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농업·운송 등 거친 비즈니스도 안가려
여사장이 늘고 있다. 누구의 지시나 간섭도 받지 않고, 승진이나 해고의 두려움도 없고, 부하직원 눈치 볼 일도 없이 나 홀로 모든 업무를 처리하는 여사장들이 증가하고 있다. 워싱턴의 여성 비즈니스 연구센터의 새 조사에 따르면 지난 1997년부터 2004년 사이에 종업원을 두지 않은 여성 소유 사업체 숫자는 18%가 증가, 모든 1인 사업체 증가율의 2배를 기록했다.
전국에 540만여명
상당수가 대기업 출신
운영수익도 남성 뺨쳐
이 연구센터는 직원이 없는 여자 홀로 운영하는 업체를 540만개, 이들 업체의 연간 매출은 1,670억 달러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1인 회사 여사장들은 대부분 집에서 비즈니스를 하고 있으며 대기업 출신들도 많다. 그런데 여자 혼자 사업하는 회사들의 수익은 66%가 상승, 전체의 42%를 훨씬 앞질렀다. 그중에서도 가장 증가율이 높은 것은 역사적으로 남자가 지배적이었던 건축, 농업, 운송 같은 분야다.
코네티컷주 브리지포트에 사는 애나스틴 앨런(50)의 경우가 그랬다. 구매담당 매니저로 14년간 일하면서 4번이나 레이오프 당했던 앨런은 2004년 8월 그동안 모은 13만5,000달러를 주고 코네티컷주 노스 헤이븐의 택지를 구입했다. 집을 지어 팔아 돈을 벌어 볼 생각이었는데 여사장이 될 날은 생각보다 빨리 왔다. 그 2개월 후에 다시 레이오프 당한 것이다.
“내 일자리를 계속 회사에 의해 좌지우지 당하다 보니 새로운 방향을 찾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하는 앨런은 요즘 출근할 때 서류 가방이 아니라 연장을 잔뜩 꽂은 가죽 벨트를 허리에 차고 나간다. 지난 몇 달 동안 자신의 능력과 정성을 110% 기울여 온 결과 이달 말이면 4300 스퀘어피트 면적의 저택이 거의 완공된다. 65만 내지 75만 달러에 팔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그 집을 직속 인부도 없이 자신과 여러 하청업자들의 기술로 짓는데 맨 처음 고용 여부를 신중히 고려했던 제너럴 컨트랙터가 제시했던 비용의 반 정도만 들였을 뿐이다.
샌디에고에 있는 캘리포니아 여성 비즈니스 센터의 프로그램 디렉터 미셸 버틀러는 “요즘 여자들은 밖에 나가 문제를 스스로 해결한다. 그것이 창업자중 여자가 가장 빨리 증가하고 있는 이유”라고 말한다. 여성이 선택하는 업종은 자신의 관심이나 전문분야와 관계된 것들이라 결과적으로 매우 다양성 있다. 샌디에고만 해도 멕시코에서 트럭운송업을 하다 이민 온 여자가 대형 트럭을 사서 대륙횡단 운송계약을 처리할 회사를 차렸고, 간호사 보조원으로 일하던 여자는 자택 거주 노인들을 위한 건강보호 서비스 제공업체를 시작했다. 자갈 부수는 회사를 갖고 있는 여자도 있다.
“일 자체가 변화하고 있습니다. 여성들도 더욱 독립적이 되어서 무슨 일을 해야 자기 생계를 꾸려 나갈지를 궁리하고 있고요” 여성 비즈니스 연구 센터 연구부장인 그웬 릭터메이어의 말이다.
직원을 두지 않으면 월급을 주고 건강보험을 제공하는데 따르는 골치 아픈 일들과 비용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되지만 스몰 비즈니스를 활기차게 유지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자금 출처를 찾기도 결코 쉽지 않다. 많은 사업가들이 크레딧 카드, 가족, 친구와 저축에 의존하고 있다.
소기업청 통계에 따르면 비즈니스가 창업 1년 후까지 살아 남을 확률은 81%, 2년은 66%, 3년은 44%로 떨어진다. 실패한 스몰 비즈니스의 90%는 전문 경영지식의 부재와 확고한 사업계획의 결여를 그 이유로 드는데 소기업청의 여성국 국장인 윌마 골드스틴은 확실한 사업계획서야말로 성공의 필수조건이라고 말한다. 전체의 60%가 집 밖에서 일하고 있는 요즘 여성들은 가정과 직장을 양립하는데 있어 더 큰 독립성과 융통성을 추구하고 있다고 골드스틴은 덧붙였다.
필라델피아에 사는 케미컬 엔지니어 테레사 코우츠(30)는 다시 학교로 가 MBA를 취득하자마자 직장을 떠났다. 학위 덕분에 10만달러가 넘는 연봉을 받을 길이 열렸지만 청소년들에게 식이요법과 체력단련을 가르칠 작은 사업을 하고 싶은 자신의 꿈을 추구하기로 결정했다. ‘빅 브라더스 빅 시스터즈’ 프로그램에서 자원봉사하면서 얻은 아이디어였다.
동생으로 삼은 아이가 체중 때문에 자긍심도 낮고, 언제나 피곤하다면서 같이 놀려고 하지도 않고 자기가 가지고 가는 간식도 좋아하지 않는 것이 속상했던 코우츠는 그것이 모두 그 아이가 몸을 움직이기를 편안하게 느끼지 않았기 때문이었음을 깨닫고 그런 여자 아이들을 어떻게 하면 도울 수 있을지를 궁리했다. 그 결과 컨설턴트 및 컨트랙터들과 함께 개발해서 제작한 것이 ‘미스피츠(MissFits)’라는 피트니스 프로그램과 비디오였다. 그렇게 되기까지 유잉 마리온 카우프만재단이 후원하는 ‘패스트트랙’이라는 스몰 비즈니스 프로그램의 지원도 받았다. “엔지니어로 일할 때는 결정 과정의 맨 밑바닥에 있었는데 지금은 뭐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합니다.”
연방 소기업청이 일부 후원하는 여성사업가를 위한 프로그램인 코네티컷 여성 비즈니스 개발 센터 소장 프랜 패스토어는 해마다 이 센터의 도움을 받는 650~800명의 여성 중 다수가 대기업을 다니다 그만 둔 사람들이라고 말한다. “할만큼 했다는 것이지요. 라이프스타일을 바꾸고 뭔가 새로운 일, 신나는 일을 하고 싶어 하지요”
코네티컷주의 앨런은 지금은 근근이 지내고 있지만 곧 집이 팔리면 투자액을 두배로 늘리고 정부 보조금을 받아 저소득층 여성들을 위한 주택을 지을 꿈에 부풀어 있다. “아무 것도 없던 땅에 건물이 올라가는 것을 바라볼 때의 뿌듯함을 무엇에 비기겠습니까? 저는 이 집을 볼 때마다 등줄기로 소름이 쭉 끼칩니다. 저처럼 자기 사업을 하면 좋아할 여자들이 많을 겁니다”
<김은희 객원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