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딧카드 빚을 갚을 돈 6,800달러가 필요했던 뉴욕의 소셜 워커, 장애자 보조금과 아이들 양육비로 두 아이를 기르며 사는 38세의 독신모가 누적된 생활비 적자를 가리기 위해 필요했던 2,000달러, 결혼식과 신랑의 암 치료비로 쓴 4,000달러 가까운 돈을 갚아야 했던 위스콘신의 신혼부부가 필요한 돈을 마련한 곳은 어디였을까?
빌릴 사람-빌려줄 사람
온라인으로 연결시켜 주는
‘프로스퍼 닷컴’이용 늘어
무담보 2만5,000달러 한도
이자율 일반융자보다 저렴
채권자, 사기위험 감수해야
<고리의 은행융자를 프로스퍼 닷컴을 통해 100명에게 9.75%에 빌린 돈으로 갚은 폴 박>
그들이 돈을 빌려달라고 부탁한 상대는 은행이 아니라 얼굴도 모르는 타인들, 그것도 인터넷을 통해서였다.
돈이 필요한 사람과 남에게 빌려줄 돈이 조금 있는 사람을 연결시켜주는 온라인 벤처 ‘프로스퍼 닷컴’이 온라인에서 개인 대 개인 소비자 대출시장을 창출하면서 보통 사람들을 은행가로 바꾸어놓고 있다. “내 돈을 은행에 맡겨 놓고 은행이 그 돈을 다른 사람에게 고리로 빌려주게 하는 대신 그 이자를 내가 갖는 것”이라고 크리스 라슨 사장은 설명한다.
‘프로스퍼 닷컴’은 은행들이 거의 포기했으므로 소비자들이 주로 제반 조건이 복잡하고 수시로 변화하는 크레딧 카드로 해결하고 있는 최고 2만5,000달러까지의 무담보 소액 융자를 제공한다. 지난 3년간 제공된 모든 융자는 고정 금리였고 만기 전에 완납해도 페널티를 물지 않게 했다.
프로스퍼는 3년 전, 온라인 융자사 ‘E론’을 창립한 라슨이 실리콘 밸리의 투자자들로부터 2,000만달러를 모아 시작한 것이다. 실제 영업이 시작된 지난해 이후 회원 숫자가 14만명 이상으로 증가했고 3,300만달러에 달하는 융자를 실현시켰다. 그중 채무가 불이행된 것은 1% 미만이며 최소한 3개월 체불된 것은 3%에 가깝다.
프로스퍼는 예금을 받지 않으므로 은행은 아니지만 주정부에서 융자회사로 인가 받았기 때문에 이자율에 제한이 있고 기타 주의 융자법규가 적용된다. 또 융자회사이므로 이자율과 기타 조건을 소비자에게 공개할 것을 요구하는 등 관계 연방 법규들의 규제를 받는다.
프로스퍼는 돈을 빌리고 싶은 사람의 이름, 주소, 생년월일과 소셜 시큐리티 번호를 확인하며 신청자의 크레딧 점수도 알아본 후에 AA부터 HR까지 크레딧 등급을 매긴다.
소액씩 여러 군데 돈을 빌려줄 수 있는 렌더들은 물론 다른 곳에서보다 더 많은 수익을 올릴 기회를 찾지만 숫자만으로 모든 걸 결정하지 않고 돈을 빌리려는 사람의 이야기부터 듣는다. 무슨 이유로 얼마가 필요한지, 기꺼이 부담하려는 이자율 등을 그 사람의 월 소득 및 지출과 함께 알고 싶어 한다.
일단 융자가 이루어지면 프로스퍼는 빌리는 사람에게 건당 1%, 빌려주는 사람에게는 연간 0.5%의 수수료를 청구한다. 페이먼트는 빌린 사람의 은행 구좌에서 빌려준 사람의 구좌로 자동 이체된다. 채무불이행 때에는 연체료를 청구하며 30일 이상 연체되면 컬렉션 에이전시로 넘긴다. 4개월 이상 밀린 것은 팔아넘기기도 한다.
렌더들에게는 채무불이행 위험 가능성이 다양한 많은 사람들에게 소액씩 빌려 주라고 권장한다. 한 사람이 돈을 갚지 않더라도 렌더가 심한 금전적 타격을 입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거의 20%나 되는 이자를 내는 사람도 일부 있긴 하지만 프로스퍼에서 한 융자는 페이데이 론 같은 다른 형태의 크레딧에 비하면 이자가 훨씬 싸다.
문제는 사기인데 프로스퍼는 사기 방지를 위해 돈을 빌릴 사람과 빌려줄 사람의 신원을 모두 확인한다. 소득은 자율 보고지만 프로스퍼는 페이스텁 같은 서류를 요구해 보고 금액이 의심스러운 경우에는 다른 케이스도 들여다본다.
현재 돈을 빌리려는 사람들은 돈을 빌려달라고 실감나게 사정을 털어놓으면서도 프라이버시가 침해되지 않도록 개인 정보는 자기가 밝히고 싶은 만큼 밝힐 수 있다. 거의 30%에 가까운 이자 때문에 5,000달러 가까운 은행 빚을 갚고 싶었던 버지니아주 거주 폴 박은 신청서에 자기 사진도 넣을지를 놓고 한참 고민했다. 사진을 넣으면 렌더드에게 보다 신뢰감을 줄 것 같아서였다.
그의 직감은 맞아 떨어져 100명의 렌더로부터 9.75%에 전액을 조달할 수 있었다.
<프로스퍼 닷컴에 융자를 신청하는 사람은 필요한 만큼만 자신을 노출시킬 수 있다>
어떤 렌더는 비인간적인 회사가 아니라 사람에 투자한다는 생각에 끌린다. 메릴랜드주 컬럼비아의 IT 컨설팅업체 주인인 앤드루 발토는 프로스퍼 덕분에 좋은 일도 하고 돈도 벌 수 있다고 말한다. 프로스퍼를 통해 2만달러 넘게 빌려줘 온 그는 프로스퍼를 통해 사람들이 더 나은 사람과 더 두둑한 주머니를 위해 노력하는 것을 볼 때마다 뿌듯하다고 말했다.
새로움에 끌리는 사람도 있다. 워싱턴에 사는 켈리 비엘모는 주식시장과 부동산에도 투자하고 있지만 이제까지 보지 못하던 것이라 프로스퍼를 통해서도 1만달러 이상을 빌려줬다. 그는 50달러 단위로 투자를 제한하며 의료비, 페이데이 론 같은 없애기 어려운 부채를 청산하겠다는 사람은 피한다. 지금까지 그의 수익률은 12.2%였고 체불이나 채무불이행은 한 번도 없었지만 언젠가는 그런 일을 당할 위험을 각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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