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해턴의 분류시설에서 우체국 직원 게이로드 브라운이 소포들을 싣고 있다.
워싱턴 연방우정국 본부에서 포즈를 취한 소포서비스 매니저 제임스 코크란.
인터넷 덕분에 우체국 ‘햇살’
전자 상거래 늘며 소포 하루 수백만개 취급
편지발송 수익 감소분 너끈히 메우고도 남아
최근 라스베가스에 1만5,000명의 ‘e 베이’ 열성파들이 모인 컨퍼런스의 중심 스폰서는 바로 연방 우정청이었다. “저는 ‘e 베이’ 커뮤니티 전체에 드릴 말씀이 딱 한가집니다”라고 말을 꺼낸 존 포터 우정청장은 “우리 우정청은 여러분을 사랑합니다. 물건을 사는 분, 파는 분을 모두 사랑합니다. 우정청을 통해 물건을 발송해주셔서 감사합니다”고 연설했다.
사람들이 친필 편지나 카드 대신 e 메일과 e 카드를 보내고, 청구서 지불이나 세금 보고도 온라인으로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우체국은 고리타분하고 김빠진 구식의 상징으로 비춰지기 시작했으나 실상은 인터넷 덕분에 회생하고 있다. 너무나 간절히 필요로하던 수입원이 생긴 것이다. 마우스 클릭 몇번으로 시작해 며칠 지나면 고객의 집 문앞에 당도하는 소포를 하루에도 수백만개씩 취급하고 있는 것이 우체국이다.
2005년에 연방우정청이 카드나 편지 같은 퍼스트 클래스 우편물로 벌어들인 돈은 여전히 우정청 전체 매출 666억달러의 반 이상을 차지하지만 2004년에 비해 거의 1%나 감소했다. 그렇지만 작년에 거의 30억건이나 취급했던 소포로 인한 수익이 2.8%나 증가한 86억달러에 달해 그 감소분을 보충해 줬다.
그 소포중 몇개가 온라인 주문인지는 말할 수 없지만 우체국 관계자들은 전자상거래에 많은 크레딧을 주고 있다.
“6년전에는 인터넷이 우체국에 암운을 드리울 것이라고 지적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지나고보니 인터넷이 우체국에 새로운 일거리를 몰아줬다”고 우정청의 소포담당 매니저 제임스 코크란은 말했다.
온라인 샤핑의 혜택은 ‘페덱스’ ‘D.H.L’‘UPS’등도 함께 누리고 있다. “소포배달업을 하는 회사들은 모두 전자상거래의 덕을 확실히 보고 있다”고 시애틀의 항공컨설팅회사 에어 카고 매니지먼트 그룹의 프로젝트 디렉터 로버트 달은 말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절실히 새로운 비지니스를 필요로 했던 우정청은 현재 전자 상거래의 거대업체들과 긴밀히 협업하고 있다. 1998년 초부터 엄청난 배송량을 처리해야했던 아마존 닷컴의 경우 창설자 제프 베조스가 당시 연방 우정청장이던 윌리암 헨더슨을 만나 의논했다. 아마존 닷컴 대변인 패티 스미스는 “우리가 소포를 발송하는데 우정국의 도움만큼 중요한 것도 없다”고 말했다.
웹사이트를 통해 DVD를 대여하는 ‘넷플릭스’ 역시 우체국에 크게 의존하기는 마찬가지라 최고운영자 자리가 비었을 때 일반 병참 전문가가 아니라 우편물이 어떻게 배달되는지에 대해 속속들이 알고 있는 사람인 전직 우정청장을 고용했다. 매일 140만장의 영화 DVD를 부치는 ‘넥플릭스’는 올해 우표값만 3억달러쯤 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넷플릭스’의 리드 헤이스팅스 사장은 “우리 회사의 우편물 양을 보고 별것 아니라고 생각할 사람은 세상에 헨더슨씨 단 한명 뿐일 것”이라고 말한다.
‘넷플릭스’에 취직한 이후 헨더슨은 이 회사로 하여금 우체국이 우편물을 미리 분류해서 부치는 회사에 제공하는 할인 혜택을 이용하게 했고, 전국에 산재한 40개의 발송 공장을 모두 우정국의 우편물 분류 센터 인근으로 옮겨 효율을 개선시켰다.
우정청에 제일 큰 힘이 된 것은 뭐니뭐니 해도 온라인 장터 ‘e베이’다. 물건을 파는 사람들이 연간 수백만개의 소포를 발송하므로 “운송은 e 베이에서 거래하는데 너무 너무 중요한 부분”이라고 라스베가스 컨퍼런스에서 포터 우정청장을 관중들에게 소개한 멕 휘트먼 ‘e 베이’ 회장은 말했다. 포레스트 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올해 우송을 요하는 온라인 매출은 작년에 비해 20%가 증가한 1320억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포터 청장에 따르면 ‘e 베이’ 발송자들은 지난 2004년에 우정청이 이 회사와 함께 일하기 시작한 이후 10억달러어치 이상의 우표를 구입했다. 포터 청장은 우정청이 제공하는 것과 인터넷 회사들이 도모하는 일 사이에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하는데 그 시너지 덕분에 우정청과 e 베이는 모두 혁신됐다. 소포 하나 부치려면 귀찮게도 동네 우체국에 가서 줄 서서 기다려 무게를 달아야 했지만 2004년 말에, 무조건 8달러10센트인 단일요금으로 부칠 수 있는, 하드커버 책 5권을 넣을 수 있는 크기의 상자가 나옴으로써 문제가 해결됐다. 우정청 웹사이트를 보면 소포를 부치는 사람이 이용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종류의 서비스가 소개되어 있다.
우체국은 인터넷 상거래 소포배달 하나로 다른 분야에서 모자라는 부분을 메울 수 있을까? 포터 청장은 낙관적이다. 우체국 역사를 살펴보면 전보, 전화, 팩스 기계등 새로운 통신 수단이 나올 때마다 위협으로 여겨졌지만 미국 사람들은 언제나 우편제도를 이용할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 왔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 특약-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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