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 동동 창시자 폴 앨런이 소유한 수퍼 요트 ‘옥토퍼스’가 홍콩항에 정박해 있는 모습. 선체길이 414피트의 ‘옥토퍼스’는 한 때 세계 최대 요트라는 명예를 누렸었다.
헬리콥터 착륙시설까지 갖춘 초대형 요트 ‘펠로루스’- 수퍼 리치들의 요트는 날로 대형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누가, 누가 더 큰가
‘블로흠&보쓰’는 요트건조로 세계적 명성을 날리고 있는 독일의 조선소다. 그 조선소 근로자들은 요즘 초대형 요트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그 요트의 이름은 ‘이클립스’다. 수퍼 요트의 세계에서는 많은 것들이 비밀에 부쳐진다. 마찬가지로 이 ‘이클립스’의 크기는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다. 누구의 주문인지도 비밀이다. 건조비용 역시 베일에 싸여있다.
한 대 가격이 수억 달러, 전함방불 하는 위용
불경기도 아랑곳, 초대형 확보에 저마다 혈안
‘웹 사이트 오브 요트리포트’라고 하던가. 할리웃의 온갖 가십을 밀도 있게 보도하는 주간지처럼 요트의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은 빼놓지 않고 추적하는 웹사이트다. 이에 따르면 이 ‘이클립스’의 길이는 531.5피트로 알려져 있다.
종전까지 전 세계 최대의 요트는 두바이 토후 모하메드 빈 라시드 알-마크토움의 소유인 1만1,600톤짜리 ‘두바이’다. ‘이클립스’의 몸체 길이는 그 보다 6.5피트가 더 길다. 말하자면 세계 최장의 기록을 깬 것이다.
우연히 그렇게 된 게 아니다. 얼마나 큰 요트를 소유하는가. 세계의 수퍼 리치 간에는 그런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자가용 제트기를 소유하고 있다. 롤스로이스도 한 대 이상 가지고 있다. 수많은 저택을 소유하고 있고. 그도 모자라 초대형요트 확보 경쟁이 벌어진 것이다. 불경기가 우려된다. 보통 ‘프레셔’가 밀려오는 게 아니다. 이건 그러나 요트를 소유하지 않은 보통 사람들의 얘기. 수퍼 리치의 세계에서는 여전히 돈이 넘쳐흐른다. 수퍼 리치들은 더욱더 돈이 많아지면서 요트의 크기도 비례해 커지고 있다.
“요트의 길이가 328피트 이상이 되면 너무나 커서 친근미를 잃는다. 다른 한 면 다른 보상이 따른다. 자랑할 만한 것이다, 수퍼 요트에 수요가 몰리는 이유다.” ‘요트리포트’의 편집자 토크 버클리의 말이다.
세계 최대의 요트, 이 ‘이클립스’의 소유자는 그러면 누구인가, 블로흠&보쓰’는 함구하고 있다. 그러나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러시아의 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그 소유자라는 것이다.
아브라모비치는 이미 282 피트짜리 ‘엑스타시’와 377피트짜리 ‘펠로루스’ 등 두 척의 수퍼 요트를 소유하고 있다. 거기다가 마치 전함 같은 394피트짜리 초대형 요트 ‘시그마’도 그의 소유일 것이라는 소문이다.
4년 전 ‘오라클 코퍼레이션’의 로렌스 엘리슨은 454 피트짜리 ‘라이징 선’을 소유함으로써 417피트짜리 ‘옥토퍼스’를 소유한 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창시자 폴 앨런을 누르고 ‘세계 최대 요트 소유자’란 타이틀을 거머쥐었었다.
이런 초대형 요트 소유자들은 대부분이 기업인 아니면 사업가들로, 러시아의 신흥 재벌 아브라모비치처럼 이들은 경제적으로 새로 부상하고 있는 나라 - 러시아, 우크라이나, 인도 등- 출신들이다. 이 새로운 시장에서 돈이 넘쳐나고 있고, 그 돈을 주체치 못해 억만장자들은 초대형 요트구입이라는 새 취미에 몰두하고 있다.
수퍼 요트의 전통적인 정의는 선체길이 80피트이상의 요트를 의미한다. 이처럼 수퍼급으로 분류되는 요트는 지난 9월1일 현재 916척의 주문 고를 기록했다. 이는 1997년에 비해 네 배가 는 것으로, 특히 200에서 249 피트짜리 이상의 초대형 주문이 급격히 늘고 있다.
“70년대만 해도 60피트짜리 하면 상당히 큰 요트로 간주 됐었다. 1982년 요트의 여왕으로 불렸던 ‘모나코’도 150피트에 불과했었다.” 한 요트 디자이너의 회고다. 요즘 건조되는 수퍼 요트들은 개인 도크에 정박시킬 수가 없다. 큰 상선이 드나드는 항구에나 정박이 가능하다.
“말하자면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보면 더 많은 것을 요구하는 것과 비교될 수 있다. 20년 전에는 요트에 실내체육관을 설치한다는 개념이 없었다. 요즘은 실내체육관설치는 보통이다. 자체의 4~5정의 잠수정을 장착시키고, 또 헬기 착륙장 시설까지 갖추는 경향이다.” 한 업계 소식통의 말이다.
과거에는 ‘고층 빌딩 짓기’ 경쟁
21세기에는 ‘초호화 요트소유’로
세계의 억만장자들은 지난 세기 한 때 누가 가장 높은 건물을 소유하는가 하는 경쟁에 몰입했었다. 요즘 그 경쟁은 ‘누가 가장 큰 요트를 소유 하는가’로 바뀌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투하자본가 탐 퍼킨과 네스케이프 등 3개의 실리콘밸리의 굴지 기업 창시자인 짐 클라크의 경쟁이 그 한 가지 본보기다.
퍼킨은 2006년 길이 288피트짜리 수퍼 요트를 사들였다. 라이벌인 클라크에게 질 수 없다는 경쟁심에서다. 그가 새로 사들인 수퍼 요트 이름은 ‘몰타의 매’다. 이 요트의 길이는 좌우간 클라크의 소유인 ‘애트나’에 비해 선체 길이가 더 긴 게 사실이다.
그러나 퍼킨이 경쟁에 이겼다고도 할 수 없다. 클라크의 ‘애트나’의 이물에 장착된 보우스프릿은 세계 최장이기 때문이다.
수퍼 리치간의 이 같은 경쟁 때문인지 초대형요트에 대한 수요는 계속 증가추세다. 그리고 경쟁에 가속이 붙으면서 기존 소유의 수퍼 요트를 트레이드해 새로 보다 큰 메가 요트를 건조하는 게 요즘의 유행이라면 유행이라는 것이다.
가령 이런 식이다. 328피트짜리 수퍼 요트 가격은 오늘날 시세로 2억3,000만 달러 정도다. 이것으로 성에 차지 않는다. 그래서 500피트짜리를 원한다. 문제는 돈이다. 가격이 6억5,000만달러로 뛰니까.
좋은 방법이 없을까. 새로 건조한 수퍼 요트를 사용하지 않을 때는 임대해주는 것이다. 그 임대비는 그러면 얼마일까. 퍼킨이 소유하고 있는 수퍼 요트의 경우 한 주간 임대비는 53만9,000에서 55만5,000달러다. 연료비, 승무원 임금 등은 계산에 넣지 않았는데도 이 정도다.
초대형 요트에 대한 수요는 줄어들 기미가 없다.
선체 120피트 이상의 수퍼 요트는 전 세계를 통틀어도 2.000여척에 불과하다.
그런데 그런 요트를 살 수 있는 재력가는 20만이 넘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이야기다.
<뉴욕타임스-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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