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낚는 그물

경제의 선행지수로 여겨지는 증권시장은 경제상황에 대한 예측에 따라 쉬지 않고 순환을 계속하며 황소와 곰이 주도권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우리의 고민은 이처럼 불확실성으로 가득찬 시장에서 어떻게 자산을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가에 있다. 아직도 최고의 수익률이란 물고기를 잡기 위해 투창을 던지는 투자자들이 많은 실정이다. 그러나 현대 투자이론은 투창이 아닌 견실한 그물을 준비해 물고기가 잘 다니는 길에 설치하고 관리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강변한다. 우리의 재정적 미래를 욕심이나 감정보다 노벨상으로 인정된 방법에 의존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겠는가?

스윙 플레인

모든 골퍼에게 파워 혹은 거리는 가장 중요하다. 파워는 스윙스피드에 의존하는 스윙의 원심력과 중력(gravity)이 효율적으로 조합될 때 극대화된다. 그리고 두 힘의 가장 효율적인 조합은 스윙플레인 위에서 이루어진다. 가장 위대한 골퍼이자 현대 골프이론을 정립한 벤 호간은 그의 저서에서 스윙의 다섯 가지 요소를 설명했는데 그 중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스윙 플레인 개념이었다. 스윙 플레인은 공과 플레이어의 어깨를 이은 선 혹은 면으로 이해하면 된다. 벤 호간은 스윙 플레인을 유리벽으로 영상화하고 스윙하면서 절대로 깨면 안 된다고 강조한다. 환언하면 클럽헤드가 스윙 플레인이나 그 밑에서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각 클럽의 스윙 플레인은 그 길이와 라이에 의해 결정되며 원 스윙 즉 몸의 스윙 동작은 동일하다. 단지 공의 포지션을 움직여 샷의 목적을 달성하는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은 싱글로 가기위해 필수적이다. 더불어 클럽헤드가 스윙 플레인에서 움직일 때 파워는 물론 샷의 방향성과 일관성이 크게 향상될 것이다.

에피션트 프론티어

노벨상을 수상한 해리 마코비츠의 자산배분(asset allocation)은 현대 투자이론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자산배분 분석은 여러 자산군을 전략적으로 잘 배합하면 포트폴리오의 전반적인 위험성을 낮추고 예상 수익률을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음을 증명해 준다. 그리고 주어진 투자 위험도를 기준으로 가장 효율적인 자산배합을 에피션트 프론티어(efficient frontier)로 나타낸다. 투자자의 위험 감수율, 재정목표 그리고 전반적인 재정상황을 바탕으로 에피션트 프론티어 선상의 자산배분 전략과 포트폴리오를 개발하는 것이 투자의 기본이며 장기적으로 최상의 수익률을 쟁취하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
일반적으로 자산군을 13개 정도로 구분하지만 세금이나 지역 등을 고려해 20개 이상으로 세분화하기도 한다. 각 자산군은 그 상관성이 다르며 경제의 내적, 외적 충격에 서로 다르게 반응한다. 예를 들면 서브프라임에 크게 노출된 자산군은 타격을 입고 있으나 다른 자산군은 견실하게 성장하고 있다. 물론 백지상태에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으나 기존보유하고 있는 종목들을 고려하면 좀 더 복잡해진다.
대부분의 투자 전문가들은 정교한 프로그램을 활용하지만 투자자와 논의하면서 어려운 판단과 결정을 내려야 한다. 필자는 자산배분분석을 토대로 짜여진 포트폴리오를 황금 낚는 그물로 비유하는데 지금처럼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글로벌 경제시대에서 재정적으로 성공하려면 튼튼한 포트폴리오 그물을 준비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213)347-6058


변재성 <한미은행 투자자문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