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와 프로의 선택

구소련과 동유럽의 붕괴로 마르크스가 주장한 공산주의는 붕괴했다. 과연 무엇이 자본주의의 대승리를 이끌었을까? 나는 자본주의의 핵심원리인 위험성과 수익성의 관계가 가장 큰 역활을 했다고 생각한다. 위험과 수익은 정비례하는데 위험도가 높으면 그 잠재손익률도 높다는 것이다. 이 원리가 가장 잘 적용되는 스포츠와 경제분야를 꼽는다면 단연 골프와 투자일 것이다.

탈출을 대비하라
TV에서 골프게임을 시청할 때 선수와 캐디가 지루할 정도로 오랫동안 의논하는 장면을 보게된다. 가장 이상적인 샷을 찾기 위해 타겟의 위치, 샷의 위험성, 몸의 컨디션, 기존의 통계자료 등을 면밀하게 검토해 구사할 샷의 위험과 수익을 철저하게 분석하기 때문이다. 반면 일반 아마추어들은 필요한 샷보다 자신들이 원하는 샷을 구사하는데 급급하다. 가장 흔한 예로 주의 상황 즉 타겟, 라이(Lie), 지면의 경사정도, 잔디상태 등을 살펴보지도 않고 거리가 많이 남았다고 3번 우드를 무작정 휘두르는 것을 들 수 있다. 또한 실패했을 때 지불해야할 대가를 고려하지 않는 것이다. 이것이 아마와 프로의 가장 큰 차이라고 생각한다. 진정한 싱글의 세계로 들어가려면 실력과 컨디션 그리고 샷이 실패할 경우 처할 상황과 탈출할 방법을 고려해 가장 이상적인 샷을 선택하는 작업에 익숙해져야 한다.

대가의 조언
안전하지만 수익성이 높은 종목을 찾아 달라는 요청을 자주 받는데 불행하게도 투자와 재정관리에는 공짜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투자의 목적, 재정상황, 세금. 투자기간 등을 고려하고 자산배분, 최적화(optimization), 밸런싱(balancing)과 리밸런싱 등의 기본적인 방법을 이용해 투자와 재정계획을 세우고 진행한다면 감정이나 소문에 의존하는 아마추어보다 더 많은 재정적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20세기 가장 위대한 투자가로 인정받는 워렌 버펫이 제시한 다섯가지 투자조언을 들어보자. 버펫의 투자원칙은 장기적인 자산증식을 원하는 투자자들에게 나침반 역할을 하리라 믿는다. 첫째, 주가 예측을 믿지 말라. 많은 연구기관이나 분석가들이 주가를 예측하나 그 성공률은 매우 낮다. 따라서 주가보다 기업의 실질적인 내용을 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 특히 장기적인 사업내용과 전망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둘째, 내재가치를 살펴보라. 기업의 순자산 혹은 내재가치가 현 주가보다 낮다면 그 위험성이 수익성보다 크게 낮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매입해도 무방하다. 셋째, 투자자의 입장에 선 회사를 찾으라. 합리적이고 투명성이 보장된 기업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넷째, 투자기업의 경쟁사를 분석하라. 구글에 투자하려면 경쟁사인 야후나 마이크로 소프트를 살펴보라. 다섯째, 잘 아는 기업에 투자하라. ‘묻지마’ 투자가 아닌 친숙한 기업에 투자해야 효율적인 관리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어떻게 버펫의 투자조언을 투자와 재정관리에 일관되게 적용할 수 있겠는가? 대부분 우리의 감정적인 결정은 물론 경험과 능력에 대치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나의 조언은 버펫이 제시한 투자원칙을 제대로 실행할 수 있는 프로를 고용하라는 것이다. 물론 약간의 비용이 들지만 직접투자가 아닌 훈련된 전문가가 운영하는 뮤추얼펀드나 투자트러스트와 같은 간접투자를 이용하는 것이다. 3만개 가량의 펀드중에서 가장 경쟁력있는 펀드를 찾는 것은 스스로 공부하거나 준비된 재정전문가의 도움을 받길 바란다.
(213) 347-6058

변재성 <한미은행 투자자문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