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SA·매스터에 내고, 프로세싱 회사에 내고
매상의 거의 3%나 빠져 나가 업주들 큰 부담
처리업체 선정시 수수료 내역 비교 샤핑해야
데빗 카드 적고, 리워드 카드 수수료 가장 높아
샌프란시스코의 한 주유소. 개솔린 가격 입간판에는 두 가지 다른 가격이 붙어있다. 크레딧 카드로 낼 때 받는 가격이 다르고 캐시로 내면 더 싸다. 옛날 카드를 쓰지 않던 시절로 도로 돌아갔나? 만만치 않은 크레딧 카드 처리 수수료(card processing fee)에 부담을 느꼈던 독립 주유소 ‘트윈스 피크스 페트롤리엄’의 주인 마이클 가리브는 일년 전부터 이처럼 개솔린 가격을 다르게 받고 있다. 크레딧 카드로 개스 가격을 지불할 때와 현금으로 낼 때 다르게 받음으로써 은행과 카드 회사에 냈던 카드 프로세싱 수수료를 거의 3분의1이나 대폭 줄여 지금은 월 3,500달러정도를 내고 있다.
작은 비즈니스에서 크레딧 카드를 받는데 따르는 비용은 비즈니스 전체 경비 중 상당한 부분을 차지한다. 얼마 남지도 않는데 판매가격에서 몇 %나 싹둑 잘라가니 고울 리가 없다. “개스 값이 올라갈 때는 카드 수수료도 덩달아 더 많이 내야 한다”고 가리브는 불만이다.
플래스틱 카드가 이젠 고가품 구입에서부터 장 볼 때까지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편리하고 거래도 활발하게 하는 만큼 영세 비즈니스 입장에서는 카드와 관련해 내야 할 비용이 많아 영업 이익을 상당히 깎아 먹는다는 불만 또한 고조되고 있다.
카드에 붙는 수수료 비용 구조는 복잡하고 혼란스러워 상인들은 더 못마땅하다. 노련한 상인이라도 정확하게 알고 있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비자와 매스터카드사는 어떤 카드가 사용됐는지에 따라 다른 수수료 요율을 적용한다. 비자와 매스터카드가 부과하는 수수료를 ‘인터체인지 수수료’라고 부르는데 인터체인지 수수료는 데빗카드로 비밀번호(PIN)를 넣어서 쓸 때 가장 낮고, 리워드 포인트를 제공하는 크레딧 카드가 사용됐을 경우 가장 높은 수수료 요율이 붙는다.
비자와 매스터카드에 이어 프로세싱 회사들이 또 다시 처리 수수료를 받는다. 따라서 상인이 비자나 매스터카드 크레딧 카드를 받음으로써 지불해야 할 비용은 전부 합해서 거래 금액의 약 3%를 넘는 경우가 보통이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와 디스카버 카드는 상인들과 직접 계약을 맺기 때문에 수수료 구조는 복잡하지 않다. 하지만 업주들은 또 따로 내야 하기 때문에 안 받는 업소가 많은 것이다)
추가되는 처리 수수료는 회사마다 상당히 다르기 때문에 카드 프로세싱 회사를 별 생각 없이 정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 업체를 선정하기 전에 수수료 내역과 요율을 꼼꼼히 비교해본 다음 정해야 한다고 페이먼트 프로세싱 회사인 하트랜드 페이먼트 시스템사 사장 밥 카는 조언했다.
카드 프로세싱 회사를 정할 때 비자와 매스트카드사로 가는 요금과 자신들이 가져가는 요금은 어떤 것이 있으며 어떤 요율로 받아가는지를 조목조목 자세히 받아보는 것이 좋다.
큰 소매 업체들은 자신들이 지불하고 있는 카드 서비스 수수료 내역을 잘 파악하고 있지만 영세업체인 경우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은 실정이다.
작은 비즈니스인 경우 카드 수수료는 각종 비즈니스 경비중 3번째 내지 4번째 많이 나가는 비용이다. 따라서 상인들은 이를 줄이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하지만 여전히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고객들이 카드 대신 현금이나 PIN을 쓰는 데빗 카드로 지불하도록 유도하지만 카드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현실적으로는 어렵다.
큰 소매업체들은 카드 수수료를 줄이기 위해 데빗카드 구매의 90%를 PIN을 사용하는 거래로 만들고 있지만 영세업소들은 이나마 어렵다. 소비자들이 PIN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지불하게 하려면 계산대에 별도의 장비를 설치해야 한다. 이 머신 설치비용은 수수료 절약으로 얼마든지 메워지지만 별도의 기계 하나를 가설하는 것이 성가시고 돈이 나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PIN 사용 유도도 여의치 않다. 소비자들이 싫어하면 그만이다. 카드를 발급하는 은행들은 고객들에게 PIN 대신 크레딧을 사용하라고 권하고 있으며, 많은 은행들은 PIN을 이용하는 거래에 대해서는 리워드 포인트를 제공하지 않는다.
높은 카드 수수료에 대한 영세비즈니스의 반발은 거세다. 소송을 불사하기도 한다. 두 개 메이저 크레딧카드 회사와 페이먼트 회사들을 상대로 반독점 소송이 계류 중이며 여럿 영세 업체들도 가세했다.
한 집단소송을 맡은 크레이그 와일드팽 변호사는 소매 업주는 판매를 위해 카드를 받지 않을 수 없는 처지인데 소비자들이 어떤 카드를 꺼내는가에 따라 다른 비용을 내야 한다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말했다.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도 없는 그 비용은 고객에게는 전혀 보이지 않는 숨은 비용이지만 업주로서는 큰 부담이다. “판매액의 거의 3%나 되는 비용을 가벼이 여길 영세 업주가 몇이나 될까”라고 그는 말했다.
그러나 매스터카드와 비자 그리고 처리회사들은 현행 제도에 큰 잘못이 없다고 주장했다. 제도를 바꿔봐야 프로세싱 수수료를 고객에게 전가시켜 물건 값만 올라가고 지불 방식에도 제한을 가해 소비자들을 곤란할 위험이 크다는 것. 렌트나 전화비처럼 크레딧 카드 수수료도 비즈니스를 운영하는데 당연히 드는 비용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뉴욕타임스 특약-케빈 손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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