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이 아픈 크레딧 스위스의 외환거래인 존 프로버트(42)가 뉴욕의 사무실에서 간호사 앨리슨 에인으로부터 치료를 받고 있다.
치솟는 의료비 부담에 견디다 못한 미국의 대기업들이 사무실과 공장 안에 일차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의무실을 열기 시작했다. 직원들이 편리하게, 또 무료 혹은 염가로 건강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이 사내 진료소는 지난 2년 사이에‘도요타’‘스프린트 넥스텔’‘플로리다 파워 앤드 라잇’‘크레딧 스위스’‘펩시 바틀링 그룹’ 등에 새로 생기거나 확장됐다. 30년 전쯤 그 비용효과에 대한 의문 때문에 사라져버린 사내 진료소를 추가 또는 신설하겠다는 회사들도 많다.
무료·염가로 신속 진료, 생산성에도 도움
대기업중 10%정도가 진료서비스 제공
2,000명 회사의 경우 연 200만달러 절약
도요타, 의사·X레이센터·약국까지 갖춰
요즘 생기는 사내 진료소는 고용주들이 외부 의사를 볼 필요가 생기기 전에 직원들을 돌봄으로써 의료보험료를 적게 내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미국의 1,000개 대기업 중 100개 이상이 현재 작업장에서 일차 진료 또는 예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올 연말께 그 숫자는 250을 넘을 것이라고 건강 베니핏 컨설턴트인 데이빗 비치는 추산하고 있다.
이 새로운 사내 진료소는 과거 수백 개의 공장들이 작업 중 부상 치료와 근로재해 보상 처리를 위해 유지하던 클리닉보다 훨씬 좋아졌다. 직원들이 잠깐 들러 건강검진, 앨러지와 독감 예방주사, 임신 검사와 당뇨병이나 천식 같은 만성병에 대한 감시 등을 할 수 있으며, 처방약이 필요하면 바로 다음 날로 사무실이나 공장으로 배달되도록 해주거나 아예 사내에 약국을 차려놓은 회사도 있다.
‘제너럴 모터스’ 같은 회사가 운영하는 구식 클리닉에서도 현재 제공하는 서비스의 40% 정도는 일차 진료 내지는 응급 진료라고 할 수 있지만 이런 곳에서는 직원들을 가정의나 외부 전문가들에게 보내는 것이 보통이다. 반면 새로 생기는 사내 진료소는 가능한 한 외부의 도움을 받을 필요 없이 직원들의 건강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보통 무료이거나 소액의 공동부담만 내면 되는 사내 진료소는 직원들에게는 염가로 신속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곳이다. 또 고용주들에게 사내 진료소는 직원들의 생산성을 높이고 건강보험 부담을 덜 수 있는 곳이다. 2,000명 정도의 직원들을 상대하는 진료소라면 1년에 150만~200만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고 왓슨 와이어트 베니핏 컨설팅사에서 건강보험 전문가로 일하는 비치는 말한다. 당장 종합병원 응급실로 실려 가는 사람과 전문의에게 보여야하는 케이스가 줄어들고 종합병원의 외래 환자로 가다 진료소로 오는 사람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현재 가장 규모가 큰 사내 진료소는 지난 2일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의 새 도요타 트럭 조립공장에 있다. 900만달러를 들인 2만스퀘어피트의 이 메디칼센터는 보통 간호사를 상주시키고 가끔 파트타임 의사를 쓰는 다른 사내 진료소와 달리 2명의 풀타임 의사와 파트타임 의사 1명, 혈액검사 실험실, X레이 센터까지 두고 있다. 도요타는 현재 미국 내 11개 공장에 약국 또는 처방약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새로 생긴 샌안토니오 클리닉은 도요타사 직원 2,000명과 부품업자 및 가족 2,100명이 이용하는데 용역회사 CHD 메리디언의 직원인 의사들은 예방관리에 중점을 둘 예정이다.
그렇지만 간호사 1명과 의사 조수 1명, 파트타임 의사 1명로 이루어진 맨해턴의 투자회사 ‘크레딧 스위스’의 사내 진료소도 많은 직원들의 찬사를 받고 있다. 토요일까지 기다렸다 병원에 가지 않고 일하다 바로 옆방에서 진료를 받고, 약 처방을 받으면 가까운 약방에 가서 사면 되기 때문이다. 또 진료 다음날이면 간호사가 차도가 있는지 염려하는 전화까지 걸어준다.
‘펩시 바틀링’은 전국의 46개 공장과 264개 배급센터 직원 3만3,000명의 기초 건강관리를 위해 현재 15개의 진료소를 갖고 있으며 앞으로 2년 이내에 15개를 더 만들 예정이다. 펩시의 사내 진료소는 앨러지 주사나 처방약뿐만 아니라 체중감소나 금연 같은 서비스들을 모두 무료로 제공한다.
1998년부터 8,000명의 직원들에게 무료 클리닉을 제공해온 샌디에고의 와이어리스 테크놀러지 회사 ‘퀄컴’은 현재 진료소 면적을 거의 3배로 확장했고 외부 용역사를 기용해 진료시간도 연장했다. 곧 약국도 추가할 이 회사는 직원들, 특시 수천명에 달하는 엔지니어들의 이직을 막기 위한 방법으로 클리닉과 기타 건강관련 서비스를 이용해 왔다.
사내 진료소는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회사도 많지만 점점 더 많은 회사들이 외부업체에 용역을 주고 있다. 현재 클리닉 아웃소싱 회사로 제일 큰 것은 ‘CHD 메리디안’이고 이밖에 ‘호울 헬스 매니지먼트’ ‘컴프리헨시브 헬스 서비시즈’ ‘IMC 헬스케어’ 등이 있는데 모두 일차 진료 및 기타 서비스를 제공할 진료소를 새로 꾸며달라는 고용주들의 주문이 밀려 있는 상태다.
현재 수십 개의 사내 진료소를 운영중인 ‘컴프리헨시브 헬스 서비시즈’의 스튜어트 클락 부사장은 그동안 훈련 및 안전공학의 도입으로 작업장이 훨씬 안전해짐에 따라 요즘은 독감 예방주사나 만성병, 체중 관리와 흡연 같은, 직무와 관련 없는 문제들로 진료소를 찾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한다.
‘플로리다 파워 앤드 라잇’의 건강 베니핏 매니저 앤드루 사이벨리는 호울 헬스가 운영하는 사내 진료소에 들이는 돈 1달러당 1달러50센트를 회수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는 똑같은 서비스를 회사 건강보험으로 의사에게서 받았을 경우 직원이 외부 의사를 찾아가느라 들이는 시간의 가치까지 합해서 따졌을 경우를 말한다.
큰 보험회사들은 이처럼 늘어나는 사내 진료소가 장차 위협적인 경쟁자가 될 가능성도 있으므로 예의 주시하고 있다. ‘시그나’의 경우 코네티컷주 블룸필드와 필라델피아, 피닉스에서 자사 직원들을 위한 사내 진료소도 운영하고 있으며 ‘애트나’는 큰 고객 회사들이 사내 진료 프로그램의 확대할 때 자기 회사의 건강증진 및 만성병 관리 프로그램과 긴밀하게 연계시키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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