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선거에서 연방하원 탈환노리는 민주당
교육 좋고 안전한 교외지역에 이민자 유입 ‘호재’
도심서 80마일 경계로 안쪽은 민주, 밖은 공화 지지
시애틀 교외 밸리뷰 선거에 부시 대통령도 큰 관심
중간선거가 다가오면서 양당이 전략수립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교외지역과 교외에서 더 떨어진 준 교외지역 주민들을 표심을 사로잡기 위해 초긴장 상태에 있다. 도심 외곽지역은 그 동안 주로 공화당이 제대로 활용했다. 도심에 이민자들이 많이 거주해 민주당이 상대적으로 우세했다면 교외지역은 공화당이 강했다. 그런데 민주당이 공화당의 ‘텃밭’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도심에서 살던 이민자들이 교육이나 안전 등을 고려해 서서히 외곽지역으로 주거지를 바꿨기 때문이다. 외곽지역에도 민주당에 우호적인 입장을 갖고 있는 유권자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준 교외지역에서는 아직도 공화당의 입지가 단단하지만 교외지역에서의 승부는 민주당으로서 해볼 만하다.
일례로 민주당은 이번 연방하원선거에서 워싱턴 레이크를 사이에 두고 시애틀과 마주한 교외지역 벨리뷰의 10만7,000여 주민들을 상대로 ‘표심잡기’ 묘책에 열중하고 있다. 이 곳은 그 동안 줄곧 공화당 마당이었지만 아시안 이민자들과 은퇴자, 그리고 싱글들이 유입되면서 민주당이 고개를 들고 있다. 공화, 민주 어느 당도 자신할 수 없는 처지이다.
공화당의 현역 데이브 레이처트 의원과 민주당의 달시 버너가 진검승부를 보일 격전지다. 올해 35세의 버너는 마이크로소프트 전 직원으로서 정치신인이다. 부시 대통령까지 이 선거에 관심을 갖고 지원책을 강구하고 있을 정도이다. 양당 모두 교외지역에서의 선거가 치열한 싸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들 주민은 양당이 첨예한 이견을 보여 온 동성애 결혼, 낙태 등 문화적인 이슈에 대해 별 관심이 없다. 이 보다는 안전, 교육,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다. 다시 말해, 특정 정당에 대한 맹목적인 충성심을 희박하다는 것이다. 교외지역에 마당이 넓은 주택에 사는 사람들은 거의 공화당에게 표를 주었지만 이젠 그렇지 않다.
백인 위주의 주민구성이 이민자들의 대거 유입으로 다양화했고 이들의 성향은 당연히 공화당 일변도가 아니다. 오히려 민주당에 더 호의적이다. 그러니 공화당이 무척 신경을 쓰고 있는 반면 민주당은 다시 의회를 장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여기고 있는 것이다.
선거구는 주 의회에 의해 획정되기 때문에 주 의회를 장악한 당에 유리하게 마련이지만, 이번에 치를 선거에서는 오래된 교외지역 뿐 아니라 새로 생긴 교외선거구들이 있어 선거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 버지니아 테크의 메트로폴리탄 연구소의 로버트 랭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교외 지역이 주민들로 북적대면 댈수록 민주당에 유리하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주거지가 넓고 집들이 크고 신흥개발단지일 경우 공화당에 우호적이다.
지난 2004년 대통령 선거결과를 분석해 보면, 대도시 바로 바깥 교외에서는 민주당 후보가 58%를 득표했다. 그 바로 다음 외곽지역의 경우 민주당 득표율이 51.9%로 나타났다. 그런데 도심에서 약 80마일 정도 떨어진 먼 교외지역에서는 공화당이 56.6%를 차지했다. 그리고 도심에서 가장 먼 준 교외지역주민의 62.3%가 부시 후보를 지지했다. 도심에서 가까울수록 민주당을, 멀수록 공화당을 지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랭 박사에 의하면 이러한 경향은 민주당을 지지하는 주나 공화당을 지지하는 주나 별반 다르지 않다. 공화당을 지지하는 주라고 해도 도심에서 가까운 교외지역에서는 민주당을 선호하고, 반대로 캘리포니아와 같이 민주당을 지지하는 주라고 해도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교외지역 주민들은 공화당 후보에게 표를 던진다는 뜻이다.
특히 이번 중간선거에서 15석을 추가해 연방하원을 장악하겠다고 벼르는 민주당 측은 랭 박사의 연구결과에 흥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인구 구성과 표가 반드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이슈도 중요하다. 그리고 현직에 대한 프리미엄을 무시할 수 없다.
시애틀 인근 밸리뷰 지역구 연방하원의원인 공화당의 레이처트는 교통문제에 치중한다. 전쟁과 같은 굵직한 이슈도 다뤄야 하지만 교통체증에 시달리는 주민들에게 교통문제 해소만큼 절실한 게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와 곁들여 갱 범죄와 학교안전도 다룬다. 이념보다는 주민들이 피부로 느끼고 필요로 하는 이슈를 집중적으로 다루겠다는 전략이다. 민주당이 인구 구성과 전통적인 투표 패턴에만 의존하는 선거 전략을 짤 경우 낭패를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인구와 투표패턴을 무시할 수는 없다. 시카고 교외지역 출신 16선 의원인 공화당의 헨리 하이드가 은퇴를 할 계획이다. 이 빈 자리를 민주당 후보가 채울 가능성이 있다. 아직은 공화당이 우위를 점하고 있으나 도심 인근의 인구밀집 지역이라 민주당 지지자가 계속 늘고 있는 까닭이다.
<뉴욕타임스특약-박봉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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