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우스캐롤라이나 그린빌, 한 회원의 가정에서 모인 ‘여성들의 저녁식사’ 회원들. 이들은 식당에 가지 않고 직접 만든 음식을 가지고 모이면서 저녁식사 값으로 아낀 돈을 모금, 후진국의 여성과 어린이들을 돕고 있다.
지난 2000년 위스컨신, 오시코시에서 몇몇 여성들이 모임을 하나 만들었다. ‘오시코시의 와인 레이디스’라는 모임이었다. 여성들끼리 가끔씩 모여 와인을 마시자는 모임, 이런 저런 살아가는 이야기들을 나누면서 즐거운 시간을 갖자는 모임이었다. 그 모임이 언제부터인가 성격이 바뀌었다. 회원들이 모여서 와인을 마시며 즐거운 시간을 갖는 데는 변함이 없지만 거기에 한가지가 더해졌다. 모임 때마다 회원들이 돈을 거두어 좋은 일에 쓰는 것이다.
풀뿌리 자선그룹 ‘나눔 서클’ 인기
친목으로 모이다가 ‘좋은 일’에 관심
저녁모임이 전국적 비영리기구로 커지기도
현재까지 ‘오시코시 와인’ 회원들이 모은 기금은 1만6,000달러. 이 돈으로 유방암에 걸려 투병하는 여성, 남편이 죽어 어려움에 처한 여성 등 불우이웃들을 돕고 그 지역의 뜻있는 사업들을 지원했다.
“돈을 주는 건 재미있는 일이에요. 기금을 모으는 것도 재미있지요” 라고 이 모임의 창립 멤버인 수지 엘빙은 말한다.
공식 자선 기관이 아닌 이 같은 비공식적 자선 그룹들, 일명 나눔 서클이 미전국적으로 급속히 퍼지고 있다. 이들 나눔 클럽이 미국에서 자선의 한 새로운 형태로 떠오르고 있다.
지금 시대에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속한 지역사회와 별로 연관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내 고향, 내 동네 의식이 별로 없다.
이때 그 지역에서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서로 끈끈한 관계를 만들 수 있는 한 방편이 바로 나눔 서클이다. 나눔 서클은 돈을 많이 들여야 활동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별로 많은 돈을 들이지 않고도 누구나 가입을 할 수가 있다. 나눔 서클의 힘은 회원들이 똘똘 뭉쳐서 만들어 내는 결속력의 산물이다.
지난 2003년 사우스캐롤라이나, 그린 빌에서는 ‘여성들의 저녁식사’(Dining for Women)이라는 그룹이 만들어졌다. 여성들 20명이 한달에 한번씩 각자 음식을 만들어 와서 함께 저녁을 먹는 모임을 갖기로 결정했다. 그리고는 식당에서 모였다면 저녁 값으로 썼을 돈을 모아서 후진국의 여성과 어린이들을 돕는 기구에 보내기로 했다.
첫 모임에서 그들은 700달러를 모아 ‘국제 여성을 위한 여성’(Women for Women International)에 보냈다. 그리고는 사업이 번창하자 2005년 그들은 스스로 비영리기구를 만들었다.
‘여성들의 저녁식사’은 현재 전국 90개 이상 챕터를 이루며 2,200명의 회원을 두고 있다. 매달 모금되는 돈은 1만3,000달러에서 1만5,000달러. 이 돈은 그달에 지원하기로 결정된 자선사업 기구에 전액 보내진다.
이렇게 국제적 자선기구들에 성금을 보내는 나눔 서클이 있는 가 하면 대부분의 서클들은 자신들이 속한 지역사회를 돕는 일에 전념을 한다. 예를 들어 플로리다, 키 비스케인의 ‘똑똑한 여성들의 잔돈’(Smart Women with Spare Change)이란 그룹은 자신들이 사는 플로리다 남부에서 가정부로 일하는 여성들을 돕는 일에 기금을 쓴다. 각 가정에서 일하는 그들 여성을 위한 영어수업, 의료 혜택, 이민정보 제공을 사업으로 삼고 있다.
한편 많은 나눔 서클들은 교육에 포커스를 두고 있다. ‘똑똑한 여성들’ 그룹은 개인 재정관리를 배우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모임 때마다 회원들은 강사를 초청, 예산 세우기 등을 주제로 한 강연을 듣는다.
관심분야가 같은 사람들끼리 자연스럽게 연결되기에 이 보다 좋은 길은 없을 것으로 회원들은 생각하고 있다.
나눔 서클을 운영하기가 쉬운 것만은 아니다. 모임이 커지다 보면 엉뚱한 방향으로 나갈 수가 있다. 우선 서클의 리더가 지나치게 주도적이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아울러 서클에서 모은 돈의 수혜자가 회원 중 한사람이면 잡음이 생기고 만다. 아울러 매번 수혜자를 선정할 때 대단히 세심하게 알아볼 필요가 있다.
전국에 400여 나눔 서클절반은 여성들만의 친목 모임
관련 기관의 조사에 의하면 현재 미 전국의 나눔 서클의 수는 최소한 400개에 달한다. 2004년에서 2006년 사이 두배 이상으로 늘어난 숫자이다.
나눔 서클에 대한 집계가 시작된 지난 2004년 이후 이들 그룹이 모은 기금은 1억달러. 이 돈으로 광범위한 자선 사업들을 지원했다.
일종의 풀뿌리 자선운동인데 이같은 새로운 자선 물결은 때마침 경제가 나빠지면서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경기가 침체기로 접어들면 생활이 어려워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더 많아지는 반면 자선단체로 몰리는 성금은 줄어드는 것이 일반적 현상. 전통적 자선단체들이 미처 도움의 손길을 뻗지 못하는 대상들에 나눔 서클이 도움을 줄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있다.
2006년 한해동안 미국에서 모아진 전체 자선기금은 4.2% 상승, 2,950억달러가 되었다고 나눔 USA 재단(Giving USA Foundation)은 밝혔다. 2006년 통계는 현재로서 가장 최신 통계이다.
하지만 현재의 경기둔화 움직임을 볼 때 2007년 통계는 좀 다를 것으로 이 단체는 예상하고 있다. 이제까지 통계를 보면 경제가 활황이던 2000년 자선 성금은 13.3% 증가했다.
그러나 경기후퇴가 시작된 2001년에는 0.6%, 2002년에는 0.2%가 증가했을 뿐이었다.
경기 후퇴에 대한 우려가 커짐에 따라 나눔 서클의 인기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나눔 서클에서는 사람들이 직접 정책 결정에 참여할 수 있고, 그들이 지원하는 자선사업에 더 가깝게 관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관련 포럼이 조사한 바에 의하면 나눔 서클 중 절반보다 약간 많은 숫자는 회원들이 모두 여성이고 47%는 회원이 전부 남성이거나 남녀 혼성이다.
한편 나눔 서클이 생겼다고 기존의 자선단체로 가던 성금이 줄어드는 것 같지는 않다. 평소 자선에 관심이 많았던 사람들은 나눔 서클에 관여하면서 결과적으로 더 많은 액수의 기부를 하게 된다.
반면 자선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은 나눔 서클로 인해 자선활동에 발을 들여놓음으로써 자선사업 전반이나 지역사회의 필요, 혹은 특정 비영리기구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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