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김계환 특파원 =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서 촉발된 경제위기가 월스트리트(금융시장)를 떠나 메인 스트리트(실물경제)까지 확산되고 있어 미국이 지난 두 번의 경기침체보다 고통스럽고 긴 경기침체를 겪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1일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월스트리트에서 일어난 혼란이 부동산 가격이 급등했던 지역으로 확산된 데 이어 불과 수개월 전까지만 해도 금융위기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는 것처럼 보였던 지역에서도 금융위기의 여파가 느껴지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금융위기의 진원지가 된 부동산 거품이 상대적으로 약했던 시애틀과 오클라호마 시티 같은 지역에서도 소비지출 감소세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올해 들어 3개월 간 소비지출이 1% 감소할 것이란 암울한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는 것.
일부 전문가들은 주택가격 폭락과 마비상태에 이른 금융시스템, 이로 인한 경기둔화세의 확산이 경기침체가 불가피할 뿐만 아니라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으며 지난 두 번의 경기침체 때보다 더 오래 지속되면서 노동자들과 경제전반에 큰 희생을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를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현재의 경제위기가 주택가격 하락에서 시작됐으며 달러 가치 하락과 유가 급등을 동반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난 1990년과 1991년 사이에 나타난 경기침체와 유사한 면이 있지만 그 당시와는 달리 부실채권의 규모가 명확하지 않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이에 따라 베어스턴스의 유동성 위기가 다른 금융기관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나섰지만 금융권이 안고 있는 불확실성이라는 위험요소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것.
또한 미국 내 내수시장의 붕괴 조짐이 나타나면서 해외판매를 통해 성장동력을 이어갈 수 있다는 기존의 낙관적인 견해도 흔들리고 있는 것도 미국의 경제전망을 한층 어둡게 만들고 있는 요인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MKM 파트너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마이클 다다는 채권, 채무자들이 서로를 신뢰하지 못하면 금융시장에 정전을 불러올 수 밖에 없다면서 우리가 지금 그런 상황에 놓여 있다고 진단했다.
다다는 최근까지도 경제가 원활하게 굴러갈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일자리를 만들어낼 것이란 믿음을 가지고 있었으나 3개월 연속 민간부문 고용감소세가 나타나면서 생각을 바꿨다면서 침체로 보이는 상황에 빠지지 않고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면 행운일 것이라고 말했다.
무디스이코노미닷컴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금융시스템이 혼란에 빠졌지만 이를 다시 정상을 되돌릴 방법이 불투명한 상황이라면서 매우 암울한 시나리오를 만드는 것이 어렵지 않은 형국이라고 우려했다.
kp@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