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는 누가복음 10장에서 강도를 만나 거의 죽게 된 사람에게 자비를 베푼 사마리아인을 그 강도 만난 사람의 참 이웃이라고 말씀하셨다. 골수 일치자를 찾지 못하면 생명을 더 이상 연장할 수 없는 환자들이 우리 주변에는 많다. 그들을 가리켜 나는 (백혈병)강도를 만난 사람들이라고 부르고 싶다. 자신의 실수도 아닌 그냥 인생의 길을 가다가 느닷없이 (백혈병)강도를 만나 거의 죽게 된 처지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자신의 힘만으로는 다시 인생의 길을 갈 수가 없는 처지이다.
우리 모두는 선한 이웃이 될 수 있다. 첫 번째로 해야 할 일은 골수기증자로 등록하는 것이다. 어쩌면 바로 내가 어떤 환자의 일치자일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 바쁘니 다음 기회에 하자고 말할 수 없다. 왜냐하면 어쩌면 나의 일치자가 다음 기회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죽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과학의 발달로 등록 절차는 점점 쉬워져 가고 있다. 이제는 피를 뽑지도 않는다. 동의서 작성을 통해 연락처를 적고 면봉으로 입 안쪽 볼을 몇 번 긁어내면 등록을 마친다. 시간적으로 10분 미만이다. 평생에 한번만 등록하면 되는 것인데 10분이 없다며 바쁘다고 그냥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면 강도당한 사람을 외면하고 그냥 지나친 사람들을 보는 듯하다.
복권을 사는 사람들을 본다. 1등에 당첨되면 어마어마한 현금을 받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확률은 너무나 작다. 골수 일치자를 찾는 것도 너무 어렵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등록에 참여한다면 그 확률은 점점 높아질 것이다. 복권은 1등이 한 명이고 매 번 돈을 내고 사야 하지만, 골수 등록은 평생 한번 해서 61세가 될 때까지 계속 당첨(일치) 가능성을 갖고 살게 된다.
매번 등록할 필요가 없다. 게다가 한 번호만 기다리는 복권에 비해 수많은 환자들과 당첨(일치)될 가능성을 갖는다. 그러나 어찌 이것을 단순히 복권과 비교할 수 있겠는가. 골수를 기증했던 어떤 여자분의 말씀이 기억난다. “이것은 복권 당첨보다 더 큰 기쁨이었어요. 왜냐하면 이것은 생명을 살리는 일이니까요.”
같은 민족 중에서 일치자를 찾을 확률은 80%이다. 물론 20%는 다른 민족 중에서도 일치자를 찾지만 대부분 한국 사람은 한국 사람과 일치한다. 이 말은 더 많은 한국 사람이 등록에 참여한다면 한국 환자들이 일치자를 찾을 확률이 높아지고, 높아진 만큼 골수 이식을 받아 살아날 확률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물론 이식을 받는다고 100% 산다는 보장은 없지만 많은 사람들이 등록한다면 적어도 일치자를 찾지 못하고 죽어가는 슬픔은 없을 것이다. 백인들은 자신의 돈 52달러를 내고 등록에 참여한다. 그럼에도 수백만의 등록자가 있다. 선한 사마리아인이 강도 만난 사람을 여관에 데려다가 여관 주인에게 두 데나리온을 주며 돌봐 주기를 부탁한 것을 성경에서 볼 때 백인 등록자들은 정말 선한 사마리아인의 행실을 보여주고 있는 듯하다.
현재 정부는 소수계의 등록을 권장하기 위해 등록비 전액을 지원해 주고 있다. 아직 아시아계는 전체의 7% 정도이며 한국인 등록자 수는 0.9%를 차지하고 있다. 머지않아 한국인 등록자 수도 더 크게 늘어나리라 믿는다.
아직 방사능 노출 외에 발병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백혈병, 어쩌면 나의 가족, 나의 친구 중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인 것이다. 한국 통계에 따르면 전체 암 환자의 10%가 혈액암이라 한다. 미국 내에서는 매 9분마다 혈액암 환자가 발병한다고 한다.
지금 기회가 주어졌을 때 골수 기증 희망자로 등록한다면 현재 환자는 물론 앞으로 발생할 더 많은 환자들에게 삶에 대한 소망은 물론 새 생명의 선물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귀하고 보람된 일을 다음 기회로 미루지 않기를 바란다.
조형원
아시안 골수기증협회
한인캠페인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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