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상거래가 전반적으로 늘어나면서 최근 몇년사이에 매물을 직접 보지도 않고 사들이는 인터넷 부동산 거래 또한 점점 흔해지고 있다. 온라인 최대 시장인 이베이는 물론 Bid4Assets.com, Realestatesupermarket.com 같은 이름을 가진 수십개 웹사이트에서는 수십만달러짜리 거래가 온전히 온라인으로만 이루어지고 있다. 이베이의 경우 언제나 1,800건이 넘는 주거용 부동산 매물이 올라와 있는데 중서부지역 농촌의 낡아빠진 몇천달러짜리부터 플로리다주 바닷가의 수백만달러짜리 휴가용 별장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노후된 안좋은 동네의 건물
그럴듯한 사진등 담아 올려
소비자들 “괜찮겠지” 현혹
부풀려진 집값에 낭패 일쑤
그런데 문제는 부동산 붐에 편승하려는 구입자들이 많아지면서 유질처분 경매 같은 데서 구입한 다 쓰러져가는 집을 얼른 값을 부풀려서 되팔려는 비양심적인 사람들이 날뛰기에 딱 좋은 환경이 조성됐다는 점이다. 너무 좋은 조건과 가격이라 믿을 수 없는 것들이 많지만 남의 말에 잘 넘어가는 사람들은 웹사이트에 뜬 그럴듯한 사진에 현혹되고 이베이 같은 큰 사이트를 통한 거래는 대체로 안전하다는 맹목적인 믿음 아래 걸려들고 만다.
온라인 전매는 뉴욕, 오하이오, 미시건, 펜실베니아주의 경제적으로 어려운 지역에서 주로 일어나고 있다. 온라인 전매가 특히 심한 뉴욕주 버팔로의 경우 지속적인 인구 감소와 높은 유질처분률로 인해 빈 집이 무려 2만채나 된다. 버팔로에서 건축검사관으로 일하는 트레이시 크럭은 버팔로 지역 주택에 대한 온라인 광고는 99%가 사기 또는 거짓말이라고 분개한다. “마켓이나 버스 노선 근처라고 장밋빛 그림만 그려 놓고 바로 길 건너 집이 마약 소굴인 것은 밝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콜로라도주 살리다에서 전당포를 하는 그렉 태너는 부동산으로 한 재산 마련할 희망을 안고 이베이에서 버팔로에 있는 싼 집 한 채를 찾았다. 버팔로의 이스트사이드에 있다는 그 집은 매력있고 가능성이 큰 2층집이라고 광고되어 있었다. 그러나 이스트사이드는 1980년대 들어 근로자 계층 가족들이 떠나면서 범죄에 노출되기 시작, 버려지거나 파괴되는 집들이 많아진 곳이었다.
버팔로에는 한번도 가본 적이 없는 태너는 그 집을 두어달 전에 1,000달러 주고 산 셀러 스캇 버튼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의 말만 믿고 130년이나 된 그 집이 조금만 수리하면 되는 괜찮은 상태라고 믿은 태너와 동업자는 버튼에게 3,000달러를 주고 그 집을 구입하고 난 다음 그가 추천한 하청업자에게 7,000달러를 주고 수리를 맡겼다. 조금 있으니까 업자가 일을 마쳤으니 임대해도 되겠다면서 이메일로 사진까지 보내왔다.
마침내 돈을 벌게 될 것으로 믿은 태너는 그 집을 산 지 몇달만에 이베이에 다시 내놓았다. 곧 영국에서 매수자가 나타났다. 웨스트 요크셔에 살면서 미국에 투자용 부동산을 찾고 있던 클레어 페널리라는 사람이었다. 태너에게 1만4,900달러에 그 집을 사고 같은 하청업자에게 2,500달러를 주고 수리까지 맡긴 페넬리는 그런데 태너가 하지 않은 일을 했다. 남편과 함께 비행기를 타고 미국으로 온 것이다. 페넬리가 버팔로 공항에서 택시를 불러타고 주소를 댔더니 택시 운전사가 너무 위험한 동네라고 가기를 거부했다. 우여곡절 끝에 가봤더니 집은 유리창은 박살인 났고 지붕에는 구멍이 뚫렸으며 외벽의 판자조차 남아있지 않은 기막힌 몰골이었다.
페넬리는 즉각 태너에게 전화해서 환불약속을 받았다. 그 몇달 후 태너는 주거법원의 소환장을 받았다. 위반사항이 하도 많아 콜로라도에서 버팔로까지 1,600마일을 운전해 가서 집을 본 태너는 기겁을 했지만 주거법원 판사는 그를 전혀 동정하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버튼에게 돈을 돌려 달라고 전화한 태너는 겨우 버튼의 동업자에게 연결됐지만 그가 전화를 끊어버리는 바람에 할 말도 다 못했다. 버튼과는 단 한번도 통화하지 못했다. 집 한번 잘못 사서 이래저래 3만달러를 손해 본 태너는 세금을 내지 못해 철거비용 9,000달러까지 부담해야 했다.
뉴욕주 버팔로시의 건축검사관 트레이시 크럭이 이베이를 통해 판매된, 판자를 둘러 쳐 놓은 주택을 열고 있다.
<김은희 객원기자>
e베이 등 믿을만한 사이트들
“우린 리스팅 할 뿐”나몰라라
버팔로 시장의 부동산 전매방지 대책위원회 공동의장이기도 한 샘 호이트 뉴욕 주하원의원은 정직하지 못한 전매업자들이 구매자를 유혹하는 것을 이베이의 탓으로 돌린다. 이베이측에 몇번씩 부동산 거래 관련 규정을 바꿀 것을 요구했으나 전혀 협조를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베이측은 웹사이트에서 부동산을 사는 사람들에 대한 법적 책임이 없다고 말한다. 이베이는 팔 사람과 살 사람을 연결만 시킬 뿐 자기 눈으로 확인하지도 않고 부동산을 사는 것까지 책임질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베이는 부동산 에이전트 역할을 하고 커미션을 받는 것이 아니라 100~300달러의 리스팅 수수료만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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