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예방에 좋은 계기되지만 허황된 기대 유발 우려도
1980년 톱스타 스티브 맥퀸이 불치의 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터뜨린 것은 내셔널 인콰이어러지였다. 3월11일자에서 인콰이어러지는 ‘스티브 맥퀸 불치의 암과 영웅적 투쟁을 벌이다’란 제목의 특종을 터트려 세상을 놀라게 했지만 맥퀸은 그후에도 반년 넘게 그 사실을 부인했다. 그는 일반 뿐 아니라 가까운 친구들과 두 자녀에게도 알리기를 원하지 않았다. 콜럼비아대학 의대교수 배런 러너는 명사 환자들의 질병이 공개되었을 때에 관한 최근저서를 통해 맥퀸의 암투병 공개에 얽힌 일화를 밝히는 한편 이들의 뉴스가 일반 환자에 미치는 영향을 진단하고 있다.
<랜스 암스트롱이 지난해 연방의회 앞에서 암치료 예산증가를 촉구하는 연설을 하고있다>
27년이 지난 요즘의 경향은 완전히 달라졌다. 유명인들이 암 발병 사실을 감추기는커녕 기자회견까지 열며 당당히 밝히고 있다.
지난달만 해도 민주당의 대통령 예선 후보 존 에드워즈의 부인 엘리자베스와 백악관 대변인 토니 스노우가 잇달아 암에 걸린 사실을 밝히며 자신들의 심경을 토로했다.
74년의 베티 포드와 낸시 레이건 등 퍼스트레이디들도 자신들의 유방암 사실을 밝히긴 했으나 그들의 암은 치유가능으로 진단받은 상태였다.
이에 비해 에드워즈나 스노우의 암은 계속 다른 부위로 전이되는 악성이다. 맥퀸의 폐암처럼 사망률도 높다. 공개적으로 자신들의 심경과 투병 과정을 밝히는 이들의 공통점은 희망을 잃지 않는 낙관이다. 에드워즈는 “아마 나는 이병으로 죽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인생의 플랜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스노우 대변인 역시 암이 결장에서 간으로 전이된 상태지만 꼭 이겨내겠다고 다짐했다.
<존 에드워즈와 아내 엘리자베스>
미 암협회는 이들의 발표가 암에 관한 정보와 의견을 공개적으로 나눌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된다고 환영한다. 또 명사 환자들의 낙관적 태도는 일반 환자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기도 한다. 그러나 때로는 그릇된 정보의 함정에 빠지게 할 수도 있다. 존 에드워즈는 아내의 암을 당뇨와 같은 만성병에 비유했지만 수십년 살수있는 당뇨와 뼈까지 전이된 유방암과는 달라도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러너교수는 암을 딛고 일어난 랜스 암스트롱의 예를 들고 있다. 세계자전거경주 챔피언인 그는 “암을 이기는 것은 자전거 경주에서 경쟁자를 이기는 것과는 같지않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허황된 기대만 너무 주지 않는다면 VIP 암환자들의 ‘커밍아웃’은 스타에 열광하는 미국인들의 암 건강교육에 상당히 효과적이다. 우선 미디어의 조명이 잦아지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이들이 강조하는 예방교육에 주의가 환기되기 때문이다.
엘리자베스는 최근 한 강연장에서 자신의 몸에서 동전크기의 종양이 발견되기까지 아들을 낳은 후 몇 년동안 한번도 유방암 검사 메모그램을 받지않았었다고 털어놓았다. “만약 내가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아 암을 조기 발견했더라면 이처럼 퍼지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그날의 고백을 들었던 상당수의 여성들이 메모그램을 받았음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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