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들 지금 ‘고민 중’
종교 바꾼 사람의 40%가 “교회와 이견 때문”
보수적인 가톨릭 완강, 개신교회도 대부분 “NO”
노예해방·여성권익 운동 이어 세 번째 빅 이슈
지금은 불가능, 다음 세대나 가야 교회에 변화 가능
일요일이면 크리스천들은 동성애 문제를 두고 어정쩡해 진다. 동성애자든 아니든, 진보적이든 보수적이든 교회의 입장에 동의하지 않는 신자들은 참으로 난처한 처지에서 고민한다. “교회를 떠나야 하는가?” “교회가 신자들을 이미 떠난 게 아닌가?” “교회가 진정 신을 발견할 장소인가?” 라는 근본적인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지는 신자들도 있다.
가톨릭교회는 비교적 보수적이다. 동성애 이슈에 대해 틈을 보이지 않는다. 개신교도 이 문제를 놓고 뜨거운 논의를 벌인다. 개신교 지도자들은 동성애 성직자, 교회 내 동성애 클럽 등 민감한 이슈에 대해 난상토론을 벌인다.
교회 지도자들은 고민하는 신자들에게 솔로몬의 지혜를 내려주지 못하고 있다. 신자들도 나름대로 동성애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고 극복해야 할 지 고민 중이다. 동성애자든 아니든 대다수 신자들은 동성애 문제를 흔쾌히 논의하고 유연하게 대하며 성경에 나오는 사랑의 자세를 견지하려 한다.
교회에 계속 다니면서 자신들의 생각과 다른 교회의 가르침에 대해서는 애써 눈을 감고 귀를 막으면서 모른 채 지나가려는 태도가 역력하다. USA투데이와 갤럽의 합동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72%는 평생 같은 종교를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성애자인 브라이언 플래니건(28)은 지금까지 줄곧 가톨릭 신자이다. 교회가 동성애를 비난하고 있지만 플래니건은 개의치 않는다. 신학공부를 하고 있는 플래니건은 “내가 추구하는 것은 가톨릭교회가 예수 그리스도와 신에 대해서 어떻게 가르치는가 하는 점이다”고 했다. 동성애에 대한 교회의 비난은 자신의 목표에 별 중요한 이슈가 아니라고 했다.
또 이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15%가 종교를 바꿨다고 답했다. 종교를 바꿨다고 한 응답자 가운데 40%가 교회의 가르침과의 이견을 가장 중요한 이유로 꼽았다. 응답자의 24%는 교회와의 이견이 종교를 바꾼 중요한 이유는 아니라고 했다.
조 허드슨(52)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레즈비언이라는 이유로 연합감리교회로부터 축출됐다. 장로가 되기 며칠 전이었다. 허드슨은 지금 전국 최대 규모의 동성애자 교회인 연합그리스도교회 목사로 활동하고 있다. 한편, 응답자의 10%는 특정 공동체에 속하지 않고 스스로 영적인 삶을 추구하고 있다.
뚜렷한 입장을 취하지 않은 많은 신자들은 고민에 빠져 있다. 교회를 옮긴 신자의 26%는 교회의 행동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다고 했다. 약 25%는 신앙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지만 교계 지도자들이 티격태격 싸우는 모습에 인상을 찌푸린다.
건축가 짐 컬리언(52)은 보스턴에 있는 유서 깊은 개신교 감독파의 트리니티 교회가 자신과 같은 동성애자들의 권익보호를 외면한 점에 상처받았다. 바바라 테일러(55)는 “사람들이 자신의 신앙을 지키려 할 때 다른 사람에 대해 가장 나쁘게 행동한다”고 지적했다.
예수회 성직자인 제임스 마틴은 “동성애 가톨릭 신자들은 교회가 동성애를 반대하는 것에 대해 소극적인 자세를 취한다. 덜 중요한 이슈로 여기고 변화를 기대한다. 특정 행정부의 외교정책에 반대하면서도 미국인이라는 데 자부심을 갖고 인내하는 격”이라고 설명했다.
1840년대에는 노예문제로 나라가 한바탕 소동을 겪었다. 1960년대와 1970년대에는 여권신장이 핫이슈였다. 그리고 1990년대에서 지금까지 동성애자들의 권익 문제가 사람들의 마음에 크게 자리하고 있다. 흑인, 여성, 동성애자는 시대별로 명망 있는 신학자들에 의해 모두 동일시됐었다.
장로교연합회장을 지낸 잭 로저스 목사는 “그들은 모두 신에 의해 저주받은 인간으로 여겨졌다. 도덕적으로 열등하고 죄가 많아 벌을 받아 마땅한 존재로 간주됐었다”고 설명했다.
이제 시간이 흘러 대다수 교회들은 피부색이나 인종, 성별에 따른 차별에 반기를 들고 있지만 유독 동성애 부분만큼은 완고한 입장이다. 물러설 줄 모른다. 가톨릭, 남부침례교, 몰몬교, 루터교 등 미국의 중추적인 교단이 동성애를 죄로 공표했다. 양보할 기미가 전혀 없다. ‘변화란 단어는 우리의 사전에 없다’는 자세다.
동성애에 대한 교회의 입장 변화는 다음 세대에 가서나 현실화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지금은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연합감리교회는 지난해 여름 진실한 크리스천은 동성애에 대해 교회와 다른 의견을 가져선 안 된다고 밝혔다. 이 이슈는 2008년 다시 논의될 예정이긴 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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