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동품 거래 미끼 급전 빌린후 대포…
공사비 챙겨 잠적... 투자이민 악용...
한인사회에 최근 각종 사기 행각이 만연하고 있다. 게다가 사기 수법도 투자나 공사비 등을 챙겨 잠적하는 고전적인(?) 방법에서부터 퇴거나 자녀의 학비조달, 병원비 등을 핑계로 주변인들의 동정표를 구해 여기저기서 큰돈을 빌리고는 갚지 않고 수년간 버티는 수법까지 다양하다.
가까이 알고 지내며 믿었던 사람에게 꼼짝없이 사기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한인 피해자들이 여기저기서 뿜어내는 한숨 때문에 미국의 경기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찬바람이 불고 있는 한인사회 실질 경기가 더욱 침체되는 분위기다.
■사례 1: 맨하탄에서 가방가게를 운영하는 이모씨는 앤틱을 거래한다는 고교 동창 김모씨에게 지난 3년간 총 7만2,000여 달러를 빌려줬다가 낭패를 본 케이스. 급전이 필요하다는 동창의 딱한 사정을 뿌리칠 수 없었던 이씨가 자신의 이름으로 빌린 사채만 3만6,000여 달러이고 나머지
는 개인 비자금을 융통한 것이었다.
김씨는 세계에서 몇 개 되지 않는 귀한 앤틱 물건이 조만간 고가에 거래가 성사되면 갚겠다며 이씨를 안심시켰지만 3년간 원금은커녕 이자에 이자가 불어 4월말 현재 이씨가 짊어진 부채 규모는 13만 여 달러로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뿐만 아니라 이씨 명의로 은행계좌까지 개설한 김
씨가 여기저기 부도수표까지 남발하고 다녔다는 주장이다.
김씨에게 돈을 빌려 줬다가 받지 못한 피해자들은 이씨 이외에도 상당수에 달하며 현재까지 파악된 피해자만 약 10여명에 이른다. 적게는 수백 달러내지 수천 달러에서부터 많게는 수만 달러까지 김씨가 갖가지 핑계를 대며 도움을 호소할 때마다 지인들이 어렵사리 주머니 쌈짓돈을 열어 빌려줬지만 결국 받지 못했다는 것.
피해자들은 “김씨는 거짓말을 밥 먹듯이 아니라 숨 쉬는 것처럼 상습적으로 해왔다. 주변에서 빌린 돈으로 아이들은 학비가 비싼 명문 사립기숙학교에 보내왔다”며 피해자 모임을 통해 공동 대처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사례 2: 최근 뉴저지의 한 한인 건축업체가 공사를 맡긴 의뢰인들의 공사비를 챙겨 잠적하면서 10여명의 피해자가 속출, 100여만 달러의 피해가 발생했다.<본보 5월12일자 A4면> 업주는 공사비를 받고는 아예 시공조차 하지 않았거나 진행하던 공사도 제대로 끝내지 않은 채 잠적한 상태. 현재 피해자 모임을 통해 공동 대처에 나서고 있다.
■사례 3: E2비자로 최근 투자이민을 온 한인 최모씨 부부. 한인이 운영하던 델리가게를 인수하면서 전 주인이 매상을 속인 것은 물론, 2년 여간 임대료가 밀렸다며 최씨 부부에게 가게 매매비용을 현찰로 미리 지급해 줄 것을 요청하는 바람에 자칫 투자이민이 물거품 될 위기에 놓이면서 어쩔 수 없이 10여만 달러의 추가비용을 고스란히 부담해야 했다.
이처럼 각종 다양한 핑계와 수법으로 한인이 한인을 속이는 사기 행각이 늘어가자 가뜩이나 구름 낀 한인사회 경기에 불신풍조까지 만연하지 않을까 하는 한인들의 우려도 덩달아 높아가고 있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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