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미 동부지역에 평양소주를 대행 판매할 ‘당스 리커’의 대표 당갑중씨, 평양시 무역관리부 평양소주 대외판매 책임자, 평양소주를 미국에 수입하는 ‘미주 조선평양무역회사’의 대표 스티브 박씨, ‘미주 조선평양무역회사’ 기획이사 배태섭씨.
재미동포 뉴욕사업가 스티브 박, 미정부 공식승인하에 수입
북한 평양소주가 미국 정부의 공식 승인을 받아 빠르면 이달 중 미국 시장에 진출한다.
북한 ‘평양소주공장’이 생산하고 ‘조선평양무역회사’(Korea PyongYang Trading Corporation)가 판매를 담당하는 평양소주는 재미동포 뉴욕 사업가 스티브 박(사진·한국명 박일우·59)씨가 2004년 3월26일 뉴욕주 정부에 등록, 운영해오고 있는 ‘미주 조선평양무역회
사’(Korea PyongYang Trading U.S.A, Inc.)를 통해 미국에 수입된 후 현지 주류 도매 업소들을 거쳐 미 전역 주류업소, 수퍼마켓, 식품점, 식당 등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박씨는 뉴욕, 뉴저지, 펜실베니아, 버지니아, 메릴랜드 등 5개 미 동부지역에 평양소주를 공급키로 판매대행 계약을 체결한 재미동포 주류상 ‘당스 리커’(Tang’s Liquor Wholesale)의 대표 당갑중씨(59)와 함께 지난달 4일~12일 북한을 방문, 남포항에서 ‘조선평양무역회사’의 제1차
미국 수출용 평양소주 3개 컨테이너 분량을 직접 북한 화물선에 선적했다.
20피트 크기 컨테이너 1개에 평양소주 24병(1병당 375ml)이 담겨있는 박스 840개가 실린 것을 계산하면 3개 컨테이너에 총 6만480병이 1차로 미국에 수입되는 것이다.
이와 관련 박씨는 1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달 9일 남포항 화물전담 제2부두에서 미국에 들여오는 평양소주 3개 컨테이너가 조선인민공화국 선박 송화2호에 선적돼 출항했다. 화물은 중국 대련을 거쳐서 남한 부산을 경유해 뉴저지 엘리자베스 항에 도착한다”며 “순항과 무사
한 통관절차를 예상할 때 5월말, 6월초에 미 동부지역에 출시, 애주가들이 평양소주를 마실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평양소주의 미국 수입에 대해 “사회주의 국가 체제에서는 모든 회사가 국가기관, 즉 국영으로 이번 사업을 국가승인 사업으로 보면 된다. 북조선은 미국의 적대적 국가로서 자국 생산품이 미국 당국의 모든 승인 절차를 밟아 공식적으로 수출된다는 것에 대해 매우 고무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특히 미국이 일반 품목이 아닌 소비품목이자 더 나가서 소비자 인체에 섭취되는 술의 수입을 허용했다는 것은 한 측면에서 볼 때 양국간의 ‘신뢰’를 의미할 수도 있기 때문에 북미 관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오는 것도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
실제로 북한 당국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국방위원장으로 추대된 4.9절의 15주년 기념인 지난달 9일 미국 수출용 평양소주를 남포항에서 선적하고 현장에서 박씨를 비롯한 미국측 일행을 위해 평양소주의 대미 수출 출항을 축하하는 환송식을 마련하는 등 이번 사업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박씨는 평양소주의 미국 수입을 위해 2002년 10월18일 ‘조선평양무역회사’와 북미주 독점공급 계약을 체결한 뒤 같은 해 10월24일 미 재무부 외국재산통제국(OFAC)에 북한산 물품 수입신청서 제출을 시작으로 상무부 산하 ‘미국 특허 및 트레이드마크국’(USPTO)에 ‘평양소주’ 로고와 라벨 등록 신청, ‘미연방식품의약국’(FDA)에 식음료 생산시설 등록 신청 등 제도적 의무 절차를 거쳐 지난해 7월 미 관련 당국들로부터 모든 승인을 얻어내는데 성공했다.
1980대초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민온 박씨는 약 10여년전부터 매해 5~6 차례 북한을 정기적으로 방문해온 대북교류 사업가로 2002년 1월에는 북한으로부터 6만3,000달러 상당에 달하는 여성 블라우스를 미국으로 수입해 뉴저지 소재 한인업체를 통해 미국 대형 체인점 ‘제이씨 페니’(JC Penny)에 공급, 생산지를 ‘D.P.R of Korea’로 표기한 라벨이 달린 북한산 의류가 처음으로 미국에서 판매되기도 했다.
한편 ‘미주 조선평양무역회사’와의 계약에 따라 평양소주를 미 동부지역에 판매대행 할 ‘당스 리커’는 지난 1986년 ‘진로아메리카사’(JAM)와 미 동부지역 총판 계약을 맺어 뉴욕, 뉴저지, 매사추세츠, 메일랜드, 버지니아주와 워싱턴 D.C. 등에 진로소주 시장을 개척한 현지 유력
주류 도매 회사로 진로측과의 계약이 종결된 이후 현재 ‘참 소주’, ‘마음의 궁’, ‘백세주’ 등 품목을 취급하고 있어 평양소주의 미 동부지역 판로는 이미 확보된 상태이다.
■평양소주는 어떤 술?
강냉이.쌀.찹쌀 주원료로 만든 알콜농도 23도의 증류수
평양소주는 강냉이, 쌀, 찹쌀을 주원료로 하고 170m 지하 천연 암반수를 이용해 전통기법으로 제조되는 증류주이자 북한의 대표적인 소주이다.
북한 주민들에게는 이름난 술, 착하고 순한 술로 알려져 있으며 일본, 중국 등 해외시장에서는 특별히 제조된 수출용 평양소주가 이미 판매되고 있다.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동포들이 6.15 남북 정상회담을 경축하기 위해 한국의 대표적 소주인 진로소주와 섞어 ‘통일소주’를 만들어 마셔 화제가 되기도 했다.평양소주의 미국 진출 노력은 2002년 12월 뉴욕한국일보에 의해 첫 보도된 이후 지난 2004년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그 후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 등이 보도해 이미 알려진 바 있다.
약 5년간의 준비를 마치고 지난달 9일 북한 남포항에서 미국을 향해 떠난 미국 수출용 평양소주는 북한에서 판매되는 기존의 것보다 알콜 농도를 2도 낮춘 23도로 제조됐으며 분량 기준은 1병당 375ml 이다.
미 재무부, 상무부, 연방식품의약국 등 관련 당국의 승인 절차를 거쳐 평양소주를 미국에 들여오는 뉴욕의 ‘미주 조선평양무역회사’는 미주지역 판매를 위해 이미 북한 최초의 대미수출용 상업용 포스터와 광고음악(CM)을 제작해 놓았으며 시중 판매에 앞서 뉴욕에서 가질 계획인 출
시회와 함께 지역 한인 언론과 인터넷을 통해 대대적인 이미지 홍보를 계획하고 있다.
한편 ‘미주 조선평양무역회사’ 대표 스티브 박 사장은 1일 현재 미 동부지역을 제외한 타 지역 판매 대행 매체들은 아직 확정 짓지 않은 상태이다.
<신용일 기획취재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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