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체제서도 계속… 日 ‘제로금리 마감’ 악재
자산탈출 우려 속 외환위기 때와 달라 신중론도
미국이 28일 새벽(한국시간) 연방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로이터 통신은 선진국 금리인상이 개도국, 특히 아시아 금융시장의 위험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외환위기가 도미노처럼 파급된 1997~98년과는 아시아의 여건이 많이 달라져 있다고 분석했다.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이날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예상대로 금리를 4.75%로 0.25%포인트 인상할 것이라고 미 주요언론들은 전망했다. 이번 인상은 2004년 6월 이후 15번째이다.
버냉키 의장이 취임 이후 처음 주재한 FOMC 회의에서 시장의 관심은 앞으로 얼마나 더 금리인상을 할지를 가늠할 성명서의 내용이다. 월가 분석가들은 대체로 금리가 5.0%까지는 올라 갈 것으로 보고 있다. 금리인상은 보통 금융시장의 유동성의 축소를 가져와 시장에 악재로 작용한다.
로이터 통신은 이로 인해 아시아 시장에서 점차 많은 분석가들이 ‘두려움의 복귀’를 언급하고 있다고 전했다. 금리인상으로 위험을 회피하려는 투자가들이 매도에 나서 시장이 급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금리인상 기조가 전세계로 확대되는 것도 아시아 시장에는 불리하다. 유럽중앙은행(ECB)이 3개월 만에 대출비용을 2배나 올렸고, 일본은행(BOJ)은 5년 만에 양적완화를 종료했다. 또 아시아의 인플레 우려가 높아지면서 지난 3개월 사이 홍콩 한국 대만 인도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의 중앙은행들이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ABN암로 측은 “과거 어느 때보다 높아진 인플레 우려가 유동성을 축소시키고 있다”고 우려했다.
시장에선 통화량 증가 둔화세가 벌써 나타나고 있다. 홍콩의 통화량(M1) 증가는 작년 초 5.9%에서 1월 2.0%로 낮아졌다. 아시아에 풍부한 유동성을 제공한 엔_케리(엔을 빌려 다른 고수익 자산에 투자)도 BOJ의 금리 인상이 확실시 되면서 종언을 고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볼 때 경제안정에 따른 채권 스프레드(가산금리)의 축소는 개도국 시장 투자가들에게 가격하락 위험을 초래하는 것으로 최근 국제결제은행(BSI) 조사에서 나타났다. 연초 채권 스프레드는 남미가 0.7% 포인트인데 반해 아시아는 유럽권과 같은 0.2%포인트였다.
스탠더드 차터드의 캘럼 헨더슨 수석 전략가는 “두려움이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다만 아시아 시장의 이번 자산 매각 충격은 98년보다 덜 할 것”으로 예상했다.
98년과 달리 경상수지 흑자구조, 외환보유고 확대 등으로 펀더멘털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이 지역 외환보유고는 2조7,000억 달러에 달한다. 태국이 거센 정치 격랑에도 환율과 증시가 흔들리지 않는 것처럼 외풍에 강해진 경제구조도 장점이다. 그러나 외환보유고가 적은 인도네시아의 루피아는 취약하다고 로이터 통신은 우려했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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