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Rome)를 표현하는 격언들이 있습니다.
‘로마는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로마 에서는 로마의 법을 따르라’, ‘로마의 휴일’…은 격언이 아니라 영화제목이군요 ^^ 그 중에서도‘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All roads lead to Rome)는 격언이 로마를 표현하는 가장 명확하고 확실한 격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로마가 로마가 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로 로마인들이 닦았던 도로를 손꼽는데 주저하는 역사학자들은 없습니다. 로마인들… 길 닦는 것 하나는 탁월했던 모양입니다. 그 시대에 로마인들이 군사적인 목적으로 닦은 도로의 길이가 총 8만 km 에 이른다고 하니 당시로서는 로마의 발길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입니다. 잊혀지지 않는 문구 하나가 있습니다.‘길은 우리에게 만남을 약속한다. 해와 달이 그것을 증명한다’. 이 글은 80년대 초 [마당]이라는 잡지의 창간호에 실려 있던 글입니다. 최근 한국에서 뉴라이트 운동에 앞장 서고 있는 K목사님은 자신의 자서전에서 ‘리더는 길을 만드는 사람’이라는 말을 하였습니다. 역사학자들의 말을 빌리자면, 로마가 제국이라는 이름으로 지금까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이유 중의 하나는 다른 국가나 민족이 가지 않은 길, 만들지 않았던 길을 가고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로마제국의 위대성이 있는 것입니다.
다른 국가나 민족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하여 성을 쌓았지만 로마는 성을 쌓기보다는 길을 닦았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로마인 이야기]의 작가 시오노 나나미는 로마제국은 길을 닦아 번성했던 반면, 중국은 성을 쌓아 번성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만리장성을 쌓았던 중국의 진나라는 결국 성을 쌓다가 몰락의 길을 걷게 됩니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하나요? 가까이는 구 소련의 주도하에 베를린 장벽을 쌓았던 동독 또한 자신들이 스스로 쌓은 장벽으로 말미암아 몰락하게 되었음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장벽을 쌓고 성을 쌓는 국가나 민족은 결국 몰락의 길을 걷는다는 것이 역사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입니다.
사실 길을 닦는 것보다 성을 쌓은 일이 더 폼나고 신나는 일입니다. 그러나 성이라는 곳은 결국은 외부세계와 단절되어 결국에는 고립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요즘 세상에 길이라는 것, 어디 땅에만 있는 것입니까? 바다에도 길이 있고 하늘에도 길이 있으며 우리가 일상으로 사용하고 있는 인터넷에도 길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누가 먼저 길을 닦고 그 길을 따라 정보를 입수하여 새로운 지식 산업의 선두에 서느냐가 모든 국가의 일차적인 관심사임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최근 미국 내 불법 체류자들의 문제를 해결하게 위한 이민법 개정안이 큰 무리 없이 다루어지기를 원하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무엇보다도 총 3200여 ㎞(2000마일)에 달하는 미국, 멕시코 국경선 중 약 1120㎞(700마일)에 2중 철책을 설치한다는 규정은 미국을 위해서도 삭제되었으면 합니다. 미국이 미국이 된 것은 스스로 분리장벽이나 성을 쌓지 않고 이민자들을 받아들였기 때문입니다. 물론 미국의 염려와 안전에 대한 우려를 모르는 바 아닙니다. 그러나 앞으로도 미국이 미국이 되기 위해서는 스스로 벽을 쌓은 일은 없어야 합니다.
거인의 마당이라는 동화가 있습니다. 아이들이 거인이 산다는 집 마당에 매일 같이 찾아와 놀았습니다. 아이들이 놀기 좋게 마당에는 잔디가 사시사철 푸르렀고 꽃과 나무는 만물하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멀리 집을 나갔다 돌아온 거인이 자기 집 마당에서 놀고 있던 아이들을 발견하고는 다 내 쫓았습니다. 그러자 마당의 꽃과 나무들은 시들었고 더 이상의 열매를 맺지 않고 찬 바람만 불기 시작했습니다. 거인은 외로워지기 시작했습니다. 누구도 자기의 마당을 찾아 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바라기는 미국이 거인의 마당이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러기 위해서 필자는 더욱 더 미국을 위하여 기도하고자 합니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미국이 되기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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