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서브프라임 모기지발 신용경색의 확산을 막기 위해 10일 3차례에 걸쳐 총 380억달러의 긴급 자금을 단기 금융시장에 투입하며 주가가 급락세를 벗어나자 뉴욕증권거래소의 한 트레이더가 주가 현황을 지켜보고 있다.
미국 등 전세계 금융시장 ‘패닉’
대형 모기지 렌더 이용 한인 개인정보 유출 ‘조심’
미국발 서브프라임 허리케인이 몰아치면서 전세계 금융시장이 패닉상태에 빠졌다.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사태가 일파만파 번지며 신용시장은 꽁꽁 얼어붙었고 주식과 외환시장 등은 요동쳤다.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사태가 국제 금융위기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동남아·유럽 등 전염 가속화
올 초 금융계에서 ‘서브프라임’이 화두로 등장했을 때만 해도 각국의 경제 정책 관계자와 경제 전문가들은 “미 경제 중 일부인 부동산 시장에만 국한된 문제”란 입장을 고수했다.
그로부터 반년 뒤. 이제 서브프라임은 세계 경제를 뒤흔드는 괴물로 변신했다. 미 베어스턴스를 시작으로 호주 맥쿼리, 유럽 BNP 파리바가 휘청거렸고 아시아 각국에서도 심심찮은 불안 조짐을 감지할 수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서브프라임에 강한 전염성이 있다고 우려한다. 금융상품 구조가 복잡해지고 정교해질수록 각 투자자산 간 동조화도 심해지고 글로벌 금융시장의 상관관계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금융시장 급등락과 경제 전반의 펀더멘털을 구분해서 봐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잃은 지 오래다.
실제 서브프라임 전염은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 중이다. BNP 파리바의 펀드 동결로 유럽에 상륙한 서브프라임 허리케인은 이미 아시아 등 신흥시장에도 태풍을 몰고 올 조짐이다.
해외 자본이 인수한 첫 일본은행인 신세이 은행은 최근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인한 손실액이 3,000만달러에 달했다.
은행측은 미 모기지 관련 증권 보유액이 1분기 순이익의 배가 넘으며 이중 25%가 위험도가 높은 자산이라고도 공개했다.
■컨트리와이드 등 금융기관 직격탄
서브프라임 허리케인 앞에서는 우량과 비우량 모기지, 우량과 비우량 금융기관의 구분도 별 의미가 없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출자들의 채무불이행 비율이 높아질 무렵만 해도 서브프라임 바로 윗 단계인 ‘알트 A’와 신용도가 높은 ‘프라임’ 시장에는 여파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알트 A’ 모기지업체인 아메리칸 홈모기지(AHM)가 유동성 부족으로 파산보호를 신청했으며 프라임 모기지 금리도 상승하고 있다.
신용도가 높은 사람들이 고가 주택을 구입하기 위해 이용하는 ‘점보’(Jumbo) 프라임 모기지의 30년 고정금리가 지난달 중순 6.5%에서 7.34%로 급등했다.
미 최대 모기지 금융업체로 서브프라임 대출을 많이 취급하지 않는 컨트리와이드 파이낸셜도 전례 없이 이번 사태로 조만간 대출 여력이 소진될 수 있다고 밝혔다.
■FRB 시장 긴급 개입 ‘진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10일 하루동안 총 380억달러의 자금을 단기 금융 시장에 투입했다. 이는 금융시장이 마비됐던 2001년 9.11테러이후 최대규모다.
연준은 전날 240억달러를 포함해 이틀동안 총 620억달러의 긴급자금을 수혈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신용경색사태를 낙관적으로 바라보던 연준의 시각이 바뀌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FRB는 이날 긴급 성명서에서 “금융시장이 제 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다”면서 “연방기금의 시장금리가 연방기금 목표금리인 5.25%에 근접할 때까지 필요한 유동성을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금리가 목표한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유동성을 무제한으로 공급하겠다는 FRB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한인 등 고객신용정보 유출 우려
5-6개의 대형 모기지 랜더들이 잇달아 파산하면서 고객들의 개인신용정보 유출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한인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타운의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은 올 들어 파산한 모기지 랜더들의 경우 규모가 큰 대형업체였기 때문에 이를 이용한 한인들도 많았다고 밝히고 있다.
문제는 이들 모기지 랜더들이 파산을 하는 과정에서 고객들의 개인신용정보를 파기하지 않고 방치하거나 관리를 소홀히 할 경우 자칫 범죄자들의 신분도용에 노출될 우려가 높다는 것이다.
아메리카 리얼티&인베스트먼트의 스티븐 김 부사장은 “이들 업체들이 고객들의 정보를 단순 쓰레기로 버릴 경우 신분도용의 심각한 문제로 번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개인신용정보의 노출 가능성은 한인타운의 융자업계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대형 모기지 랜더의 파산으로 은행 등 금융권에서 까다로운 융자조건을 제시하면서 한인 고객들의 융자 신청을 대행하던 중소형 한인 융자브로커들의 도산으로 이어졌고 이들 업체에서 고객들의 서류 파기를 소홀히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업계 전문가들은 한인 고객들이 우선 ▲페이먼트 페이퍼를 통해 이용 융자업체가 파산한 모기지 랜더였는지 확인하고 ▲이들 업체를 이용했을 경우 신속히 개인신용정보 서류의 회수를 업체 측에 요구하고 ▲융자 신청에 실패했을 경우에는 원본과 복사본 등 모든 서류를 직접 회수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이해광·김진호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