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미래를 여는 음악회’ 레퍼토리와 감상 포인트
본보-저드슨대 공동 주최, 스코키 퍼포밍 아트센터
본보-저드슨대학 공동 주최 ‘미래를 여는 음악회’(준비위원장 이소정)가 일주일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오는 16일 스코키 퍼포밍 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음악회는 ‘여덟 개의 손을 위한 피아노 콘서트(Eight Hands Piano Concert)’라는 제하로 진행되며 시카고 지역에서 연주자 겸 교육자로 활동 중인 한인 피아니스트 4명이 한 무대에 출연, 즐겁고 화려한 곡 위주의 연주를 선보일 전망이다. 또 이 자리에서는 남성 성악가들의 힘찬 무대와 함께 시카고 출신 신인 피아니스트의 솔로 연주가 음악 해설과 함께 준비된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번 음악회에서 연주될 곡들이 일반 대중들도 쉽게 접하던 낯익은 곡이면서도 피아노 2대의 동시 연주를 위한 편곡 과정을 거쳐 새롭게 태어난 ‘리모델링’ 작품이라는 것. 이소정 준비위원장은 기존 명곡의 새로운 해석을 통해 청중들은 연주자와 감정을 주고받고 연주자와 연주자 사이의 음악적 호흡에 함께 빨려들게 될 것라며 연주의 순간, 일회적 흥겨움과 감동을 함께 경험하는 것이 ‘라이브’ 음악회의 진가라고 밝혔다. 다음은 각 작품별 해석과 감상 포인트.
1. 피아노 소나타 다장조
맨 처음 곡은 모짜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다장조로서 TV광고에서도 여러 번 사용된 적이 있는 유명한 곡이다. 19세기 노르웨이 작곡가 그리그가 이 작품을 ‘두 대를 위한 피아노 곡’으로 편곡, 제1 피아노는 모짜르트의 선율을 그대로 연주하고 제2 피아노는 그리그가 작곡한 반주부를 담당하게 했다. 귀에 익은 멜로디에 새로운 음율이 더해져 마치 피아노 두 대가 서로 대화하는 것처럼 들릴 수 있다.
2. 세빌리야의 사람들
다음은 프랑스의 여성 작곡가 샤미나데가 쓴 ‘세빌리야의 사람들’이다. 스페인 세빌리야 마을에 사는 사람들을 스페인 음악이 지닌 특유의 활기찬 리듬과 선율을 통해 표현했다.
3. ‘뱃노래’와 ‘망향’
서양 곡들 사이에 양념처럼 넣어진 한국 가곡. 한인들의 정서를 잘 대변해 주는 한국 가곡을 시카고에서 ‘라이브’ 연주로 들을 기회다.
4. ‘왕자의 아리아’
레아르의 대표적 오페레타 ‘웃음의 나라’ 중 비엔나의 처녀와 중국 왕자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가장 잘 알려진 아리아다. 젊고 유망한 테너의 음성으로 들을 수 있다.
5. ‘빌헬름 텔’ 서곡
첫 무대의 마지막을 장식할 곡. 롯시니의 오페라 ‘빌헬름 텔’의 서곡을 네 명의 피아니스트를 위해 편곡한 작품이다. 롯시니는 39개의 오페라를 쓴 서양음악의 대표적 오페라 작곡가로 이 오페라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 오페라를 쓰지 않고 말년을 조용히 보냈다. 오페라 자체는 4시간이 넘는 대작으로 잘 연주되지 않으나 서곡만은 잘 알려져 있다. 특히 후반부의 말 타는 것을 묘사한 듯한 신나는 리듬이 여덟 개의 손끝에서 두 대의 피아노를 통해 흘러나옴으로 연주자와 청중 모두 흥이 돋게 될 것이 분명.
6. ‘월광’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가장 훌륭한 작곡가를 꼽으라면 베토벤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훌륭한 피아니스트이기도 했는데 잘 알려진 9개의 교향곡 뿐 아니라 32개의 피아노 소나타에서도 유감 없이 천재성을 드러낸 바 있다. 그 중 ‘월광’이라는 부제로 더 유명한 14번째 피아노 소나타가 16일 음악회의 2번째 막을 시작하는 작품으로 선정됐다. 재미있는 것은 ‘월광’이란 이름은 사실 베토벤이 직접 붙인 이름이 아니라는 것. 오히려 그는 이 곡에 ‘판타지와 같은 소나타’라는 부제를 붙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음악 애호가들이 ‘월광’이라는 낭만적 정취를 내포한 이름을 그대로 쓰고 있다. 전체 3악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기 중 첫 악장이 ‘월광’의 이미지를 잘 드러내고 있지만 미뉴엣으로 구성된 2악장 역시 달빛이 우리에게 주는 또 다른 상상의 세계를 선사한다. 즉 1악장처럼 그저 적막하고 외롭지만은 않으면서도 무언가 교교하게, 그러면서도 우아함을 안겨주는 달의 세계로 인도하는 듯하다. 마지막 악장은 그야말로 폭풍우처럼 몰아치는 감정의 판타지로서 15분이 채 안 되는 비교적 짧은 소나타에서 자신의 운명과 끊임없이 싸워나갔던 베토벤의 불굴의 의지, 삶과의 투쟁, 좌절된 사랑에의 동경 등을 엿볼 수 있다.
7. ‘청산에 살리라’, ‘목련화’
중후한 바리톤의 음성으로 듣는 한국 가곡, ‘청산에 살리라’와 ‘목련화’는 우리를 다시 한 번 고향으로 데려다 주고 그곳의 아름다운 산천을 떠올리게 한다.
8. ‘아버지의 아리아’
이태리의 오페라 작곡가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 (춘희)’ 중 ‘아버지의 아리아’ 역시 너무나 잘 알려진 바리톤 아리아다. 자식을 생각하는 아버지의 애끓는 감정의 표현으로 인해 연주자와 청중간의 굵직한 공감대가 형성될 전망이다.
9. ‘카르멘 판타지’
음악회의 피날레는 프랑스 작곡가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 중 주요 멜로디를 짜깁기해서 편곡한 ‘카르멘 판타지’다. 피아노 두 대에서 피아니스트 네 명에 의해 연주되는 이 작품은 원곡의 화성을 그대로 따르지 않고 현대적인 화성을 많이 추가, 대단히 신선한 느낌을 주고 있다. 오케스트라적인 웅장함과 건반 악기로서의 피아노의 음색을 함께 즐길 수 있는 훌륭한 편곡 작품이다. 봉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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