 경제 관계 강화를 통해 아시아 지역은 물론 세계의 경제 안보 발전에 서로 협력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대 언론 발표와 한국의 대 언론 발표 내용을 자세히 보면 오는 정상회담에서 서로가 추구하는 ‘국익’에는 큰 차이가 있다.
미국의 대 언론 발표는 오는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로 ▲동 아시아와 그 외 지역의 자유 안보와 번영, ▲한미 자유무역협정, ▲6자 회담을 통한 한반도 비핵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지원, ▲한미 동맹 등을 내세운 반면 한국은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 ▲한미 동맹, ▲북핵 문제에 대한 양국간의 공조, ▲한미 자유무역협정, ▲미국 비자면제 프로그램 등을 내세웠기 때문이다.
양측의 주요 의제에서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차이는 부시 대통령이 4,000명 미군이 사망, 미국인들로부터의 비난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대한 한국의 지속적인 지원을 주요 의제로 부각시킨 반면 이 대통령이 역시 한국 국민들의 반대가 분명한 이 문제를 주요 의제로 내세우지 않은데 있다.또 이 대통령이 노무현 정권 당시 본격화됐으나 계속 지연되고 있는 한국의 미국 비자면제 프로그램(VWP) 가입 문제를 주요 의제로 부각시킨 반면 지난해 발효된 VWP 확대법 규정에 따라 자신의 임기 내에 그 실행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부시 대통령이 이 문제를 국무부, 또는 국토안보부와 한국 외교통상부와의 ‘양해각서’(MOU) 체결 차원 정도로 미뤄 놓은 점에서도 볼 수 있다.
그러나 한국과 미국이 오는 정상회담에서 가장 크게 차이를 보이는 ‘국익’ 의제는 김대중·노무현 정권시와 마찬가지로 북한 문제에서 있다.
한국이 한미간의 공조로 북핵 문제 해결을 희망하고 있는 반면 미국은 6자회담의 틀에서의 한반도 비핵화를 강조하고 있다. 즉 북핵 문제 해결에 있어 한국이 미국뿐만이 아니라 미국과 뜻을 함께하고 때로는 미국보다 강경 입장을 취하고 있는 일본과도 공조할 것과 최소한 6자 회담에서는 미국과 일본편에 서서 북한을 동조하는 중국과 러시아와 맞서야 한다는 주문이다. 더 나가서 북한의 핵 보유 불허는 물론 핵을 보유한 북한과의 남북통일로 핵 무장된 한반도까지도 용납 할 수 없다는 입장에 동의하라는 것이다.
이외에도 한국의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에 비한 미국의 ‘동아시아와 그 외 지역의 자유 안보와 번영’ 입장은 특히 ‘자유’를 강조하고 있어 북한체제 변화를 남북통일의 전제조건으로 하고 있으며 ‘자유’ 한반도뿐만이 아니라 ‘자유’ 중국, ‘자유’ 러시아로 한반도, 동아시아, 세계 안보와 번영을 이루겠다는 외교경제 정책이다.물론 민주주의와 자유시장 경제를 기본으로 발전해나가고 있는 한국이 현재로서는 주변 강국인 일본, 중국, 러시아보다는 미국의 외교경제 정책의 큰 틀에서 국익이 벗어나지는 않고 있으나 오는 정상회담 의제에서 엿볼 수 있듯이 특히 남북관계의 세부적인 내용에 있어 미국과 한국의 국익은 반드시 동행하지 않는다.
국가와 국가의 외교에 있어 국익이 대립하는 부분을 제외하고 국익이 함께하는 부분에 양국 대표들이 의견을 함께하는 것이 정상회담인 만큼 오는 ‘캠프 데이비드’ 회담은 부시 대통령과 이 대통령이 한미 동맹을 발전시켜 강화키로 하고 연방의회와 국회가 하루속히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비준토록 각각 노력하자는데 뜻을 모았다는 결론의 상징적인 만남이 예상된다.어쩌면 임기 8개월을 남짓 남겨놓은 ‘레임 덕’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또 차기 대선 설문조사에서 이라크 전쟁과 자유무역협정을 비롯해 그동안의 부시 정권의 외교경제 정책을 180도 바꾸겠다는 민주당 후보가 유력한 현재 그 이상을 기대하고 전망하는 것이 오히려 무리다.
이 대통령의 이번 방미 성과는 1박2일 ‘캠프 데이비드’의 상징적 회담보다는 그 외 뉴욕과 워싱턴 D.C. 일정의 실제 성과에 달려있고 평가 역시 여기에 맞춰져야 한다.<신용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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