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반, 걱정 반…’
후보 검증과정서 오랜 박해상처 덧날 수도
상당히 자랑스럽다. 그러나 걱정이 없는 것도 아니다. 혹시 박해의 실마리가 되는 것이 아닐까 해서다. 기대 반 걱정 반이다. 공화당의 유력주자 미트 롬니의 대권가도와 관련해 몰몬교회가 보이고 있는 전반적인 분위기다.
비즈니스에서 크게 성공했다. 가정생활도 모범적이다. 어찌 보면 몰몬교를 전 세계에 알리는 데 있어 가장 이상적 모델인지 모른다. 롬니를 두고 하는 말이다. 이런 롬니의 대통령 출마를 적지 않은 몰몬교 신자들은 한 역사적 분수령으로까지 보고 있다.
“그는 몰몬교회가 배출할 수 있는 베스트다.” 몰몬교 역사가인 케네스 갓프리의 말이다. 많은 몰몬교 신자들은 그러나 이 같은 자긍심과 함께 불안감도 보이고 있다.
대통령 후보는 혹독한 검증의례를 통과해야 한다. 공적 생활은 물론이다. 가정생활, 심지어 개인의 종교생활까지도 파헤쳐진다. 그 과정에서 몰몬교회에 대해 새삼 까다로운 검증이 이루어지면서 이는 자칫 몰몬교에 대한 오랜 편견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몰몬교는 177년 전 뉴욕에서 창립된 이후 줄곧 정통성 문제에 시달려왔다. 몰몬교회 첫 예언자 조셉 스미스 주니어는 일리노이 주에서 살해됐고 추종자들은 박해를 피해 유타주로 이주해 정착했다.
오늘날 몰몬교도들은 미국 사회에 성공적으로 통합됐다. 또 번영을 구가하고 있다. 그렇다고 박해의 기억이 지워진 건 아니다. 아직도 그 기억이 뚜렷하다.
많은 오늘날의 몰몬교도들의 할아버지, 증조부 등은 교회 초기의 개척자들이다. 이들은 선조들이 남긴 일기, 다시 말해 박해의 역사를 읽으며 자랐다. 이들이 우려하는 건 다른 게 아니다. 롬니의 부상이 그 옛 상처를 다시 들쑤실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아마 우리에게 진흙이 던져질지 모른다.”
올해 82세인 은퇴교사인 룰라 드밸브의 말이다. “몰몬교 신자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사회로부터) 받아들여지는 것이다.”유타대학의 존 해치의 지적이다.
<유타주 솔트 레이크에 있는 모르몬교 최대 교회. 몰몬교도들의 롬니에 대한 지지는 절대적이다.>
“우리는 스스로를 정상적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우리를 이상한 사람으로 보는 아웃사이더와 투쟁하고 있다.” 계속되는 그의 말이다.
몰몬교 신자들은 자신들을 예수 그리스도와 바이블을 믿는 기독교도로 생각한다. 그러나 몰몬의 일부 교의와 관례들은 적지 않은 다른 교단으로부터 이단이라는 비난을 받아왔다. 긴장의 핵심은 바로 이것이다.
일부 몰몬교도들이 롬니의 언론과의 인터뷰 내용과 관련해 보이고 있는 우려도 바로 이런 부문들이다. 몰몬 교회의 하나님에 대한 정의, 일부다처제 등의 문제에 대한 롬니의 견해를 물어온 것.
롬니는 한 TV 대담에서 그는 일부다처제보다 더 가증한 것은 상상할 수 없다고 대답했다.
이런 식의 답변에 대해 일부 몰몬교도들은 상당히 언짢아하고 있다. 표를 의식한 것인지 몰겠지만 몰몬교회의 역사나 교의를 너무 그럴싸하게 둘러대는 느낌을 주어서다.
과거 한 때 일부다처제를 허용했다. 이를 당시의 신학적 역사적 정황과 관련해 이해해야 한다는 게 몰몬교에서의 가르침이다. 그 일부다처제를 몰몬교회는 한 세기 전에 불법화했다.
롬니의 답변은 그의 조상들도 한 때 일부다처제를 받아들인 사실마저 부인하는 인상을 주고 있다 것이다. 이런 점에서 롬니는 일부 몰몬교도들의 분노를 사고 있는 것이다.
몰몬교도들은 사회문제에 있어 보수적이다. 롬니는 그렇지만 더 보수적이다. 낙태를 예를 들면 강간이나 근친상간 등의 경우와 태아와 산모의 건강에 치명적 위험이 따를 때 등 몰몬교회는 낙태를 허용한다.
롬니는 보다 더 강경한 반 낙태주의를 표방한다. 또 동성애 문제에도 그런 입장이다. 일부 정치적으로 진보적인 몰몬교도들은 이런 롬니에 상당히 비판적이다. 너무나 보수우파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의 비판적 시각에도 불구하고 롬니에 대한 몰몬교도들의 지지는 상당히 높다.
유타주에서 실시된 한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공화당원이 전체의 59%인 이 주에서 롬니 지지자는 62%인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몰몬교도들의 롬니에 대한 성원은 압도적이다. 몰몬 교회는 그러나 공식적인 지지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다. 교회와 정치는 별개라는 상당히 조심스런 입장이다.
‘대권도전’ 몰몬교도
첫 주자는 교단 창시자
<롬니와 그의 아내(사진 가운데). 그의 다섯 아들과 며느리, 그리고 10명의 손자손녀들에 둘러싸여 있다.>
몰몬교도로서 미국의 대통령선거에 뛰어든 정치인은 미트 롬니가 미국 역사상 최초의 인물인가. 답은 ‘아니다’다. 그의 아버지 조지 롬니도 대권경쟁에 나섰었다.
미시간 주지사였던 조지 롬니가 대선에 출마한 해는 1968년이다. 공화당 레이스에 뛰어든 그는 결국 리처드 닉슨에게 고배를 마신다.
‘몰몬교도’라는 이유로 공화당 후보지명전에서 탈락한 게 아니다. 월남전과 관련해 정치적 실언을 한 게 결정적 패인이었다.
1844년 몰몬교의 창시자 스미스도 대통령출마를 공언했었다. 그러나 암살됨으로써 대통령출마의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1976년 모태 몰몬교도였던 모리스 유달 애리조나 주 연방하원의원이 민주당 대통령후보 지명전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전당대회에서 지미 카터에게 패배했다. 2000년 공화당 대통령후보 레이스에 참가를 선언했던 유타 주 연방상원의원 오린 해치는 출마를 철회했다. 몰몬교도에 대한 편견을 그 이유의 하나로 들었다.
<뉴욕타임스=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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