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에게 보너스로 해외여행을 시켜 주는 회사가 하나 둘 늘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이러한 추세는 보기 힘들었다. 그런데 이제 심심치 않게 눈에 들어온다. 또 과거와 다른 것은 짠돌이 여행 보너스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회사에서 가장 필요한 직원들에게 주는 만큼 그들에게 여러 가지 옵션을 제공한다.
신세대 다이내믹한 취향 맞춰 프로그램 개발
스키·스노보드·산악자전거·돌고래와 수영하기도
1인당 수천달러, 2005년 미국 기업들 280억달러 지출
비용 30% 증가 불구 ‘사기진작 업무 효율성 제고’평가
<독립 재정자문가인 딘 하더가 독일 라인강의 유람선을 타고 있다. 하더의 자신이 일하는‘OneAmerica’가 제공한 보너스다. 그러나 이 보너스는 회사가 그냥 준 것이 아니라 직원들이 로비한 끝에 따낸 것이다>
화상회의를 위해 장비를 설치해 주는 회사 ‘WebEx’의 판매담당 제프 린튼은 지난해 봄 아내와 함께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비치의 남쪽 해변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심해 낚시 프로그램에 가입해 잡은 생선 마이마이를 맛있게 먹었다. 린튼은 회사가 정한 할당량 50건을 채워 이 여행 패키지 보너스를 받았다. 린튼을 포함한 WenEx의 우수직원 50명은 특별 초대된 고객들과 함께 골프, 사냥 등에 시간가는 줄 몰랐다.
기업들은 우수 직원들을 선별해 이들에게 보너스 패키지를 제공하면서도 이들에게 보다 의미 있는 경험이 될 수 있도록 세심하게 배려한다.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만들어 취향에 따라 선택해 보너스의 즐거움을 배가하게 했다. 회사로서는 직원들에게 1인당 수천달러를 보너스 패키지로 부담하지만 회사의 장기적인 발전이란 측면에서 가치 있는 일로 여기고 있다.
기업회의와 직원들 사기 진작을 전문으로 연구하고 패키지를 마련하는 회사 ‘Impact Incentives and Meetings’의 아이라 맬미즈 회장은 “2000년 닷컴 붕괴로 된서리를 맞은 직원 보너스 패키지는 뉴욕 테러 사건으로 더욱 악화됐다. 여행을 보내준다고 해도 비행기 타기를 꺼려하던 분위기였다”며 그러나 이제 사람들 마음이 서서히 풀리고 경기가 되살아나면서 여행 패키지 보너스가 다시금 인기를 끌고 있다고 했다.
미국 기업의 직원 사기 진작과 여행 패키지 등을 다루는 ‘Society of Incentive and Travel Executives’에 집계에 따르면 2005년 미국 기업이 직원 인센티브 제공차원에서 280억달러를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뉴욕 테러 사건 이후 처음으로 집계된 수치이다. 직원 인센티브 제공 증가로 관련 업계도 희색이다. ‘Maritz Travel’은 지난 2년간 매출이 28%나 늘었다. ‘Maritz Travel’은 기업들에게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도록 독려해 직원들이 원하는 여행 패키지를 파악하고 여기에 맞춰 나름대로 패키지를 마련한 것이 주효했다.
보험 재정자문 회사인 ‘OneAmerica’는 회사와 연계된 독립 재정자문가들에게 사기진작 보너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들이 회사의 플랜을 판매하는 데 큰 역할을 맡고 있으니 그럴 만도 하다. 직원들에게 동기부여를 확실히 하려는 전략이다.
독립 재정자문가로 ‘OneAmerica’의 상품을 판매하는 딘 하더는 지난 9년 간 회사가 보너스로 제공하는 무료여행을 갔다. 하더는 “과거엔 호텔로 우르르 몰려가 자고 아침에 일어나 호텔에서 멀리 떨어진 골프장에서 골프하고 단체관람 등을 했다. 학교에서 소풍가는 것 같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독일 라인강에서 그야말로 고즈넉한 휴가를 즐겼다”고 했다. 직원들이 회사에 수차례 제안한 덕이다. 직원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진 것이다.
‘OneAmerica’는 2008년엔 가족들이 함께 휴가를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구상중이다. 자녀들이 방학 동안 부모와 함께 보너스 여행을 만끽하는 것이다. 일부 직원들은 벌써부터 설레고 있다.
특히 요즘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신세대 직장인들은 남들과 차별화한 여행을 선호한다. 자문회사 ‘Twentysomething Inc’의 회장 데이빗 모리슨은 “이들 신세대들은 인터넷을 통해 세계 곳곳을 누빈다. 그래서 해외여행에 무척 관심이 많다. 회사들도 이들의 기호와 취향을 무시할 수 없다”고 했다. X세대와 Y세대들은 과거 세대들보다 한결 다이내믹하고 활력이 넘치는 여행을 좋아한다. 어차피 사기진작을 위해 제공하는 보너스 기업여행관리 및 자문회사 ‘Carlson Marketing’의 부회장 커트 페이븐은 “수년전만 해도 직원들이 단체여행에서 즐길 수 있는 게 골프, 테니스 등이 고작이었다. 그러나 요즘엔 수중탐험, 산악 자전거타기, 스키, 스노보드 등 다양하다”고 비교했다.
바하마의 ‘Atlantis Resort’는 이러한 손님들의 기호에 맞추려고 돌고래와 수영하기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애리조나의 ‘Fairmont Scottsdale Princess’는 최근 새로운 윌로우 스트림 스파를 만들었다. 물론 프로그램 다양화는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 기업들의 부담이 증가한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직원 보너스 여행비용이 약 30% 증가했다고 추산했다. 하지만 기업들은 개의치 않는다. 결국 직원들의 사기가 진작되고 업무효율성이 제고될 것을 믿기 때문이다.
<닷컴 붕괴와 뉴욕테러로 주춤하던 직원 보너스 여행 프로그램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특히 신세대 직장인들을 겨냥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선보이고 있다>
<뉴욕타임스특약-박봉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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