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찾아가면 800~1천달러 들어
‘리걸줌’ ‘퀴큰 윌메이커’ 등 사이트선
서식 다운로드·작성에 100달러면 OK
가족관계 복잡하면 변호사와 상담이 유리
소비자들이 온라인으로 재정관리를 하는 것에 익숙해지고 관련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들이 점점 더 정교해지면서 유산계획도 집에서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2005년부터 2006년 사이에 ‘퀴큰 윌메이커 플러스’의 다운로드 건수는 거의 33%가 늘었다. ‘리걸줌’의 경우 올해 유산계획 관련 서식 판매는 작년대비 73% 증가했다. 법률서류 작성을 도와주는 ‘위 더 피플’도 2000년에는 상점이 25개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23개 주 110개 장소에서 영업을 하고 있다.
유산계획에 드는 돈은 거주지와 남길 재산이 얼마나 복잡한지에 따라 크게 다르다. 변호사를 시켜 유언장을 작성하는 데는 보통 800~1,000달러가 들고, 리빙 트러스트의 경우 그보다 더 많은 돈이 든다.
현찰 여유는 별로 없이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서 어린 자녀들의 후견인을 지정하고 금전적으로도 준비를 해둬야 하는 젊은 가족에게 그만한 수수료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아직 학교에도 다니지 않는 두 자녀를 키우는 캘리포니아주 컬버시티 거주 킴 뮤어(32)는 변호사의 첫 상담비가 350달러나 된다는데 깜짝 놀라 남편과 같이 앉아서 17달러99센트에 구입한 ‘수즈 오먼의 윌 댄 트러스트 킷’을 이용해서 재정 및 의료 대리 위임장을 작성했다. “자선단체나 그런데 남길 돈 같은 건 없지만 뭔가를 써둬야 할 것 같아서요”
중산층에게도 비싼 변호사비는 이 아무도 생각하고 싶어 하지 않는 문제를 자꾸 미루게 만드는 편리한 핑계거리가 된다. 2005년도 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연소득이 7만5,000달러 미만인 사람 중 유언장을 갖고 있는 사람은 절반 정도지만 그보다 소득이 많은 사람의 경우 64%쯤 됐다.
워싱턴 유니버시티에서 법률 윤리를 가르치는 마이클 다우니는 “변호사들은 이제까지 중산층에 대한 서비스는 잘하지 못했다”고 말하는데 자신의 재산을 스스로 관리하는 사람들에게 유산 계획은 당연히 할 일이다.
일반적으로 유언장과 트러스트는 사문서이므로 변호사를 시켜 작성하지 않았더라도 50개 주 모두에서 유효하다”고 ‘바쁜 가족을 위한 유산계획 안내’라는 책을 쓴 라이자 행크스는 말한다. 이는 죽음에 가까웠을 때 받을 의료 처치에 대해 미리 지시해 놓는 메디칼 디렉티브와 법적 대리인을 지정해 두는 파워 오브 어토니의 경우에도 해당된다.
그러나 작성된 서식에 대한 서명만은 주의해서 받아 놓아야 한다. 유언장은 거의 언제나 증인 2명의 서명이 필요하지 공증은 필요하지 않지만 모든 트러스트와 일부 메디칼 디렉티브 및 파워 오브 어토니의 경우 주에 따라 증인이나 공증 중 하나, 또는 모두가 필요하다.
‘리걸줌’‘퀴큰 윌메이커’, 기타 유산계획 도구들은 각주별로 다른 서명 및 공증에 대해 자세히 안내하고 있고, 공증에는 큰돈이 들지 않는 것이 보통이므로 자가 준비에 큰 장애가 되지 않는다.
이 서류들은 또 사용되기 전까지는 법원에 공식적으로 제출할 필요도 없다. 그렇지만 메디칼 디렉티브는 사본을 의사에게 보내 놓고, 가족들에게는 유언장과 트러스트 등 유산 계획 서류들을 어디에 뒀는지 알려놓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실 유언장뿐만 아니라 이 모든 서류들은 집에서 만들기가 점점 더 쉬워지고 있다.‘퀴큰 윌메이커 플러스’(www.nolo. com에서 49달러99센트)는 2002년에 리빙 트러스트, 2006년에 메디컬 파워 오브 어토니를 추가했다. 2006년에 개설된 ‘리빙 트러스트 온 더 웹’ (www.livingtrustontheweb. com)은 개인 트러스트에 149달러, 부부 트러스트에는 199달러를 받는다.
캘리포니아주 샌루이스 오비스포의 파이낸셜 플래너 밥 왜커는 자신의 고객 중 서너명이 이 사이트에서 리빙 트러스트를 만들었는데 결과가 좋았지만 그것은 고객이 처한 상황이 비교적 단순한 경우에 그렇다고 지적했다.
법률 서류를 준비해 주고 검사해 성업 중인 ‘리걸줌’ 같은 회사는 변호사가 아니라 법대생이나 다른 대학 졸업생을 고용하는 것이 보통이다. 이들은 법률적 자문을 제공하는 것이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지만 법률용어의 뜻을 설명하고 일반적인 법률정보는 제공할 수 있다.
‘리걸줌’은 대부분의 유언장(69달러부터)과 리빙 트러스트(219달러부터)는 이틀 안에 완성시킨다. ‘위 더 피플’의 경우 유언장에 99달러, 리빙 트러스트는 399~499달러를 받는데 주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이들 소프트웨어 제조사와 법률서식 대행사들은 법 개정에 따라 계속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시킨다고 말한다. 또 복잡한 법적 문제가 예상될 경우에는 해당 고객에게 변호사를 찾아가보라고 자문하기도 한다.
많은 전문가들은 자가 유산 계획은 재산이 200만달러를 넘지 않고, 초혼이 유지되어 가족 구성이 간단한 가정에 가장 적합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겉으로는 간단한 것 같은데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다. 한 계모는 소프트웨어를 이용하여 자기 재산을 모두 자녀들에게 남겨뒀지만 과거 의붓자식들을 입양해 놓지 않았기 때문에 법적으로는 자녀가 하나도 없는 셈이었다. 결과적으로 자녀들은 소송비로 10만달러나 들인 후에 유산을 받을 수 있었다.
한 할아버지는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상속인을 자녀가 아니라 손자녀로 지정했다. 이렇게 세대를 건너뛰면 국세청은 상속세를 두 번 매길 수 있어 그 손자녀들이 받은 것은 1억달러의 유산 중 단 20% 뿐이었다.
<뉴욕타임스 특약-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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