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정보
■ 저렴한 아이디어 제품들
양말신기 돕는 ‘삭 에이드’
손잡이가 긴 ‘구두 주걱’
의자가 달린 ‘보행 보조기’
돋보기달린 손톱깎이 등 다양
어느 땐가부터 일상생활이 장애물 경주가 된다고 노인들은 말한다. 매릴랜드주 실버스프링에 사는 존 갤로(73)도 그랬다. 두번의 뇌일혈을 겪은 그는 아침에 옷을 갈아입는 것부터 문제다. 단 몇분만에 후딱 해치우던 일이 한 시간동안 온갖 정성을 기울여야 하는 일이 돼 버렸다. 셔츠나 재킷을 입는 것은 관절이 쑤시지 않으면 몇분이면 되지만 양말과 구두 신기는 그리 쉽지가 않다. 몸을 앞으로 잘못 기울였다가는 넘어지기 때문이다. 피닉스에 사는 아들과 알라배마에 사는 딸은 혼자 사는 아버지가 늘 걱정이지만 갤로는 확고하다. 절대로 혼자 살 수 없는 날이 올 때까지는 어떻게든 견뎌보겠다는 것이다.
노인들과 함께 일하는 사람들은 갤로가 그렇게 힘들게 살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집에서 일상적인 일들을 더 쉽고 안전하게 해결하도록 도울 수 있는 도구들이 많다는 것이다. 로봇 진공청소기나 말하는 마이크로웨이브 오븐등 미래의 스마트 하우스에는 하이텍 기술이 필요하지만 은퇴연령에 이르른 8000만명의 베이비부머와 남의 도움 받지 않고 사는 노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로우텍에 비교적 값도 싼 제품들이다.
돋보기가 달린 손톱깎이는 가까운 것이 안보이는 사람에게 유용할 것이고 어깨 관절이 아픈 사람에게는 긴 손잡이가 달린 머리빗이 편할 것이다. 귀가 어두워진 사람에게는 전화가 오면 벨 소리가 크게 나고 빨간 불이 번쩍이는 전화기, 파킨슨씨병이나 기타 신경계통 질환으로 손을 떠는 사람에게는 손잡이 부분을 무겁게 만든 수저가 요긴할 것이다.
건망증이 심한 이를 위해서는 약 먹을 때가 되면 소리가 나는 자동 약통이 있고, 치매가 심한 사람의 집 대문에 책꽂이가 그려진 포스터를 붙여 놓으면 열고 나가 길거리를 방황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제품들은 가격이 100달러도 안되는 것이 많다. 또 www.abledata.com , www.senioremporium.com 같은 웹사이트나 노인 관련기관 캐털로그를 통해 쉽게 구할 수 있다.
신체장애자들은 어려서부터 도와주는 테크놀로지들을 사용하며 자라지만 평생 자신를 스스로 돌봐온 노인들은 못하게 돼도 도와달라고 요구할 줄도 모르고 도와주기를 바라지도 않는다고 몽고메리 카운티 지역 노인당국 디렉터인 엘리자베스 보너는 말한다.
갤로만 해도 ‘이스터 실즈’에서 파트 타임 리셉셔니스트로 일하기 시작했을 때 동료중 한 사람이 그가 몸을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하는 것을 보고 그의 집이 얼마나 안전한지 알아보는, 메디케어로 카버되는 환경평가를 신청해보라고 말해줬다. 마침내 작업치료사 윌리암 맥그래스가 파견되어 갤로의 아파트를 둘러 보고 어떻게 침대에서 일어나 화장실을 사용하고, 옷을 입고, 음식을 만들고, 이방에서 저방으로 움직이는지를 자세히 물었다.
아파트 방문을 마치고 맥그래스는 샤핑 목록을 적어줬다. 갤로가 옷입는 것을 돕도록 철사줄에 고리를 달아 잘 움직이지 않는 손가락으로 작은 단추구멍을 통해 단추를 끼울 수 있도록 돕는 ‘버튼 에이드’, 양말 신는 것을 도와줄 ‘삭 에이드’, 손잡이가 긴 구두주걱이 거기 포함돼 있었다. 그는 또 갤로가 가끔 벽에 기대서 몸의 균형을 잡는 복도에 손잡이를 설치하고, 발에 걸려서 넘어지지 않도록 바닥에 놓인 전기줄은 모두 덮을 것도 제안했다.
아울러 의자가 달린 보행기도 추천했다. 가지고 나가면 걸어 다니다 언제고 앉아 쉬기에 좋고, 집안에서는 부엌에서 만든 저녁 식사를 그 위에 놓으면 흘리지 않고 거실까지 가지고 올 수 있다. “사람들이 자기 혼자 안전하게 기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이런 작은 물건들이 많다”고 맥그래스는 말한다.
노인들은 심각한 질병이나 부상에서 회복중이거나, 위기가 닥쳐야 비로소 무언가를 바꾼다고 버지니아주 알링턴 카운티 노인및 장애자 서비스국에서 일하는 작업치료사 앤 모리스도 말한다. 알링턴 카운티는 노인들을 위해 무료로 가정 안전 평가를 제공하는데 다른 지역에서는 노인당국이 관계기관이나 작업치료사를 소개해 주기도 한다.
노인들의 생활을 안전하고 편리하게 할 대부분의 보조장치들은 아직 메디케어로 카버되지 않지만 대체로 비싸지 않으므로 구입하거나 집에서 비슷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맥그래스는 말한다. 머리빗이나 칫솔 손잡이에 고무줄로 작은 수건을 고정시켜 놓으면 쥐기에 훨씬 편하고, 감자 칩 ‘프링글’ 깡통에 줄 두개를 매달아 놓으면 몸을 앞으로 숙이지 않고도 양말을 신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갤로는 화장실 앞에서 불편한 몸을 어색하게 돌려서 스위치를 찾는 것이 아니라 문 근처에서 줄을 잡아 당기면 불이 켜지도록 라이트 스위치를 고쳤다. 요즘은 끙끙거리는 시간보다 맥그래스가 추천한 물건들을 캐털로그에서 찾아 사고 또 마음에 드는 것이 없는지 찾아보는 시간이 더 길다. 지금 눈독을 들이고 있는 물건은 손뼉을 치면 소리를 내 찾으러 다닐 필요가 없는 지팡이. 무엇이든 자기 혼자 사는데 도움이 되는 물건이면 사들일 생각이다.
존 갤로가 의자 달린 보행 보조기를 자신의 차에 싣고 있다.
존 갤로는 화장실 불을 쉽게 켜기 위해 스위치에 줄은 달았다.
<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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