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저지의 한 식당에서 프렌치 프라이스를 튀겨내고 있다. 뉴욕과 필라델피아에 이어 뉴저지에서도 전이지방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이 제출됐다.
지나친 사회 이슈화 따른 부작용 지적 잇달아
전문가들 “대체지방 성분도 해롭기는 마찬가지”
건강에 해로운 전이지방(trans fats)을 퇴출하기 위한 식품업계와 요식업계의 노력이 확산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최근 전이지방에 관한 연구 보고서들이 속속 나오고 뉴욕시와 필라델피아 시가 모든 식당음식 조리에 전이지방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례를 통과시키면서 더욱 가속화 되고 있다. 대형 식품회사들은 제품들에서 전이지방을 제거하는 한편 적합한 대체 오일을 찾기 위한 연구와 실험에 몰두하고 있다. 또 맥도널드와 웬디스 같은 대형 요식 프랜차이스들은 전이지방을 사용하지 않고 음식을 조리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데 고심하고 있다.
FDA, 안전등급 문제놓고 고민
비포화 지방기름 사용 급증추세
전이지방이 건강, 특히 심장에 좋지 않다는데는 전문가들 사이에 동의가 이뤄져 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지나치게 전이지방 문제만 부각됨으로써 미국인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다른 식생활의 문제들이 간과되는 경향이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가령 미국인들은 여전히 지나치게 많은 칼로리와 정크푸드를 섭취하고 과일과 채소 섭취를 등한시 하고 있는데 전이지방 문제만 집중 부각됨으로써 이런 문제점들은 묻혀 버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전이지방 사용을 금지하는 것은 좋지만 정작 대체 오일들 역시 건강에 별로 좋지 않은 것들이라는데 심각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노스웨스턴 메모리얼 웰네스 센터’의 영양사 단 잭슨 블래트너는 “오일을 바꾸고 전이지방을 제거한다고 튀긴 음식이 건강음식으로 바로 변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또 ‘미국 심장협회’ 로버트 엑컬 전회장은 “전이지방은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여주고 심장에 해롭기 때문에 이를 제거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전이지방이 가장 나쁜 지방인지 여부는 논쟁거리”라며 유보적인 태도를 보인다. 일부 식당들과 식품회사들이 전이지방 성분의 ‘부분 경화유’(partially hydrogenated oil)를 팜 오일이나 코코넛 오일로 대체하고 있지만 건강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엑켈 전회장의 설명이다. 이런 오일들에도 역시 심장에 해롭고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여주는 포화지방이 많이 들어있다는 것이다. 그는 “심장협회는 전이지방을 포화지방으로 대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표명하는 문제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한다.
전이지방은 우유와 고기 같은 식품속에서 저절로 생성된다. 지난 1897년 과학자들은 식물성 오일에 수소분자를 첨가해 전이지방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는데 전이지방은 식품을 단단하게 만들어 주면서 보관성을 높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 현재 미국인들의 식단에서 전이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은 2.6%인 반면 포화지방은 12%에 달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영양전문가들은 “전이지방 문제가 지나치게 부각되고 있다”는 지적을 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전이지방이 해롭다는 사실이 변하지는 않는다. 마이클 제이콥슨 같은 소비자 운동가는 “전이지방은 가장 해로운 지방”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으며 하버드대학의 월터 윌럿 교수는 전이지방을 “인간의 식생활속에는 자리 잡을 수 없는 신진대사의 독”이라고까지 비판한다.
이렇듯 비난과 눈총의 대상이 되고 있는 전이지방이지만 지난 80년대만 해도 이 지방에 대한 학계의 입장은 호의적이었다. 당시 포화지방의 해로움이 알려지면서 전이지방은 대체 지방으로 광범위하게 사용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어 나온 몇몇 연구에서 “전이지방은 나쁜 콜레스테롤을 높일뿐 아니라 좋은 콜레스테롤을 낮추기도 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천덕꾸러기가 돼 버렸다. 그런 가운데 카놀라, 옥수수, 목화 씨 오일 같은 같은 비포화 지방 성분의 오일들이 건강에 좋다는 연구가 나오자 이런 종류의 오일사용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비포화 지방 사용은 식품업체들에 고민을 안겨준다. 전이지방 성분의 부분 경화유를 사용해야 과자 같은 제품들의 경도와 보관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다른 대체 지방으로는 이런 결과를 얻기 힘들다는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전이지방에 대한 연방식품의약국(FDA)은 아직까지 “일반적으로 안전하다고 인정된다”는 카테고리로 분류하고 있다. 이에 대해 소비자단체들은 FDA에 ‘안전’등급을 취소해 줄 것을 청원해 놓고 있는 상태이다. FDA는 현재 이 청원을 심사중이다.
“새로운 지방 개발에 사활건다”
식품·요식업계 골몰
대형 식품기업들과 요식 프랜차이스들은 전이지방을 빼고 식품을 만들거나 조리하는 방법을 찾아내는데 골몰하고 있다.
‘크래프트’사의 경우 650개의 제품에서 전이지방을 제거하거나 줄이기 위한 광범위한 연구와 실험을 진행중이다. 그 가운데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제품은 오리오 같은 샌드위치 쿠키들. 과자와 가운데 속 등 두 부분의 지방을 손대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약 200회의 실험을 거쳤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 그 결과 오리지널 오리오의 경우 1서빙당 전이지방 2.5그램, 포화지방 1.5그램등 총 7그램의 지방이 들어 있었으나 새로운 오리오에는 포화지방 2그램 등 총 7그램 지방에 전이지방은 전혀 들어있지 않은 제품을 만들어 냈다.
한편 맥도널드의 경우 지난 4년간 전이지방이 들어 있지 않은 튀김용 오일을 찾아 내는데 심혈을 기울여 왔다.
프렌치 프라이스의 맛을 손상시키지 않는 오일을 찾아 내기 위해 그동안 18종류의 오일을 다양하게 조합해 실험해 온 맥도널드는 지난달 “카놀라와 옥수수, 그리고 콩에서 만들어 낸 무 전이지방 오일을 사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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