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중국 선양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오랜만에 중국의 상하이 등을 방문하곤 ‘천지가 개벽했다’고 말해 세인들의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그만큼 중국이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고, 세계 경제의 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 좋은 예가 된 셈이다. 한국과의 거리가 얼마 되지 않는 선양 역시 곳곳에 초현대식 건물들이 들어서고, 개발의 소리가 멈추지 않는 활기 넘치는 곳이다. 그리고 그곳에는 한국기업은 물론 미주 한인들의 투자가 줄을 잇고 있다.
4만명 거주‘최대 한인타운’
백화점·한식당·카페 즐비
중심 서탑가는 명동 방불
LA 한인타운을 제외하면 세계에서 가장 큰 한인타운인 선양시 서탑가의 한글간판이 낯설지 않다.
선양의 중심가인 서탑 지역에 한인들이 모여들기 시작한 것은 일제 강점기부터다. 독립운동을 위해 수많은 한인들이 압록강을 건너 중국으로 건너왔고 동북 3성(요녕성, 흑룡강성, 길림성)을 잇는 교통의 요충지인 선양에도 자연스럽게 한인과 조선족들이 둥지를 틀게 됐다. 당시 선양역 부근에는 한인들이 운영하는 국밥집이 많았는데 문전성시를 이룰 정도로 장사가 잘 됐는데 이것이 지금의 서탑가 한인타운의 시초라고 한다.
서탑가는 선양역에서 버스로 5분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한인타운은 서탑가의 상징인 서탑을 중심으로 반경 1킬로미터 지역으로 조선족 백화상점과 한성 구물광장 등 서탑 상권의 중심지다. 특히 서탑 중앙을 관통하는 신개도가에는 한식당, 카페 등 한국식 요식업소들이 즐비해 서울 명동을 방불케 할 정도다. 2007년 기준으로 선양의 한인 인구수는 4만명을 넘어서 선양 한인타운은 아시아권 최대의 한인 밀집지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서탑이 본격적인 한인타운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한 것은 한중수교 이후다. 수교 이후 한국에서 사업성을 타진하기 위해 선양으로 넘어온 한인들이 한국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서탑 한인타운에 모여들면서 한인타운의 경제규모도 덩달아 급성장 했다. 경제규모가 커지자 한족들도 한인타운을 찾기 시작했고 중국 정부와 한국 정부의 본격적인 경제 투자가 이뤄지며 중국인, 조선족, 한인들이 함께 모여 사는 삼국 공동체가 형성됐다.
이곳에는 한국, 중국, 북한 삼국의 경계가 없다. 서탑가 길목에는 북한의 평양관과 한국의 전주 비빔밥 집이 나란히 마주보고 있으며 중국식 전통 찻집부터 속칭 KTV라 불리는 한국식 룸살롱까지 한데 어우러져 문화의 용광로다운 다양성을 갖추고 있다. 이와 같은 문화적 다양성으로 서탑 지역은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3년 주기로 진행중인 서탑의 재개발이 끝나면 서탑 경제권은 10배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미주 한인기업 ‘바우멘 인터내셔널’이 선양 중심가에 신축 중인 퍼시픽 국제회관 현장.
여권업무서 교육까지‘정착 도우미’
재중국선양한국인회 민원실
자영업자에 법률서비스까지
“선양에 대한 궁금증을 원스톱 서비스로 풀어드립니다”
서탑 한인타운의 도우미 역할을 자청하고 지난 3월 문을 연 재중국선양한국인회 민원실은 선양에 거주하는 한인들에게는 가뭄의 단비 같은 존재다. 여권, 비자 문제와 같은 영사관 업무부터, 교육, 경제, 법률상담 등 생활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각 분야의 전문가를 통해 한 자리에서 얻을 수 있어 빠르게 입소문을 타고 있다.
민원센터 운영을 맡고 있는 이정인 민원센터 소장(사진)은 “아직 여러 가지 미숙한 점이 많지만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선양지역 한인들을 돕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겸손함을 잃지 않는 모습이었다.
이 소장은 선양에만 11년째 거주하고 있는 선양 최고의 마당발이다. 그는 “중국에 처음 진출하는 한인 기업가들이나 유학생들의 경우 잘못된 정보로 초기 정착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하고 “외국생활에서 좌절하기 쉬운 한인들을 돕기 위해 민원센터 설립을 결정했다”며 설립 취지를 밝혔다.
그는 “여권분실, 비자연기, 재외국민등록 대행 등 영사관 업무와 출장 지원 등 다양한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밝히고 “특히 소규모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법률 안내 서비스가 큰 환영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심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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