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캘거리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조모씨. 조씨는 이번 달 자동차를 구입하기 위해 남가주로 내려 올 계획으로 있다. 그가 자동차 한대 사려고 굳이 비행기까지 타고 먼 길 날아오려는 까닭은 캐나다보다 남가주에서 구입하는 것이 훨씬 이득이라는 현실적 계산에서다.
캐나다 달러에 대한 미 달러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현명하게만 산다면 캐나다 현지에서 사는 것보다 미국에서 차를 사는 것이 상당한 돈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이 조씨의 설명이다. 그가 사려는 차는 리스가 끝난 렉서스 중고차.
북미 자유무역협정에 따라 미국에서 조립된 렉서스에는 관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조씨는 “남가주 지역 렉서스 딜러들에 문의해 가격을 뽑아 보니 잘만 사면 편도 비행기 값과 숙박비를 제하더라도 캐나다에서보다 약 3,000달러 정도는 싼 가격에 차를 구입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오더라”고 말한다. 그는 남가주에 내려 와 차를 인도 받은 후 미국 현지 조립차라는 증명서와 함께 이것을 몰고 캘거리까지만 운전하고 가면 된다.
올 여름 이탈리아 관광을 위해 수년동안 적금을 부어왔던 오렌지카운티 주부 6명은 행선지를 동유럽으로 바꿨다. 유로화에 대한 달러화의 약세가 너무 심해 예정대로 이탈리아 관광을 떠날 경우 예산 초과가 불을 보듯 뻔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적금 부은 돈으로 오붓하게 즐길 수 있는 동유럽으로 미련 없이 목적지를 바꿨다.
달러 약세가 지속되면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미국 샤핑몰에서 뿌려대는 돈의 액수가 장난이 아니다. 가지고 온 자국화폐의 구매력이 상대적으로 커진데 따른 현상이다. 또 조씨 경우처럼 미국으로 건너 와 비교적 고가의 동산을 구입하는 외국인 뿐 아니라 뉴욕의 노른자위 지역의 부동산을 구매하려는 투기성 자금도 유럽과 한국 등지로부터 급속히 유입되고 있다. 달러 약세를 경제적 이익으로 전환시키려는 움직임들이다.
달러 약세와 함께 주목할 만한 경제환경의 변화는 날로 치솟는 유가. 오래 지속되고 있는 달러 약세에 석유수출국 회원국의 정정 불안, 미국 원유재고 감소 등 악재가 겹치면서 2일 한때 국제유가는 장중 사상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2년전 골드만삭스가 국제유가의 ‘대급등’(Super-spike)을 예견했을 때만 해도 경제전문가들은 콧방귀를 뀌었다. 하지만 배럴당 100달러 시대가 현실화 되면서 세 자릿수 원유가 시대는 이제 대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원유의 공급위기와 달러 약세가 지속되면 몇 년 내에 200~300달러까지 갈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고유가 시대가 숙명으로 다가오면서 여기저기서 허리띠를 졸라매는 모습들이다. 카풀도 늘어 나고 하이브리드 자동차 수요도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개미’들은 이처럼 어려워진 경제환경 속에서 조금이나마 지출을 줄여보기 위해 안간힘이지만 ‘큰 손’들은 이런 상황을 오히려 경제적 이득을 극대화 하는데 활용한다. 고유가 때문에 트럭 대신 철도가 뜰 것으로 보고 ‘철도주’를 대거 매입한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대표적인 경우이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외적인 경제 환경에 개인이 영향력을 미칠 수는 없다. 하지만 변화하는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유연하게 변화의 파고를 타고 넘어가는 지혜는 가질 수 있다. 경제적 환경 변화에 대한 적응력이 곧 경쟁력인 시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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