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 곪기전‘리모델링’하자
최근 한인사회가 잇달아 겪은 부부관계의 위기, 가정 내 갈등으로 인한 극단적 살인·자살극 사태를 계기로 이같은 비극적인 일들이 한인 커뮤니티에서 더 이상 일어나지 않도록 한인 부부들과 가정, 그리고 사회 전체가 해결책 모색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가정 및 사회문제 전문가들은 이같은 사태 재발을 위해서는 위기 극복을 위한 ‘대화법’을 배우고 한인사회 차원에서 공동으로 대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대화법·감정 표현법 배워야
20년간의 결혼생활을 함께 해온 50대 한인 김모씨 부부는 최근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가정상담기관을 찾았다.
미국에서 자란 남편과 한국에서 온 아내 사이에 존재했던 커다란 문화적 간격과 또 공부와 일에 대한 우선순위의 차이가 20여년을 쌓이면서 이들 부부의 갈등의 골을 돌이킬 수 없다고 느낄 정도로 깊게 했던 것. 그러나 이혼 직전에 있었던 이들은 12주간의 상담을 거쳐 서로 간에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이 어떻게 다른지 알게 됐고 대화 방법과 감정 표현법을 배우며 관계를 회복해 나갔다. 열린 마음으로 서로를 받아들이게 된 이들은 현재 ‘이혼’하려던 생각을 접고 다시 ‘사랑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상담기관 관계자들은 “일단 서로 합의해서 상담기관을 찾아오기가 쉽지 않지만 부부가 결단을 내려 전문가나 전문기관의 도움을 받아 서로 대화하고 이해하는 법을 터득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예방’과 ‘회복’ 중요
가정문제 전문가들은 의학계에서 예방의학이 각광받고 있는 것처럼 부부문제에도 ‘예방’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중·장년 한인 부부들의 경우 결혼이나 가정에 대한 심각한 고민 없이 아이 낳고 살면 그냥 살아진다는 구식 결혼관에 익숙해져 있지만 지금은 시대가 변한만큼 인식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이다.
한인가정상담소의 피터 장 소장은 “자동차도 3,000마일마다 오일 체인지를 해주고 비즈니스가 잘 안되면 성공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공부하면서 가정의 문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 주식이나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처럼 가정에도 투자해야 하며 가정도 경영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때다”고 말했다.
또 일정기간이 되면 집안 인테리어나 페인팅, 벽지 등을 교체하는 것처럼 부부관계에서도 새로운 목표를 정립하는 ‘부부관계 리모델링’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사회적 공동노력 필요
이번 서라벌 식당 참극의 범인의 경우 사건 전 이미 주위에 절망적 심정을 나타내며 “곧 끝내겠다”는 등 극단적 결말을 암시하는 행동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변에서 좀 더 주의를 기울여 문제 해결을 위한 도움 주기에 나섰더라면 이번과 같은 비극은 방지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따라서 위기를 함께 극복할 수 있는 공동체를 강화하고 한인사회 차원에서 사회적 네트웍의 회복과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민사회의 중심축의 하나인 교회 등 종교기관이 나서 보다 적극적인 방법으로 가정 회복에 관심을 더욱 기울여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가정사역가인 조슈아 박 목사는 “교회가 나서 대화교실이나 인간관계에 관한 교육을 정규과정을 통해 훈련, 성숙한 사람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끝>
<김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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