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민과 한국정부, 미주동포들은 이번의 북한 미사일 발사사태를 국가적 안보위기 상황으로 혼선없이 받아드려야 마땅하다. 새삼스럽게 이같은 주장을 하는 이유는 우리 동포사회에서도 안보불감증 내지 사태오판 등의 일부 견해가 의외로 많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이같은 안보불감증 견해는 6.25의 쓴맛을 경험하지 않은 신세대(전후세대) 연령층에서 아무래도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안보불감증이라고 표현하기보다는 안보위기의식 소화부전증으로 불리는 것이 마땅할, 판단기반이 갖춰져 있지 않는 젊은 동포들도 많이 있다.
남북한으로 불리는 조국의 현실을 잘 알지 못하는 이들 젊은 세대들이 사태를 파악할 수 있는 지식이 없기 때문에 혼란감각이 생긴다면 이 또한 잘못됐다고 몰아세울 수 없다는 점을 부인하지는 않겠다.
그러나 조국의 현실이 염려스럽다고 봐야되는 진실이 엄연히 존재한다면 기성세대는 후손들에게 잘못된 판단이나 인식이 생기지 않도록 바로 잡아줘야 할 책임이 있다.
기성세대의 이같은 책임의식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청되는 시점이 바로 이번, 북한 미사일 발사사태라고 말하고 싶다. 말은 쉽지만 어떻게 조국의 현실을 올바르게 인식시킬 수가 있는가 여부는 사실 너무나 어려운 문제이다. 하지만 우리는 어렵다고 해서 어물쩡 물러설 수만은 없다. 외면하거나 한탄만 하기에는 오늘날 조국의 현주소가 너무도 살얼음판이기 때문이다.
원인적 문제는 안보의식 결여가 젊은 세대만이 아닌 한국정부 최고 책임자들 속에서도 있다는 점이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 준비를 끝내고 원료주입을 완료, 공해 상선공용 주파수를 통해 5일 새벽 0시부터 11일까지 일본 나카타현 북서쪽 8백킬로미터 지점 일대에 선박항해를 피해달라며 미사일 발사계획을 사실상 공개했는데도 한국정부는 이를 남의 일처럼 적당히 대처했다는 비난여론이 높다는 점을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청와대 고위당국자는 국제적 정보통이 미사일 발사 상황으로 분석, 대처방안 마련에 이미 나서고 있는 시점에서도 미사일이 아닌 위성 발사일 수도 있다는 한심한 발언조차 나온 대목도 있다.
어디 이뿐인가? 발사직후 일본 NHK 국영방송은 월드컵 중계방송 화면 가장자리에 자막으로 미사일 발사사태를 첫 보도, 이후 축구중계방송을 중단하고 북한 사태를 방송했다.
반면에 한국방송은 KBS, MBC, SBS 등 모두가 월드컵 축구방송을 하고 있다가 뒤늦게 자막처리로 미사일 발사 상황을 몇회 내보냈을 뿐 끝내 축구방송을 계속했다고 전해진다.
국가적 안보위협상황으로 판단한 일본은 막대했던 월드컵 축구중계의 이익을 포기, 북한도발상황을 국민앞에 알리는 방송에 나섰다. 일본보다 더 큰 직접 위협 피해당사자인 한국은 국가안보보다는 돈을 선택, 축구 중계에 열을 올렸다니 이 어찌 한심하다 안할 수 있겠는가?
정부와 주요언론이 국가비상사태를 맞아 취했던 이같은 행동으로 보아 그동안 그들의 대북정책 및 안보의식에 얼마나 큰 구멍이 뚫려 있었을 지는 너무도 뻔하게 느껴진다.
정부의 애매모호한 대북정책이 결과적으로 국민안보의식을 혼란시켰다고 결론을 내려야 한다. 이렇게 보았을 때 그동안 한반도에서 전해진 맥아더장군 동상 철거 소동이나 6.25 동란이 민족의 해방전쟁였다는 대학교수의 공개발언 주장, 수많은 전후세대들에게 달콤하게 퍼졌던 민족공존 명분론 내지 친북반미사상이 발생하게 된 원인이 비로소 확실하게 이해가 가게 된다.
우리는 여기서 놓치지 말아야 할 관점이 있다. 분단된 조국의 현실에서 전후세대 하나를 놓고 볼 경우에는 이들 젊은 세대는 남한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북한에도 있다는 점이다.
북한의 젊은 세대들은 아직도 사상적 무장이 확고하게 되어 있지만 유독 남한에서만 반미, 좌경 분위기가 득세되고 있다는 현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새삼 이데올로기를 논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조국의 분단, 대치 현실을 말하고 있는 것일 뿐이다. 남한에 비해 북측의 일관된 사상적 무장의 원인은 이들 젊은 세대들을 해당 위정자들이 어떤 정책으로 어떻게 정신훈육 시켰느냐에 따라 나타나는 당연한 결과라는 점이다.
시쳇말로 청와대 빨갱이 운운의 세속어가 신생될 정도로 잘못됐던 남한 위정자들의 책임이 오늘의 슬픈 조국현실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지난 98년 대포동 1호 발사 이후 떠들썩했던 국제적 여론에 아랑곳없이 침묵으로 일관했던 북한은 4일후에서야 미사일이 아니고 위성발사였다고 시치미를 뗀 과거사도 있다.
그러나 이번 미사일 발사 이후 아직 공식적인 반응은 없지만 미사일 발사 직후 당일자 노동신문은 미제가 못 덤빌 불패의 혁명무력이 있기에 우리는 복잡하고 첨예한 정세 속에서도 혁명과 건설을 우리의 사상과 신념에 따라 우리나라의 실정과 우리 혁명의 이익에 맞게 우리식으로 정정당당하게 해 나가고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진다.
노동신문은 이날 장문의 논설을 통해 조선의 군대와 인민은 자랑찬 승리와 영광으로 이어진 지난 10여년간의 투쟁을 통해 선군정치야말로 사회주의 조국의 강성 번영을 안아오는 필승불패의 가치라는 것을 심장으로 절감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노동신문은 또 선군정치는 군사를 제일 국사로 내세우고 혁명군대를 무적필승의 강군으로 강화하는 것을 첫째가는 요구로 내세우는 정치방식이라고 밝히며 우리 인민군대는 무적의 혁명강군으로 위용을 떨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리는 이같은 논설이 미사일 실험발사를 강행한 가운데서 나온 것이므로 이 주장을 통한 북측의 정치적 의지를 오판없이 파악해야 된다.
다시 말해, 북측의 태도는 6.25 동란이 터진 56년전이나 남측이 인도적 측면이니 민족공존, 긴장완화 등의 명분을 포장, 열심히 퍼주고만 있는 오늘날의 현실이나 하나도 달라진 점이 없다는 것이다.
서울 한복판에 핵폭탄이 떨어진 뒤에서야 정신들을 차릴 것인가 묻고 싶다.
<방문주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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