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손의 ‘생생’ 생활정보
산타 클라라에 있는 한국 마켓에 들렀다가 나오는 길에 바로 문앞에 있는 한국 제품의 의류점에 걸려있는 조끼가 마음에 들었다. 가을철 사진 찍으러 다닐 때 좋을 것 같아서 가격을 물었더니 30불이라고 했다. 마음에 들었는데 지퍼가 미국 옷과 반대쪽에서 잠그게 되어 있었다. 한국 의류를 사본지도 30년이 넘어서 망설이다 가는데 주인 아저씨가 뒤에서 “30불이 없어서 못사시는군요” 한다.
아무런 은퇴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은퇴를 맞고 이런 이야기를 듣는다면 어떤 느낌이 들까? 자식들에게 손 벌리기도 그렇고, 게다가 할아버지 할머니가 돈이 없으면 손자 손녀들도 찾아오지 않으려고 한다니…. 어떤 은퇴 준비를 해야할까?
아무리 젊고 바빠도 은퇴를 생각하고 준비해야 된다. 은퇴한 후에, 많은 사람들은 허리띠를 조이지 않고 은퇴 전의 생활을 그대로 유지하려 한다. 제일 큰 지출은 모기지이다. 은퇴할 때, 적어도 모기지가 완불되어 있으면 편히 잠잘 곳이라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가정 경제에 관한 클래스를 들었는데, 백만 장자들 중 상당 수는 이혼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혼 수속 중엔 부부가 모아둔 재산의 상당 부분을 변호사비로 쓰고, 이혼의 충격으로 허전함에 낭비벽이 생길 수도 있다.
게다가 미국의 많은 회사들이 연금 제도를 폐지하고, 직원 각자가 은퇴 준비를 하도록 401K 제도를 운영한다. 예를 들면, GE사는 2006년부터 입사하는 직원들에겐 연금제도를 폐지했다. 아무리 적어도, 수입의 일정 부분을 은퇴 준비로 젊을 때 부터 따로 떼어 놓지 않으면 노후엔 서글픔마저 생긴다. 게다가 옷가게 아저씨의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잠도 못자고 한숨을 쉬게 될지도 모른다. 돈은 수중에 있으면 쓰게된다. 안보게 되면 남는다.
2006년 4월 4일자 머큐리 뉴스를 보면, 반 이상의 미국인들은 은퇴 준비로 25000불 미만을 모아뒀다고 한다. 이 통계는 피고용인 베네핏 연구소 (Employee Benefit Research Institute)의 연구 결과를 인용한 것이다. 25,000 에서 49,999불까지를 은퇴 준비금으로 모은 사람은 12%, 50,000 에서 99,999 불 까지 모은 사람은 12%, 11%가 십만불에서 25만불까지를, 그리고 나머지 12%의 사람들은 25만불 이상을 은퇴 자금으로 모아뒀다고 한다. 1991년 부터 시작된 이 연구소의 연구는 다음달 제 17차 보고서를 낼 예정으로 있다.
은퇴한 사람들의 이야기로는 ‘가진 것이라고는 시간 밖에 없다’지만 시간이 많으므로 낭비할 확율이 높아졌음을 알아야한다. 또한 취미 생활이 없으면, 육체도 쉬 늙어진다. ‘돈이 효자’라고 하시던 어머님 말씀이 생각난다.
<폴 손, ktsf@paulsoh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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