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호텔업계의 대부로 불리는 조찬수 회장. 그는 필요한 곳이 있으면 달려가 자신의 성공 노하우를 전하면서 나눔과 공유의 철학을 실천하고 있다.
벌기보다 나누는데 힘쏟는‘호텔왕’
샌디에고 지역에 기반을 두고 호텔 전문 투자그룹을 이끌고 있는 조찬수(56) 회장. 그는 한인 호텔업계의 ‘대부’ 또는 ‘호텔왕’으로 불린다. 그가 직접 소유하거나 공동 투자한 호텔과 모텔이 전국적으로 한때 50여개에 달했고 그 자산 가치만도 억대를 상회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투자 분야의 큰손으로 제이미슨 프라퍼티스의 데이빗 이 회장이 있다면 한인 호텔업계에서는 조 회장이 있는 셈이다. 호텔 투자와 경영 분야에서 신화를 이룬 조 회장을 만나 그의 성공 철학과 나눔의 비전을 들어봤다.
94년 차압 급매물 모텔 인수하며 호텔업계 뛰어들어
철저한 분석·과감한 투자로 수억달러대 자산 일궈
“성공 노하우 숨기지 말고 다른 사람과 나누자” 결심
투자자들에 호텔 골라주고 자금 빌려줘 성공 도와
“우리 한인들이 미국에 와서 어떻게 하면 서로 함께 성공을 나누고 공유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호텔왕으로서 성공 과정이 궁금했던 기자에게 조찬수 회장이 먼저 꺼낸 화두는 뜻밖에도 ‘나눔’과 ‘공유’였다.
조 회장은 전국의 주요 호텔 전문 브로커들이 먼저 찾아올 만큼 주류 호텔업계에서도 인정받고 있는 실력자다. 그러나 자신의 성공 노하우를 결코 숨기거나 감추려 드는 법이 없고 오히려 이를 적극적으로 알리는데 나서고 있다. 받은 만큼 되돌려주고 나누어야 한다는 믿음 때문이다.
그가 이끄는 투자그룹 기독호텔경영자협회(CHOA Hospitality, LLC.)는 40여명의 호텔 소유주 및 투자가들로 구성돼 있다. 그룹의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독실한 크리스천인 조 회장은 ‘신앙’을 바탕으로 ‘함께 나누는’ 성공 스토리를 써나가고 있다.
조 회장의 미국 생활의 시작은 여느 보통 이민자들과 다르지 않았다. 한국에서 대기업에 근무하다 아파트를 팔아 마련한 15만달러의 정착자금만 들고 부인과 자녀 셋 등 일가족이 이민길에 오른 게 지난 92년.
샌디에고 지역에 자리잡은 조 회장 가족은 미국에 오자마자 5만달러를 사기 당하고 한인 운영 모텔에서 당시 초등학생이던 자녀들까지 온 가족이 함께 월 1,000달러를 받고 청소 등 궂은 일을 하면서 살 길을 모색하다 1년여간 기도를 통해 받은 응답이 호텔업이었다고 한다.
우여곡절 끝에 조 회장이 94년 처음 시작한 호텔은 북부 샌디에고 카운티 에스콘디도의 하워드 존슨 모텔. 경기가 좋지 않던 당시 300만달러짜리가 은행에서 70만달러에 차압 급매물로 나온 것을 가지고 있던 10만달러와 사채를 통해 현금으로 사들였고, 조 회장의 운영으로 가치가 다시 뛴 이곳이 바로 조 회장의 성공 신화의 씨앗이 됐다.
운이 따랐던 첫 투자의 바탕에는 그러나 조 회장의 남다른 준비와 노력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는 첫 호텔을 사기 전 1년여간을 호텔 운영에 실패한 투자자들을 찾아다니며 실패 원인을 분석하는 등 공부를 했고 성공한 소유주를 만나기 위해 3개월을 기다린 끝에 조언 한 마디를 듣기도 했다.
첫 호텔에서 마련된 자금을 바탕으로 급매물들을 적극적으로 사들여 보유 호텔수를 늘려나갔고 5년 정도 투자에 매진하다보니 그 가치가 처음 종자돈의 수백배로 불어나는 결과가 됐다.
조 회장은 이렇게 이민 7년여만에 커다란 부를 쌓았지만 혼자만의 성공에 그치지 않았다. “호텔 투자를 시작한 후 5년여간 돈을 벌기는 했지만 혼자 성취하는 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이를 다른 사람들과 나누기로 결심했다”는 게 그의 말이다.
조 회장은 이때부터 호텔 운영과 투자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투자 가치가 있는 호텔을 골라주고 투자 밑천이 부족한 사람에게는 돈을 빌려주기도 하면서 돕는 활동을 시작했다. 실패하면 1년 뒤에 재매입해주겠다는 약속까지 하며 투자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이렇게 조 회장의 지원으로 호텔업에 성공한 투자자들이 모인 게 현재 기독호텔경영자협회의 모체가 됐다. 당시 20만~30만달러로 호텔 운영에 뛰어든 투자자들의 대다수가 지금은 자산이 1,000만달러를 넘는 결실을 이뤘다고 한다. 조 회장이 한인 호텔업계의 대부라는 말을 듣는 것도 이 때문이다.
조 회장이 이끄는 투자 그룹의 성공은 투자 수완도 수완이지만 그만의 투자 원칙을 철저히 지키는 데 바탕을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급매물이나 은행에서 처리하는 매물을 중심으로 저평가된 우량 매물만을 골라 투자한다는 원칙을 지금까지 철저하게 지켜오고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거래를 부탁하러 오는 한인 브로커들에게 자신들의 매물은 외면한다는 오해를 받기도 한단다. 호텔업계의 대부가 치르는 일종의 유명세인 셈이다.
조 회장의 투자 그룹은 최근 보유 호텔들 중에 규모가 작은 모텔급은 절반 정도 매각 정리하고 공동 투자를 통해 네임 브랜드가 있는 대형 호텔 투자쪽으로 방향을 돌리고 있다.
성공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 조 회장은 “99%가 하나님의 은혜이고 내가 한 것은 1%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만큼 신앙의 힘이 그를 이끄는 원동력이 됐다는 말이다.
그의 투자 그룹은 지금까지 호텔 한 곳을 매입할 때마다 선교를 위해 멕시코에 개척교회 하나씩을 건립해오고 있다. 조 회장은 성공의 바탕이 된 첫 번째 호텔을 아직도 운영하고 있는데 “너무나 감사해” 지금도 여기서 나오는 수익의 100%를 모두 선교에 쓰고 있다고 전했다.
조 회장은 “내 분야에서 같은 한인들이 함께 성공할 수 있도록 방향을 이끌어주는 일에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보다 많은 한인들이 주류사회로 진출해 성공하는 꿈을 나누고 싶어서란다. 조 회장은 기회가 되는 대로 호텔 투자분석과 관리에 대한 세미나를 가지고 있고 한 달에 한 번꼴로 교회마다 간증 집회를 다니며‘새 은혜의 물결’이라는 주제로 신앙과 꿈을 전하고 있다.
■조찬수 회장 투자그룹 소유 호텔 현황
아이오와주 르네상스 호텔(시가 3,000만달러)
코네티컷주 크라운 플라자 호텔(매입가 2,300만달러)
LA 라마다 플라자 호텔(매입가 1,100만달러)
플로리다주 힐튼 호텔(매입가 약 3,000만달러)
기타 전국 호텔·모텔 30여개
<글 김종하·사진 이승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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