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준씨의 부인 이보라씨가 20일 미리 준비한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김경준씨측 변호사가 이면계약서 뒷면의 이명박후보의 사인을 보여 주고 있다.
에리카 김 대신 ‘맥빠진’회견
회견문 낭독 후 “내남편은 희생양”
주가조작 및 공금횡령 혐의로 한국 검찰에 구속된 전 BBK 대표 김경준씨의 가족이 20일 LA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BBK의 실질적 소유주였으며 이 후보가 진실을 숨긴 채 김씨를 희생양으로 만들고 있다’는 주장을 폈다.
그러나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김경준씨와 이명박 후보의 관계를 입증한다는 소위 ‘이면계약서’의 구체적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고, 직접 회견에 나와 의혹을 밝힐 것으로 기대됐던 김씨의 누나 에리카 김씨도 전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결국 ‘맥빠진 소동’으로 끝나고 말았다.
이날 윌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김경준씨 가족 기자회견에는 김씨의 부인 이보라씨가 혼자 미국인 변호사를 대동하고 나와 질의응답 없이 5페이지 분량의 회견문만 낭독했다.
이보라씨는 회견문에서 “이명박 후보는 본인의 이름이 쓰인 BBK, LKe뱅크 명함마저 위조된 것이라고 발표하고 있고 LKe뱅크와 BBK가 같은 회사라는 것을 증명하는 브로셔도 날조라고 하고 있지만 진실을 거짓으로 가리려고 해도 진실은 가려지는 게 아니다”라며 이 후보가 BBK 실 소유주였다는 사실을 숨기기 위해 김씨를 위조범으로 몰고 있다고 주장했다.
부인 이씨는 또 “어느 곳에서도 제 남편인 김경준씨가 사기혐의로 판결을 받았거나 주가조작을 범했다는 판결문이 없다”며 “이명박 후보가 제 남편을 근거 없이 비방한다고 해서 남편이 사기꾼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김씨의 결백을 주장하기도 했다.
이씨는 회견문 발표에 앞서 이명박 후보가 BBK와 LKe뱅크 등 옵셔널벤처스 주가조작과 관련된 회사들에 밀접하게 관여했음을 보여주는 자료라며 ▲‘e뱅크 코리아’의 브로슈어 ▲e뱅크 코리아의 대표이사·회장으로 명기된 이명박 후보의 명함 사본 ▲이명박 후보의 당시 비서의 증언 화면 ▲다스(DAS) 김성우 사장의 선서증언 녹취록 등을 배부했다.
이씨는 이들 자료와 함께 이명박 후보와 작성했다는 한글계약서 1건과 영문계약서 3건 등 총 4건의 소위 ‘이면계약서’가 존재한다고 밝히고 “이 계약서에 이명박 후보의 친필사인이 들어있다”며 계약서 사본의 서명 부분을 기자들에게 제시했다.
그러나 이씨는 “이면계약서를 나누어 드리려고 준비했었으나 보안 문제로 사본만 가지고 왔다”며 원본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씨는 “검찰이 이명박 후보에게 친밀서명을 요청한다고 들었는데 이면계약서를 공개하고 나면 이 후보가 친필 서명을 변조하거나 바꿔버릴 것 같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하고 “이 원본들을 23일까지 한국 검찰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이어 “한국 검찰이 진실을 밝혀내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하지만 진실이 왜곡되거나 다른 쪽으로 이용될 때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종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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