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11시 고려정에서 열린 한우회 재정문제 관련 긴급모임에 참석한 한우회 임원들. 왼쪽에서 시계방향으로 3번째 인물이 인진식 신임 한우회 회장이고 오른쪽 첫번째 인물이 박병호 전 재무담당이다.
한우회, 계좌관리 책임 물어 박병호씨 강력추궁
박병호 전 재무,“책임을 지고 자진사퇴” 사과
한우회, 재정문제 관련 긴급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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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회는 샌프란시스코지역 한인회 전직 회장들의 친목단체다. 최근 인진식 전 한인회장이 제5대 한인회장으로 선임됐다. 제4대와 5대의 업무 인수인계 과정에서 재정운용상 의문점이 발견됐다. 이를 두고 한우회는 13일 오전 11시 SF고려정에서 취재진 입회하에 긴급모임을 가졌다. 이날 모임에는 인진식 현 회장, 이돈응 문충한, 오재봉, 이정순, 김근태, 박병호, 김홍익, 김관희 전 회장이 참석했다.
◇쟁점과 의미 = 제4대 한우회의 재정담당으로 계좌관리를 맡은 박병호 전 회장이 비영리단체의 근본취지에 맞지 않게 계좌를 함부로 관리했다는 것이 이날 모임의 핵심쟁점이었다. 즉, 인수인계에서 총액에는 하자가 없고 용처 자체가 크게 문제된 것은 없지만 일부 지출금이 장부상 보고된 것보다 수개월 늦게 집행되고 한우회 공금이 아닌 박병호씨 개인 돈이 한우회 계좌를 통해 입출금된 것을 두고 비판과 해명이 이어졌다. 한우회 전체예산이 약 4,000달러에 불과하고 한우회가 기본적으로 친목단체인 점을 감안하면 이날 취재진까지 불러들여 공개적으로 폭로하듯 다룰 사안인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으나, 이날 모임은 한인사회 각종단체 공급집행과 계좌관리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는 계기가 된다는 차원에서 의미있는 모임이기도 했다.
◇쟁점에 대한 입장차 = 인진식 회장은 “5대 한우회 회장으로 취임하며 넘겨받은 한우회 계좌가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었고 재무보고서에서도 문제점이 발견됐다”며 “이돈응 제4대 한우회 회장과 박병호 재무담당으로부터 확실한 인수인계를 받고 재무보고서의 문제점 등에 관한 확실한 경위를 설명 듣고자 오늘 이곳에 모이게 됐다”고 긴급모임 배경을 설명했다.
이돈응 전 회장은 “신임 회장에게 넘어간 재무보고서를 보면 회장인 나도 모르게 한우회 계좌에서 나갔다 다시 들어온 돈들이 많았다”며 “박병호 전 회장이 설명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병호 전 회장은 재무보고서에서 문제가 된 2천달러는 지난해 8월에 있었던 한국의날 퍼레이드 행사를 지원하기 위해 한인회에 한우회 명의의 첵을 준 것”이라며 “그동안 한우회 계좌에 잔고가 없어 이석찬 한인회장에게 잠시동안 은행에 입금시키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가 올해 1월말 잔고가 있어 입금 처리됐다”고 해명했다.
이에 김홍익, 오재봉, 김관희 전 회장은 “재무보고서에는 분명히 8월에 지불된 것으로 되어 있는데 1월에 지불됐다는 것은 5개월이 넘도록 돈을 유용한 것 아니냐”고 따지며“이밖에도 한우회 계좌에서 출금되고 입금된 돈이 1만6천 달러가 훨씬 넘는데 이것은 어떻게 된 것이냐”고 추궁했다. 김홍익 전 회장은 또“한우회는 비영리 단체이기 때문에 계좌에 6천달러 이상이 있을 때는 세무보고를 해야 하는데 박병호 재무담당은 개인이 계좌를 사용하며 때로는 훨씬 많은 돈을 계좌에 넣기도 하고 또 어떨 때는 잔고를 마이너스로 만들기도 했다”며 “비영리 단체인 한우회 계좌를 마음대로 사용하고 세무보고도 하지 않아 한우회 임원들이 그 책임을 지게 생겼다”고 말했다.
박병호 전 재무담당은 “계좌를 유용했다면 유용한 것이지만 한우회 돈을 쓰고 다시 채워놨다”며 “세무보고 관련 문제는 책임을 지고 회계사와 상의해 한우회 임원들에게 피해가 가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최종결론= 박병호 전 재무는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자진사퇴 하겠다”면서“교민사회에 모범을 보여야 할 한우회에서 오늘날 같은 일이 일어나게 된 점 사과한다”고 말했다. 한우회 임원들은 “교민사회에 모범을 보이기 위해 서라도 우리 한우회가 이번 일을 투명하게 마무리 지어야 앞으로 다른 교민단체들도 보고 배울점이 있을 것”이라며 자진사퇴를 받아들이고 6개월동안 회원자격을 정지시켰다.
6개월 자격정지를 놓고 몇몇 원로들은 “책임을 진다고 하니 자진사퇴를 받아 들이는 것으로 이번 일을 마무리 하자”라고 했지만 “한우회가 교민사회에서 가지는 의미와 다른 한인단체들에게 모범을 보이기 위해서라도 책임추궁이 있어야 한다”는 말들이 설득력을 얻어 박병호 전 재무담당의 자진사퇴와 6개월간 회원자격정지로 책임추궁을 결정했다.
<김덕중 기자> dj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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