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 병물이라는 상품이 되었던 것처럼 이젠 잠이 상품으로 대두하고 있다. 원래 공짜로 얼마든지 잘 수 있는 잠이 점점 마치 고급 편의시설처럼 마케팅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의 첫 9개월간 미국에서 처방약 수면제의 매출은 약 30억달러에 달했고, 이밖에 필로탑 매트리스, 위치조정 침대, 저자극성 베개, 백색소음 기계, 캐시미어 잠옷 등 밤잠을 더 달게 자게 하기 위한 보조 장비에 쓰인 돈도 20억달러가 넘었다.
<치료사 켄달 이튼이‘옐로’슬립 살롱에서 손님 매릴린 뉴챗에게 손 마사지를 해주고 있다>
처방약 수면제 단잠 보조장비
매년 수십억달러 팔려
스파가 여드름부터 담배중독까지 모든 것을 치료하고 있는 요즘 잠은 2007년에 스파들이 제일 중요하게 여기는 상품으로 대두되고 있다. ‘럭서리 스파 파인더’ 잡지를 발행하는 수지 엘리스는 “잠에 대해 이야기하는 손님들이 많아지고 있고, 잠에 대한 처치를 제공하는 스파들도 늘고 있다”고 말한다. 수면제, 수면 교육 프로그램, 더 좋은 침구류로 수면 환경을 창조하는 스파도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미국 사람들은 과연 그렇게 더 자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일까? 자주 인용되는 통계가 국립보건연구소 산하 국립 수면장애연구소가 내놓은 것이다. 미국인 7,000만명, 그러니까 3명중 1명이 어떤 종류건 수면 문제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건강에 관한 결정은 과학적 근거를 갖고 하라고 주장하는 워싱턴의 비영리단체 건강증진센터가 발행하는 뉴스레터는 그 통계의 신빙성을 반박하고 있다. 청소년기나 갱년기에 가끔 잠이 오지 않는, 인간의 정상적인 컨디션까지 비정상으로 여겼다는 것이다. 하루 이틀 잠이 오지 않는 것까지 크게 잘못된 일로 생각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제약회사들은 인기 수면제 광고비로 작년의 첫 9개월간 거의 3억6,200만달러를 쓰면서 자다가 자주 깨거나 눕자마자 금방 잠들지 않는 것은 약이나 치료가 필요한 증상이라는 생각을 퍼뜨리고 있다.
뉴욕에서 약방을 하는 액사 애비 파지오는 “손님 중 과도한 경쟁 속에 일하는 주식중개인이나 시간에 쫓기는 엄마, 공부하랴 일하랴 정신없는 학생들에게는 잠이 주요 관심사”라면서 사람들이 제일 많이 질문하는 것이 약 처방 없이 어떻게 하면 금방 잠들 수 있느냐 라고 말한다.
25~40세 연령층도
수면장애 도움 호소
마사지-낮잠방 점차 증가
1970년대에는 잠자는데 도움이 필요하다는 손님은 모두 노인들이었는데 요즘은 25~40세 연령층에도 많은, 스스로 수면장애가 있다는 사람들에게 파지오는 처방이 필요 없는 멜라토닌, 잠자기 전에 마음을 가라앉혀줘 푹 자도록 도와주는 라벤더나 카모마일을 포함한 약초제품을 권한다.
유명 화장품회사들도 수면제품들을 팔기 시작했다. ‘도브’는 ‘카밍 나잇’이란 꿀을 섞은 비누와 바디워시 라인을 내놓았고 타겟에서 판매하는 영국 브랜드 ‘부츠’는 ‘슬립’이란 향기요법 라인을 만들었다.
스파들도 이 시장을 놓치지 않고 있다. 스파업계의 파이오니어인 ‘캐년 랜치’는 1995년부터 수면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애리조나주 투산과 매서추세츠주 레녹스의 스파에서 잠을 잘 못자는 원인을 의사와 함께 밝혀낸 다음에 수명 패턴 변화 및 호흡, 명상 또는 시각화를 통해 불안을 감소시키며 향기요법 마사지 같은 트리트먼트도 병행한다. ‘레이크 오스틴 스파 리조트’는 라벤더 기름으로 저녁에 하는 마사지 요법을 제공한다. ‘나잇 나잇’이라는 페이셜도 개발하고 있다.
잠자려고 먼 호숫가 스파까지 갈 여유가 없는 사람들을 위해서 생기고 있는 것이 낮잠 방이다. 지난 1월 맨해턴 미드타운에 문을 연 ‘옐로 살롱’은 7개의 방을 20분, 또는 40분 단위로 빌려준다. 8각형의 방에는 각각 베이지색 가죽 안락의자가 가운데 놓여 있고, 밝기가 조절되는 조명과 잠 오게 하는 음악, 네팔제 캐시미어 담요가 준비되어 있다. 날카로운 신경이 누그러지도록 손이나 발 마사지를 받을 수도 있다. 사용료는 20분 낮잠에 12달러, 마사지는 65달러부터다.
뉴욕에는 이미 2004년에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에 낮잠 방 ‘메트로냅스’가 개설돼 다운타운에 두번째 매장까지 생겼고, 어떤 회사는 직원들이 잠깐 눈을 붙일 곳을 따로 마련해 주기도 한다. ‘옐로’를 개설한 사업가 니콜라스 론코는 낮잠 방이 퇴근 후 저녁 약속시간까지 조금 틈이 난 사람, 나이트클럽에 가기 전 잠시 쉬고 싶은 사람 등에 인기라면서 앞으로 공항, 샤핑 몰, 기차역, 회사 사무실에도 낮잠 방이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낮잠이 과연 밤잠을 잘 못자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지에 대해서는 의사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불면증 환자들을 위한 각종 제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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