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롱비치 베텔 노인, 연 3개 12 시간 날려 세계기록
국제 연날리기 축제 명물…영화 3편 만들어지기도
어느 곳에나 터주대감이 있고 각 분야마다 권위자가 있게 마련이다. 국제 연날리기 축제로 유명한 워싱턴주 서남단의 롱비치 해변에도 연의 달인이 있다.
올해 80세인 레이 베텔 노인은 지난 4반세기 동안 한해도 거르지 않고 해마다 연날리기 축제에 참가해 독특한 묘기로 수천 관중의 탄성을 한 몸에 받아오고 있다.
베텔 노인은 다른 연날리기 행락꾼들과 쉽게 분간된다. 늘 벌거벗고 지내므로 상반신이 햇볕에 검게 탔고 주름살이 깊게 패인 얼굴도 바닷바람에 찌들었기 때문이다. 세 개의 황조롱이 연을 동시에 날리는 사람을 찾는 것도 그를 분간하는 요령이다.
베텔 노인은 단순히 연을 하늘에 띄우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 그가 날리는 세 개의 연은 마치 시페어 축제의 블루 에인젤스 비행 편대처럼 일사불란하게 곡예를 펼친다. 어린 아이의 연이라도 그의 손에 들리기만 하면 멋지게 재주를 부린다.
밴쿠버 BC 태생인 베텔 노인은 지난 1994년 축제에서 세 개의 연을 12 시간이나 쉬지 않고 동시에 날려 자신의 종전 세계기록을 경신했다. 손이 둘 뿐이므로 세 번째 연은 뒤꽁무니에 매달아 9시간을 날린 후 벼락같이 화장실에 다녀와 3 시간을 더 날렸다.
축제 때마다 전 세계에서 수백, 수천 명의 호사가들이 몰려와 제각각 연을 날리느라고 아우성치며 부산떨지만 베텔 노인은 전혀 흔들림이 없다. 귀머거리이기 때문이다.
13년 전 희귀 바이러스 에 걸려 하룻밤 새 귀가 멀었는데 베텔 노인은 그것이 오히려 전화위복이라고 했다. 보통사람은 정신 집중력이 75%지만 자기는 101%라는 것. 그뿐 아니라 여자들로부터‘안돼요’라는 말을 듣지 않아 좋다고 베텔 노인은 농담을 했다.
지난 16년 간 베텔 노인은 유럽과 아시아 각국 및 뉴질랜드의 연 날리기 축제에 초청 받아 참가했다. 특히, 그를 주제로 한 단편영화가 3개나 제작됐는데 그 중 하나는 2005년 트리베카 영화제에서 최우수 단편영화로 선정되기도 했다.
직업이 없어 맥도널드 햄버거도 사먹기 어려운 형편인 베텔 노인에게는 축제 회사 같은 공식 후원자 외에 개인적으로 성심성의 돕는 팬이자 친구들이 여섯 명 있다. 이들은 수년 째 롱비치 해변에 부스를 차려놓고 베텔 노인의 사진 액자, DVD, T-셔츠 등을 팔아 그의 여행경비를 보태주고 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