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망명 신청, 북한(14명) 보다 한국(48명)이 많다
미국 정부에 망명을 신청한 한국인이 2006 미연방회계연도(2005년 10월1일~9월30일)에 48명으로 집계돼 전년 24명에 비해 2배로 늘어났으며 국민(김대중 전 대통령)·참여(노무현 대통령) 정부 집권 기간 중 한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2006 연방회계연도에 미국 정부에 망명을 신청한 북한인이 14명으로 집계된 것을 볼 때 민주주의 자유 국가인 한국에 살고 있는 한국인들의 미국 망명 신청이 북한을 탈출, 한국 또는 제3국을 경유해 미국에 망명을 신청하는 북한인들 보다 그 숫자가 훨씬 높은 것으로 드러나 그 원인과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이민법원인 미 법무부 이민심사국(EOIR)이 최근 공개한 ‘2006 연방회계연도 이민법원 망명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동기간 미국에 망명을 신청한 외국인은 총 5만4,432명이었으며
그 중 한국인 48명과 북한인 14명이 포함돼 있다.
한국인의 미국 망명 신청은 1997 미연방회계연도(1996년 10월1일~9월30일)에 8명, 98년도에 18명, 99년 41명, 2000년 21명, 2001년 12명, 2002년 27명, 2003년 27명, 2004년 24명, 2005년 24명이었으며 2006년에 갑자기 48명으로 껑충 뛰었다.이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선되며 출범한 시기인 1998~2002 미연방회계연도에 미국에 망명을 신청한 한국인이 119명, 노무현 대통령 정권에 들어(2003~2006 미연방회계연도) 2006년 9월30
일 현재까지 123명 등 국민·참여 정부 들어 총 242명이 한국 정부의 인권탄압을 주장하며 미국 망명을 신청한 것이다.
특히 이 같은 수치는 외국인들의 ‘방어적 망명’(Defensive Asylum)을 취급하는 이민법원에 접수된 한국인들만 집계된 것으로 미 국토안보부(DHS)에 직접 접수되는 ‘적극적 망명’(Affirmative Asylum) 사례를 더하면 한국인들의 실제 미국 망명 신청 숫자는 이보다 더 많은 것으로 추산된다.
이와 관련 마영애씨 가족을 포함, 미국내 탈북자 7명의 망명신청을 대행하고 있는 뉴욕 맨하탄 ‘브레츠 코벤 법률사무소’(Bretz & Coven, LLP)의 데이빗 김(한국명 김광수) 변호사는 “미국 망명법은 원칙적으로 국적을 막론하고 특정 국가로부터 거주자가 인종, 종교, 국적, 특정 사회 그룹에 소속된 이유나 정치적 이념 등으로 인해 탄압을 받거나 탄압에 대한 믿을만한 두려움이 있는 사람의 미국 망명을 허용하고 있다”며 “미국 정부는 망명신청자의 개인신상 정보를 철처히 보호해 한국인들의 미국 망명 신청의 원인과 사유에 대해서는 당사자가 공개하기 전에는 확인 할 도리가 없지만 2006 연방회계연도 들어 한국인들의 미국 망명신청이 갑자기 급증
한 이유 중의 하나로는 최근 탈북자들의 미국 망명소식이 국내외 언론에 자주 보도되면서 미국의 망명법과 제도에 대한 한국인들의 지식과 이해가 높아짐에 따라 미국 망명을 미국 이민의 한 수단으로 이용하려는 사례가 늘어난 것이 아닌가 생각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이 한국인들의 망명을 승인한 사례는 1997 연방회계연도에 1명, 98년에 1명, 99년에 1명, 2000년에 2명, 2001년에 1명이었고 2002년과 2003년에는 단 한명도 없었으며 2004년에 4명, 2005년에 1명, 2006년에 1명 등 1997~2006 연방회계연도 10년간 12명에 불과해 신청자가 이민법원에서 한국 정부의 실제 탄압 또는 탄압에 대한 믿을 만한 두려움을 입증한 사례는 비교적 낮았다.
한편 이민법원은 1997 연방회계연도에 북한인 19명, 98년 8명, 99년 0명, 2000년 2명, 2001년 1명, 2002년 3명, 2003년 7명, 2004년 6명, 2005년 7명, 2006년 14명 등 총 64명의 망명신청을 접수해 그 중 총 15명의 미국 망명을 승인했다.
■ 미 정착 1년째 신요셉 군, 북산실상 폭로 수기 집필중
“잘 적응해 나가며 열심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다만 지금도 중국 등 제3국에서 고통과 두려움에 살고 있는 탈북자들을 생각하면 너무나도 가슴이 ...”
2006년 5월5일 미국 정부의 극비 작전으로 동남아시아 제3국에서 미국 뉴저지에 도착한 신요셉(34)군은 뉴욕 플러싱에 정착해 지난 1년간 성실하게 살고 있다.신군을 비롯한 북한인 6명은 미 연방의회가 2004년 ‘북한인권법’을 제정한 이후 미 정부가 이 법을 근거로 탈북자들을 처음 미국에 받아들여 당시 국내외 언론의 큰 관심을 모았다.
배울 것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데 미국 생활이 서서히 익숙해짐에 따라 자신이 겪고 벗어난 고난에서 아직도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북한 주민들과 탈북자들을 돕기 위해 일과 공부 사이에 틈틈이 시간을 내 ‘북한에서 미국까지’ 자신의 경험을 담은 수기를 정리하고 있는 신군은 자신뿐만이 아니라 함께 미국에 온 여동생을 비롯해 뉴욕, 워싱턴 D.C. 시카고 등에 정착한 나머지 5명 모두 열심히 생활하고 있다고 5일 뉴욕한국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밝혔다.
신군은 지난 8월부터 매일 3~4 시간씩 책상에 앉아 쓰기 시작한 수기가 거의 완성단계에 있다며 기회가 되면 이를 출판, 북한의 실상과 탈북자들의 떠돌이 생활을 세상에 폭로할 계획이다.플러싱 한 업소에서 야간 경비로 일하며 자본주의 미국 사회를 열심히 배우고 있다는 신군은 가끔씩 자신이 정말 미국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과 때로는 신기함 마저 느낀다며 특히 이번에 수기를 정리하면서 자신이 걸어온 삶을 되새겨 보면서 남은 일생을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살아야겠다는 확신이 섰다고.
“며칠 전 미국 정부로부터 영주권이 나왔으니 찾아가라는 통보를 받고 ‘아 내가 정말 미국에 살고 있고 이곳이 이제 내 집이구나’ 하는 생각과 ‘내 한목숨을 걸고 북한 김정일 정권이 무너질 때까지 그 실상을 널리 알리는데 전념해야겠다’는 결심이 한층 굳어졌다”며 신군은 이 같은 계획을 위해 차분히 노력해 나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어머니가 현재 제3국에서 이미 미국 입국 비자를 받아 놓은 상태로 조만간 뉴욕에서 상봉할 것을 생각하면 저절로 마음이 두근거린다는 신군은 ‘미국에서 살면서 가장 좋은 것이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자유”라고 자신있게 대답했다.
미국 정부는 1년전 신군 일행을 미국에 첫 탈북 난민들로 받아들인 이후 중국에서 3명, 제3국에서 12명 등 꾸준히 탈북자들을 난민으로 미국에 정착토록 하고 있다.
■ 한국정부로부터의 탄압을 주장하며 지난해 4월 미국 정부에 정식으로 망명을 신청한 탈북자 마영애(맨왼쪽)씨가 남편 최은철(가명)씨, 코벤 변호사 등과 함께 미 국토안보부 시민권이민서비스국 뉴욕 지부에 망명심사 인터뷰를 받으러 들어가고 있다.
마씨는 망명신청 사유서에서 “한국 정부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 북한 및 탈북자 실태를 밝히고 한국 정부의 탈북자 및 대북정책을 규탄하는 등 인권활동을 벌이자 한국 여권 갱신이 거부당하고 주민등록이 말소되는 등 한국 정부로부터 보복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마씨는 한국에 정착한 뒤 한국 정부의 탄압을 내세워 미국 정부에 ‘적극적 망명’을 신청한 첫 탈북자 사례로 망명심사 인터뷰가 끝난 뒤 지난 9월 미국 정부로부터 노동허가증을 받아 남편과 아들 최효성군과 함께 미국에서 생활하며 최종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신용일 기자> yishi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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