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한복이 사라져간다
한가위, 설날 등 명절만이라도 1세가 본보여야 후세들도 입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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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력 8월 15일인 25일(화)은 설날과 더불어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인 한가위였다.
이를 전후로 실리콘밸리 한미봉사회를 비롯한 각 커뮤니티 단체들은 자체적으로 행사를 갖는 등 한인사회 곳곳에서는 한가위 잔치가 펼쳐졌다.
그러나 이러한 행사들에서도 음식은 한식이되, 의상만은 우리 고유의 의상인 한복을 착용한 이를 찾아보기가 힘든 추세다.
이같은 현상은 최근 개량 한복 등 명절에 한복을 입는 것이 오히려 붐을
이루고 있는 본국과는 대조되는 현상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지난 8월 샌프란시스코 한국퍼레이드 및 한국의 날 행사에서도 한복을 입은 이들은 고작해야 몬트레이 국방외국어대 미군학생들로 이뤄진 백안의 부채춤반과 기타 고전무용을 선보이는 이들 뿐이었고, 관객이나 행사 준비자들중 한복 의상을 착용한 이들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에 대해 한복전문점 ‘복신’의 데이빗 홍 대표는 한복 비즈니스를 하는
입장이라 말하기가 조심스럽지만, 우리 고유의 명절만이라도 입는 문화 자체가 실종돼 가는 것 같아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는 중국계, 베트남계 등 아시안 커뮤니티를 비롯한 타 민족계 커뮤니티에서 자체적인 커뮤니티 행사나 기타 주류사회 행사에 참가할 때 자신들의 고유의상을 입고 참가하는 이들이 많은 것과는 다른 현상이다.
일각에서는 일단 할아버지와 아버지 세대가 안입는 현실에서 앞으로 1.5세와 2세들이 한복을 착용하는 것은 더욱 드문 일이 될 것이라는 우려를 보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2일(토) 세종한국학교에서 열렸던 한복 컨테스트(본보
24일자 A1, A3 보도)와 같은 행사는 어린 한인 후세들에게 한복의 미와 정신을 알리는 좋은 기획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행사를 16년째 개최해 오고 있는 세종한국학교 관계자들도
많은 집에 한복이 없어 한복행사를 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애로사항을
털어놨다.
사라져 가는 한복은 비단, 외형적인 형식과 문화의 단절만을 의미하진
않는다. 때론 ‘형식이 내용을 규정한다’는 점에서 또한 한민족 고유의 얼과 정체성을 미국사회 내에서 지켜간다는 점에서도 한번쯤은 되짚어 봐야할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김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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