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를 하다 보면 가슴이 미어지는 때가 있습니다. 어느 어려운 가정을 심방하고 같이 점심이나 먹자고 해서 짜장면을 함께 먹었습니다. 특별한 음식을 잘 대접받고 만족한 마음으로 집에 돌아왔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제게 짜장면을 대접한 그날 그 성도님은 자기가 가지고 있던 마지막 현금 20불을 다 사용한 것이었습니다.
내가 무슨 엘리야라고 과부가 자식과 함께 먹고 죽으려고 했던 밀가루통의 남은 가루를 먹어치웠다는 말인가 하는 자책감이 듭니다. 그리고 내게 식사 대접하느라고 그 가정이 굶지 않게 되기를 위해서 정말 눈물을 흘리면서 기도합니다. 가슴이 미어집니다.
성도님들이 대접하는 식사 한끼 뒤에 어떤 사연이 있는 지 알지도 못하고 덥석덥석 식사 대접을 받은 것이 죄송합니다. 사랑의 식사 대접이라도 받는 것이 망설여집니다.
한 번은 어느 성도님이 고백합니다. 주일이 되어 교회를 가야 되는데 자동차의 개스 눈금은 거의 밑바닥! 교회를 다녀오고 나면 기름통이 비어버리고, 내일 아이 학교에 데려다 줄 수 없을 것이 확실한 상황입니다. 이 때 교회를 가야되나, 말아야 되나, 돈은 다 떨어지고 수입이 없은 지는 오래된 상황, 어디서 갑자기 돈이 나올 곳도 없습니다. 그런데 믿음으로 교회를 나오고 예배를 드리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그 다음날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 주려고 차에 시동을 걸었는데 개스 게이지는 가득 찬 것을 표시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된 영문인지 본인도 알 수 없는 기적을 체험한 것입니다.
엘리야를 대접한 과부의 집에 기름병이 마르지 않고 찼다는 성경을 떠올리면서 이런 기적이 오늘날에도 일어나는 것을 목회 현장에서 경험합니다.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한지 설명하는 것은 제 이성과 상식을 넘어서는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 사랑하는 자녀들을 위해, 믿음에 기적으로 응답하신다는 것을 다시 확인합니다.
그래서 주일 아침에 강단에 서면, 오늘 이 자리에 예배드리러 오기 위하여, 한 분 한 분이 어떤 희생과 대가를 치루었을까 생각하면서 얼굴들을 돌아봅니다. 그러면서 찬송을 인도하고 기도하고 설교를 합니다. 가슴이 미어집니다.
그래서 목회합니다. 상식으로 설명되는 일만 있고, 남는 돈으로 대접하는 관계만 있다면 사람이 무섭고 사는 것이 힘들어서 목회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사랑이 기적을 낳고, 기적이 생명을 낳는 것을 보면서 목회합니다. 기름값이 아무리 올라도 우리 성도님들의 신앙과 헌신을 막지 못하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말 가슴이 미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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