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살던 사람들이 미국에 와서 느끼는 차이점 중 하나가 병원제도일 것이다. 한국에서는 병원에 입원하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건강검진이나 휴식을 위해서도 병원에 며칠씩 머무르는데 반해서 미국에서는 크게 아플 때만 입원치료를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이다. 그 주된 이유는 미국의 병원 입원비가 한국에 비해서 비싸서 가벼운 질환으로는 보험적용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20여년 전만해도 미국 병원은 지금 한국과 같이 쉽게 입원을 할 수 있었고 이 때문에 미국 병원의 병상 수는 지금보다 2배 이상 되었다. 하지만 불필요한 병원입원으로 인한 의료수가의 상승으로 인해서 정부보험인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에서는 1983년부터 포괄수가제(Diagnosis-Related Group-DRG)를 실시하면서 입원환자의 숫자가 급격히 줄어들게 되었다.
포괄수가제란 병원입원 일수나 치료내용에 관계없이 질병 진단에 따라서 보험회사에서 지급하는 제도를 말한다. 예를 들면 합병증 없이 폐렴으로 병원에 입원하게 되면 보험회사에서는 병원 입원비를 3일 동안만 지급한다. 따라서 의료기관에서는 짧은 기간에 가장 효과적인 치료를 해야 하고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의료기관은 생존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병원에서는 효율적인 경영을 위해서 노력해야 하고 불필요한 입원이나 검 등은 자제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병원 운영은 개인 기업을 운영하듯 효율성에 근거한 경영방법이 도입되었고 미국에서 병원에 입원하려면 큰 질병이 있어야 하는 것으로 환자들이나 의사들이 인식하게 되었다. 또 미국 내 병상 수도 이 때문에 크게 줄어들었는데 일례로 한국의 대형병원의 병상 수는 2,000병동이 쉽게 넘지만 미국은 초대형 병원도 1,000병상을 넘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 따라서 대부분의 진단 및 치료는 개인병원에서 이루어지고 개인병원에서 할 수 없는 경우 종합병원에서 입원치료를 하는데 이때도 개인병원과 종합병원이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 치료를 하도록 되어 있다.
한국에서는 대학병원을 선호하는 것을 볼 수 있지만 미국에서의 대학병원은 흔히 볼 수 없는 질병치료나 연구 목적으로 가는 경우가 많고 대부분의 치료는 개인병원과 연결된 그 지역의 종합병원에서 이루어진다고 보면 된다. 폐렴이나 심장질환 등 일반인들에서 흔한 질병의 치료 결과는 대학병원이나 일반 종합병원이나 별 차이가 없다. 다만 심장수술과 같은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수술은 대학병원이나 일반 종합병원에 관계없이 수술경험이 많은 병원에서 생존율이 높다는 보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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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직<내과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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