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빗 이 회장이 자신의 사무실에서 윌셔가를 배경으로 선 채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서준영 기자>
“숫자에 근거해 투자 … ‘버블 붕괴’ 걱정 없다”
부동산 신화 배경과 비전 일문일답
데이빗 이 회장은 원칙주의자로 통한다.
아직도 의사 명함을 가지고 다닐 정도로 의사처럼 냉정하다. 사업을 시작한 이후부터 머리속에는 항상 사업 한가지만 생각한다고 한다. 빠른 두뇌회전에다 타고난 사업감각으로 모든 것을 숫자로 판단한다. 이 회장이 대형 빌딩을 고르는 원칙도 오직 숫자다.
“감정적인 판단은 절대 하지 않습니다. 많은 투자가가 있고 비즈니스인 만큼 숫자를 바탕으로 매입여부를 결정합니다” 이같이 숫자로만 판단하는 버릇으로 종종 지인들로부터 많은 오해를 받기도 받는다.
현재 그가 대표로 있는 제이미슨 프라퍼티스가 소유한 건물은 남가주 지역에만 94개. 텍사스주 등 타지역까지 합하면 100여개가 넘는다. 10층이상의 고층 빌딩만 70여개가 넘고 LA 다운타운의 1억5,000만달러 규모의 캘리포니아 마켓센터를 비롯한 대형 샤핑센터도 5개가 넘는다. 대형 병원용 건물도 17개를 소유하고 있다. 그가 보유하고 있는 건물의 연면적만 2,000만 스퀘어피트. 전문가들은 전체 재산가치를 정확히 계산할 수는 없지만 무려 30억달러는 족히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래서 그는 한인사회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중의 하나다.
그는 최근부터 나온 부동산 버블 지적과 함께 제이미슨 프로퍼티의 신화가 무너지지 않을까하는 우려에 대해 “걱정 없다”고 잘라 말한다. “임대 수익, 현금흐름, 대출 이자 등 숫자를 보고 매입한 것이다. 부동산 값이 떨어지더라도 수익이 나면 된다”며 일각의 부동산 버블에 대한 우려를 일축했다.
“투자자 총 120여명 건물마다 구성 제각각
아직은 시작 단계 좋은 매물 계속 살것
입주자 불만 경청 노후빌딩 전반적 수리 ”
-현재 소유한 건물은 정확히 몇 개나 되는가
▲회사 내부 문제다. 정확하게 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대략 10층 이상의 대형빌딩이 76개, 병원건물이 17개, 샤핑센터 5-6개 정도가 된다.
-구입하는 모두가 대형 빌딩이다. 투자원칙은 무엇인가
▲우선 숫자를 본다. 임대수익, 대출이자, 현금유동성, 현재가치, 잠재력 등 고려하는 수많은 숫자가 있다. 많은 한인들이 감정에 의존해 투자하는데, 좀더 냉정해져야 한다. 나도 부동산에 많이 투자하지만 한인들이 무조건 부동산에 집중시킨다. 분산 투자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한다.
-레버리지를 이용한 투자로 짧은 기간에 사업이 확장됐다. 최근 부동산 버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부동산 버블로 인한 도미노 현상으로 제이미슨 프라퍼티스사의 부동산 신화가 무너지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도 있다.
▲부동산 버블에 대한 우려는 없다. 내가 숫자를 보고 투자하는 것도 바로 이런 것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이자율인데 금리인상을 예상해 지난해 모든 건물의 모기지를 향후 10년간 고정으로 전환했다. 제이미슨은 매매차익을 노리지 않고, 임대수입에 기반 한 장기투자를 하고 있다. 입주율이 70% 이상만 유지해 주면 부동산 경기 하락과 상관없이 운영이 가능하다. 현재 제이미슨 빌딩의 평균 공실률은 5∼6% 밖에 안 된다. 많은 건물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해 렌트를 낮게 책정할 수 있고, 부동산 붐으로 고층빌딩의 콘도 전환이 늘어 LA지역 사무 공간이 10% 줄어든 것도 우리에게는 좋은 소식이다. 건물마다 투자자가 다른 개별 LLC이기 때문에 도미노 현상은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
-투자자는 어떻게 구성돼 있나? 한국자금이 유입된다는 소문도 있다.
▲전체 투자자는 120여명 정도가 된다. 각 건물마다 투자자가 다르다.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5∼6명의 타민족을 제외하면 모두 한인 의사나 사업가들이다. 네트웍을 통해 투자 자본을 모으기 때문에 한국에서 유입된 자본은 없다. 개별 투자자들이 개인적으로 한국에서 자본을 끌어올 경우 그 내용을 확인할 방법은 없다.
-향후 투자계획은
▲제이미슨은 이제 시작 단계다. 최근 부동산 경기는 안 좋지만, 가치 있는 좋은 매물만 나오면 지속적으로 투자할 예정이다. 많은 사람들이 부동산 투자적기에 대해 질문해오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지금은 투자의 적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만약 투자를 한다면 고정으로 해야한다. 장기적으로 보면 공사비가 계속 늘어나기 때문에 언젠가는 가격은 오른다.
-제이미슨 프라퍼티스사가 빌딩을 매입한 이후 ‘관리가 부실해졌다’며 입주자들의 불평이 많다. 이에 대해 알고 있는가.
▲일부 알고 있다. 테넌트에게 최고의 오피스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청소, 엘리베이터 유지보수, 방범, 주차장 관리 등은 미국 내 굴지의 전문 회사와 계약해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속적으로 엘리베이터와 냉난방 설비 등을 최신 시스템으로 교체하고 있다. 시간이 걸린다. 현재 빌딩 업그레이드 기간이다. 테넌트들이 이해해 주면 좋겠다. 문제 발생시 매니저에게 연락하면 즉시 문제를 시정하겠다. 주차장에 감시카메라가 없는 곳은 감시카메라를 설치하고, 엘리베이터 교체에 필요한 전문 인력도 증강하겠다.
-최근 엘리베이트 사고에 대해 알고 있는가.
▲노후 빌딩이 가지고 있는 일반적인 문제다. 엘리베이터의 평균 수명은 30년으로 생각하는데, 한인타운에는 1970-1980년대에 지은 빌딩이 많아 계속해서 엘리베이터를 교체하고 있다.
-한인사회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성공한 만큼 한인사회를 위한 봉사도 필요하다고 보는데.
▲한미박물관 후원을 비롯 USC 한국학 연구소 기금 제공, 한미연합회, 한인청소년회관 등 청소년 단체, 문화단체 등에 나름대로 크고 작은 봉사를 해왔다. 다만 개인적인 성격 때문에 나서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별로 알리고 싶지는 않다. 한인사회 봉사에 더 노력하겠다. 투자자의 이익을 위해 좋은 투자를 하고, 테넌트들이 일하기 좋은 빌딩 환경을 만드는 데 더욱 집중하겠다.
■데이빗 이 회장은
94년 투자 시작… 최근엔 은행도 설립
제이미슨 프라퍼티스 데이빗 이 회장은 51세로 한국명은 이용일. 경기고를 다니다 가족과 함께 71년 미국으로 이민왔다. 노스웨스턴대 의과대학을 졸업해 의사가 된 뒤 LA로 와 UCLA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취득한 특이한 경력을 갖고 있다. 이후 샌퍼난도 밸리에서 병원을 개업해 일반외과 전문의로 활동해오다 1994년 주변의 투자자들과 함께 제이미슨 프라퍼티스를 설립해 부동산 투자에 뛰어들었다. 회사명은 딸 이름인 제이미(Jamie)와 아들(son)을 합성해 만든 것. 비즈니스 전문 은행인 ‘프리미어 비즈니스 은행’ 설립을 주도해 지난 25일 은행을 오픈, 이사직을 맡고 있다. 이 회장은 부인과 사이에 3남1녀를 두고 있으며 베벌리힐스에 거주하고 있다.
<이의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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