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말 뉴욕에서 한 대에 수십만 달러하는 페라리가 동이 났던 이유는 월스트릿의 펀드 매니저들 때문이었다. 특히 헤지 펀드 매니저들은 수천만 달러에 이르는 천문학적 보너스를 받아 부러움을 샀다. 헤지 펀드 매니저들은 돈 잘 번다는 펀드 매니저 중에서도 각별하다. 이들에 비하면 피델리티나 T. 로우 프라이스의 일반 주식 펀드 매니저들이 만들어내는 투자실적은 하품이 날정도. 이들은 선물, 외환, 옵션등 다양한 파생금융상품과 숏 세일, 스트래들 등 첨단 투자 기법을 동원하여 공격적 투자를 마다하지 않기 때문에 일반 펀드들과는 비교가 안 되는 높은 투자 수익을 끌어낸다. 일반 펀드 매니저들이 투자시 재래식 무기를 사용한다면 이들은 007 제임스 본드의 비밀 특수 무기를 쓰는 셈이다.
일반 투자자들 파생상품 투자 기법 채용
선물·외환·옵션 등 고수익 고위험 상품 투자
인터넷 정보·ETF 등 다양한 상품 출시 덕분
<일반 소액 투자자들도 헤지 펀드 매니저들의 전문 투자 영역이었던 다양한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추세다>
투자금융세계의 제임스 본드에게만 허용됐던 투자 금융 무기들이 이젠 일반 투자자들에게도 폭넓게 개방되고 있다. 현재 미전국의 많은 일반 소액 투자자들은 헤지 펀드 매니저들에 비해 손색없는 고위험 고이익 투자를 감행하고 있다. 이들은 프로들이 사용하는 투자 기법을 독학하여 프로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고위험 파생 상품 투자에 적극 가담한다. 소위 독학 투자자들(do-it-yourself investor)의 프로 세계 참여는 인터넷으로 정보가 개방되고, 다양한 파생상품들이 개발된 덕분에 가능해졌다.
오하이오주의 한 고등학교 교장으로 근무하다 은퇴한 토머스 스미클러스(55). 그는 전통적인 뮤추얼 펀드의 실적에 만족할 수 없는 사람이다. 그래서 그 자신이 펀드 매니저가 되기로 했다. 그는 열심히 공부를 하여 상당한 투자 실력을 갖췄으며 혼신의 힘을 다해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적극적으로 관리 투자한다. “내 자신 헤지 펀드 매니저처럼 행동한다. 큰 위험도 기꺼이 감수한다”고 그는 자신의 투자 행태를 말한다.
그렇다고 해서 그를 아마추어 조지 소러스라고 부를 필요는 없다. 영국중앙은행을 마비시켜버릴 황당한 꿈도 전혀 갖고 있지 않으며 자신의 작은 포트폴리오를 예측불능의 세계에 전부 던져 버릴 생각도 없다. 단지 맛이 좀 더 강한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싶을 뿐이다. 즉, 주식과 채권에 75%, 투기성 강한 상품에 25%를 투자하는 정도다.
그가 갖고 있는 투기성 상품에는 현재 인기 있는 ETF(exchange-traded funds: 뮤추얼 펀드지만 주식처럼 개별적으로 거래된다)들이 들어있다. ‘iShares MSCI 싱가포르 인덱스’‘클레이모어 BRIC’(브라질, 러시아, 인디아, 중국에 투자한다),‘파워쉐어 워터 리소시즈’(수자원 관리및 서비스 회사에 투자)가 그의 투자 종목이다.
물에 투자하는 ETF는 일반인은 물론 일반 헤지 펀드 전문가들도 거의 알지 못하는 상품. 그는 지난해 유가 급등을 계기로 여러 가지 선물 상품(commodity)에 관심을 갖게 됐고 상품시장을 공부하면서 수자원 관련 기업들을 알게 됐다. 물 관련 기업이라곤 캘곤 정도를 알고 있을 뿐이었지만 연구 조사를 하는 중에 ‘Insituform Technologies’나 ‘Companhia de Saneamento Basico do Estado de Sao Paulo’ 와 같은 관련 분야 회사들을 찾아냈고 이 회사들을 철저 분석했다.
<고위험 투자인 상품시장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도 높아졌다>
예전 같으면 이런 회사는 투자할 생각도 못했겠지만 지금은 ETF가 있어 이런 회사를 알게 됐고 또 투자도 할 수 있게 됐다.
스미클러스는 이젠 프로세계의 맛을 보고 식견도 갖췄지만 아직 사모펀드(private equity fund)에는 접촉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대기업 중역이나 사우디 왕자들, 물러난 외국 대통령들의 투자 영역으로 베팅 머니가 허약한 일반인들에게는 출입이 허용되지 않는다.
그러나 최근 스미클러스는 사모펀드 투자를 권유하는 이메일을 한통 받았다. 전형적인 사모펀드는 아니었고 사기업에 직접 투자하는 상장기업들을 추적하는 레드 락 인덱스를 모방한 유사상품이었는데 이런 추세를 감안하면 머지않아 일반인들이 사모펀드에 투자하는 파생상품도 나올 것이다.
전통적 투자 방식을 이탈한 일반인들의 이런 고위험 투자 추세를 우려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일반 투자자들은 전통적인 투자인 주식과 채권 펀드만 하면 된다. 괴상한 새 상품으로 복잡하게 만들 필요가 없다”고 한 투자전문가는 말한다. “그런 틈새 상품들은 자신의 머리에 총구를 겨누는 자살행위일 뿐”이라고 손을 내젖는 전문가도 있다.
<뉴욕타임스 특약-케빈 손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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