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레이스 ‘대파란’ 분석
대선 레이스 초반부터 선거판에 파란이 일었다.
민주당 경선에서 줄곧 전국 지지도 1위를 고수해온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3일 치러진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초선 상원의원인 버락 오바마의 ‘흑색 돌풍’에 무너졌고,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한 자릿수 지지율에 머물렀던 공화당의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가 700만 달러의 선거자금을 퍼부어가며 총력전을 펼쳤던 미트 롬니 전 매서추세츠 주지사를 누르며 서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변화 메시지’ 오바마 본선경쟁력 확보
보수파 기독교 지지 허커비 저력과시
에드워즈 선전...롬니는 도중하차 위기에
민주당의 경우 오바마 의원은 자금력과 조직력, 경륜을 두루 갖춘 ‘넘기 힘든 산’인 클린턴 의원을 누르고 예선전 첫 대결에서 완승함으로써 ‘힐러리 대세론’에 제동을 거는데 성공했다. 짜릿한 막판 역전승으로 힐러리에 결정타를 먹인 것은 물론 자신을 둘러싼 ‘거품론’까지 말끔히 걷어내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본 것.
이번 승리를 통해 오바마가 얻은 최대의 보너스는 그가 내세운 ‘변화’의 메시지가 강한 부력을 받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그가 일으킨 ‘흑색 바람’이 한낱 ‘허풍’이 아니라 힐러리를 날려 보낼 정도로 막강한 파괴력을 갖춘 ‘태풍’임을 입증해 보임으로써 상당수 민주당 유권자들이 그에게 갖고 있던 불안감을 털어냈다. ‘변화’의 메시지에 솔깃해 하면서도 흑인 후보의 본선 경쟁력을 믿지 못해 지지를 유보해온 유권자들을 대거 품안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확실한 계기를 마련한 셈이다.
오바마가 8일 뉴햄프셔에서 열리는 첫 프라이머리에서 또 다시 클린턴을 누르고 초반 승세를 이어갈 경우 힐러리 대세론은 폐기되거나 거품론으로 바뀌게 된다. 클린턴에겐 그야말로 ‘악몽의 시나리오’다.
대의원수로만 따지자면 아이오와는 고작 7명을 거느린 작은 주에 불과하기 때문에 전국적인 지지기반을 가진 클린턴이 이곳에서 1위를 차지하지 못했다 해서 치명상을 입거나 당장 중도탈락의 궁지로 몰리는 것은 물론 아니다. 마찬가지로 오바마가 아이오와에서 이겼다 해서 후보지명을 보장받는 것도 절대 아니다. 하지만 아이오와와 뉴햄프셔는 오랫동안 예선전의 향배를 가늠하는 풍향계 역할을 담당해왔고 여기서의 승리로 예선전의 기선을 제압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가 차지한 전리품은 엄청난 가치를 지닌다.
허커비의 승리는 더욱 극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파워베이스인 기독교 보수세력의 지지를 끌어 모은 허커비는 아이오와에서의 승리를 불쏘시개 삼아 욱일승천의 기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그는 이미 최근 실시된 일련의 여론조사에서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을 끌어내리고 공화당 전국 지지도 1위를 차지했으며 전략요충지인 뉴햄프셔와 플로리다 등지에서도 지지율 수위를 달리고 있다.
그의 아킬레스 건으로 지적되어온 자금력과 조직력의 현격한 열세도 아이오와 승리를 통해 급속히 개선될 것이기에 오바마의 무서운 질주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아이오와에 올인한 롬니는 추동력을 상실, ‘도중하차’의 위기에 몰렸으며 민주당의 존 에드워즈 역시 선전은 했으나 확실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데는 실패했다.
<이강규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