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의 호의에 사무실을 옮겼다가 쫓겨나게 생긴 노인동우회원들이 퇴거장을 들어 보이며 답답해하고 있다.
사무실 제공한 병원, 임대료 안내고 잠적
관리회사의 퇴거명령에 갈 곳 없어 답답
노인동우회 문관섭 회장은 요즘 마음이 답답하다. 6개월 전 한 병원의 도움을 받아 동우회 공간을 윌셔가의 빌딩으로 옮겼는데, 최근 빌딩 관리회사로부터 퇴거 명령을 받았기 때문이다. 문 회장이 밝힌 사연은 이렇다.
2005년9월 모 종합병원 관계자가 문 회장에게 연락을 해 솔깃한 제안을 했다. 병원이 다른 장소로 이사를 가게됐는데 임대 기간이 남아있으니 동우회에서 무료로 사용하라는 것이었다.
노인 물리치료를 주로 하는 병원이라서 조금 마음에 걸렸지만, 월 500달러씩 내는 사무실 임대료를 절약할 수 있어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병원측이 제안한 장소를 2년간 월 5달러에 사용한다는 각서까지 교환했다.
병원은 동우회 이사비용도 지불해 주는 등 매우 친절했다. 그러나 문제는 2주후부터 약속했던 공간 일부에 물리치료실을 만들고는 노인들을 보내달라는 것.
문 회장은 “병원측 입장도 이해가 가지만 회장이라고 회원들의 병원문제까지 간섭할 입장은 아니어서 별 도움을 못 줬다”고 말했다.
결국 물리치료실은 지난해 연말 문을 닫았다.
그로부터 3개월여후 빌딩 관리회사로부터 지난달 말 ‘3일내로 밀린 렌트를 안 내면 퇴거를 시킨다’는 통지서가 날아든 것.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병원측이 1월부터 아예 사무실 렌트를 안 낸 것 같다”는 게 문 회장과 회원들의 생각.
13일에는 문 회장과 회원들이 윌셔센터-코리아타운 주민의회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지만, 주민의회으로서도 규정상 당장 도움을 주지도 못한다.
한편 본보 확인 결과 빌딩 매니지먼트 회사는 병원이 1월부터 렌트를 안 내고 잠적했다고 밝혔고 병원 측 전화번호는 결번이 된 상태다.
<이의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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